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
호반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02.17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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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17일 목요일 오후 2시 호반 퍼시픽랜드 정문 (제주 중문관광단지)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호반 퍼시픽랜드는 수입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마련에 나서라
일시: 2022년 2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
장소: 호반 퍼시픽랜드 정문 (제주 중문관광단지)

공동주최 : 시셰퍼드 코리아, 환경운동연합,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제주녹색당,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사랑실천혼디도랑, 제주동물권행동NOW, 동물자유연대, 직접행동DxE, 핫핑크돌핀스 (총 11개 단체)

호반건설이 소유한 제주도의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 (현 퍼시픽 리솜)이 2021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36년간의 돌고래 쇼를 중단했다.

현재 퍼시픽랜드에는 세 명의 돌고래가 수조에 갇혀 있습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 그리고 2005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되어 16년간 돌고래쇼를 해온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그들이다.

호반 퍼시픽랜드는 올해 돌고래들을 방류하겠다는 언론 기사가 몇 차례 보도된 적이 있으나 호반그룹 차원에서 이 돌고래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정부기관과 전문가 등의 자문을 들으며 돌고래 방류에 대한 입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돌고래 세 명에 대한 일괄 방류 입장을 밝혔던 호반 퍼시픽랜드는 이 돌고래들을 방류하지 않고 다른 사육시설로 보내는 방안도 한편으로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해온 큰돌고래와 제주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한 남방큰돌고래는 서로 서식환경과 특성이 상이하므로 일괄 방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각 개체별 생태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방류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합니다. 수족관 돌고래 야생방류는 야생 본능을 충분히 회복하도록 한 뒤 원서식지에 방류하여 기존에 어울리던 야생 개체군과 다시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

제주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의 경우 야생 개체군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 (예, 대정읍 일대)에 야생적응 훈련을 위한 바다 가두리를 설치하고, 충분한 기간 동안 바다에서 야생적응을 하도록 한 뒤, 인간의 일정에 맞춰 유명인사들이 몰려가 사진찍기를 하는 식의 요란한 방류행사가 아니라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 비봉이가 충분히 조응하는 행동을 보이는 시점에 GPS 위성추적장치를 달고 조용히 가두리 문을 열어 방류한다면 원래 무리와 어울려 제주 연안에서 다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봉이는 1994년 무렵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11살의 나이인 2005년 포획되었으므로 야생에서 살아간 경험이 충분히 길기 때문에 야생본능 회복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022년 현재 나이는 28살로 추정되어 야생 남방큰돌고래의 수명인 40년에 비해 아직 야생에서 살아갈 날이 충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비봉이의 단독 제주 바다 방류는 위와 같은 세밀한 조건을 잘 맞춰준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3년에 방류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가 야생방류 10년째인 2022년에도 제주 연안에서 활발히 살아가고 있고, 2015년에 방류된 태산이와 복순이 역시 야생방류 8년째 제주 연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는 한반도 해역에 방류 시 이들이 야생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로 수족관 돌고래들이 원래 살던 곳과 현재 감금되어 있는 지역이 다를 경우 즉 해외에서 수입해온 돌고래의 경우 야생방류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하며, 바다쉼터 조성 등 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마지막 대안으로 추구해야 한다.

이번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주최하는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호반 퍼시픽랜드가 수입 돌고래들을 위해 국내 해역에 바다쉼터 마련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태지와 아랑이를 이대로 돌고래 감금시설에 그대로 방치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래 같이 지내던 동료 큰돌고래들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한반도 해역에 방류하는 것 역시 가장 좋은 방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족관 운영 기업이 사육동물을 위해 바다쉼터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수족관 다국적기업인 멀린엔터테인먼트사는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일종의 신탁회사를 만든 뒤 아이슬란드에 흰고래 벨루가 바다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미국 볼티모어국립수족관 역시 플로리다에 큰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추진되는 고래류 바다쉼터 프로젝트에도 여러 기업이 후원금을 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에 발맞춰 호반그룹 역시 수입 돌고래의 방류보다 바다쉼터 조성을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이다.

호반그룹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호반이 선전하는 미래에 지금까지 동물쇼로 고통받고 죽음에 내몰려온 퍼시픽랜드 돌고래들과의 공존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호반은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데, 호반이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은 자사의 수족관 돌고래들을 다른 감금시설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각 개체의 특성에 맞춘 방류계획을 수립하고, 방류가 어려운 개체에 대해서는 바다쉼터를 조성하여 방류하는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는 호반 퍼시픽랜드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돌고래들을 다른 수족관 등 감금시설로 옮겨서는 안 된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적절하고 충분한 야생적응훈련을 통해 제주 바다에 방류하라.
▲수입 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위해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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