[이슈]제주 자영업자 1인당 대출 평균 3억3000만원...“채무상환능력 악화”
[이슈]제주 자영업자 1인당 대출 평균 3억3000만원...“채무상환능력 악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1.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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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영업자 대출규모 18.6조원 ...2019년말 대비 7.1조원 증가
한국은행제주본부, 제주자영업자 대출특징,채무상환능력 평가 발표
부가세 신고하기 위해 대기중인 자영업자들
부가세 신고하기 위해 대기중인 자영업자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 위기로 전국적으로 자영업자의 매출은 큰 폭 감소한 반면, 대출 규모는 정부 금융지원 조치* 등으로 인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신규 대출지원 등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대해 30일 브리핑을 갖고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능력 및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여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위기 대응과정에서 늘어난 부채 총량에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이 가세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제주지역 자영업자의 영업 환경은 관광객수 급감 등에 따라 전국 평균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같은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사업체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취업자중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특히, 제주지역 자영업 사업체수 증가는 신규 사업자수의 증가와 폐업 사업자수의 감소가 동시에 작용한 데 기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2020~21년중 ‘부동산임대업’, ‘소매업’, ‘음식업’의 창업수가 폐업수를 크게 초과하며 대부분의 업종에서 순증가했다.

(규모 및 증가율) 2022.3/4분기말 제주지역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8.6조원으로 2019년말 대비 7.1조원(+61.7%) 증가했고, 금융기관 전체 여신중 비중도 동기간중 37.0%에서 48.8%(+11.1%p)로 확대됐다.

(차주수 및 1인당 부채)자영업자 대출의 높은 증가세는 신규차주 증가(제주 74.4%, 전국 60.9%)에 주로 기인했으며, 1인당 평균 대출은 오히려 소폭 감소(△6.9%)했다.

(소득수준별) 저소득층에서 대출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차주수 뿐만 아니라 1인당 대출 규모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저소득층 신규자금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도 저소득층에 집중된 데 기인

(연령별)고령층(50대,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증가*했는데, 해당 연령에서의 차주수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령층은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데다 인구변화(+2.2만명), 임금근로자의 자영업 전환 등으로 차주수가 증가하였으며, 저연령층(30대 이하)은 자영업자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주수와 1인당 대출 규모가 동시에 확대

(신용등급별)중신용자 및 고신용자 계층에서의 차주수가 크게 증가했다.

*원리금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조치로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저신용자 차주수는 감소하고, 중신용자 및 고신용자 차주수가 증가

(취약차주)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규모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 다중채무자(3개 이상)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664점이하) 차주

소득 대비 자영업 대출 비율(Loan-to-Income ; 이하 LTI)

제주지역 소득 대비 자영업 대출 비율은 코로나19를 이후 소폭 하락(846% → 825%)하였으나, 여전히 전국 평균(795%)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LTI 수준이 하락한 것은 LTI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규차주 유입,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및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 등에 기인한다.

계층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과 저연령층의 LTI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지속

고물가에 대응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2022년중 큰 폭 상승하였으며, 향후 통화정책 기조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높은 대출금리와 이자비용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금년 물가상승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겠으나, 연간 상승률이 목표 수준(2%)를 상회하는 3%대 중반 수준이 예상됨에 따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

제주지역의 경우 비은행권 의존도가 높은 대출구조 특성상 자영업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타지역에 비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제주지역은 변동금리 비중이 큰 비은행권의 대출 비중이 높아 타지역에 비해 대출금리 상승폭이 클 수 있다.

또한 제주지역의 가계부채는 만기일시상환 비중이 전국에 비해 높고 약정만기도 짧아 원리금 상환부담이 일시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운영비용 증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

제주지역 자영업자의 운영비용이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인력난 등으로 증가하면서 기업 채산성 지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그간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가공식품 가격, 공공요금 등에 반영되면서 자영업자 운영비용 부담 및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인 관광객 수요 둔화로 인한 자영업 매출 감소

제주지역 관광산업은 다양한 파급경로를 통해 성장, 고용, 소비 등 지역경제 각 부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다.

금년 제주방문 내국인 수요는 내국인 출국자수가 외국인 입국자수를 큰 폭 상회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관광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소득여건 및 채무상환능력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지역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코로나19를 전후로 차주수 증가에 따라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으며, 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자영업자 채무상환능력은 건전성이 양호한 신규차주 유입, 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 지원효과 등으로 표면적으로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소득층, 저연령층 및 취약차주의 LTI가 전국에 비해 크게 상승했고, 연체차주 비중도 최근 저소득층에서 높아지고 있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향후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은 높은 이자비용, 매출 감소 등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채무불이행 등 잠재리스크의 현실화를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취약계층 채무상환능력의 급격한 악화를 방지하고 향후 지역경제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대출 및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자영업자의 영업상황, 금융자산, 실물자산 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부실상황을 평가하고 차주특성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학이 동시에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도내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지속

코로나19 지원자금의 만기연장, 저금리 대출상품 전환 지원, 분할상환 확대 유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부채의 안정적 관리 및 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자영업자의 매출 기반 악화 방지 방안 강구

금년중 관광객 증가세 둔화에 대응하여 관광서비스업 관련 소상공인 매출 부진에 대한 대책을 사전에 강구할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관광서비스업종의 ICT 기술 도입 등 디지털 전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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