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양종훈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신간]양종훈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01.2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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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훈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양종훈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지은이 : 양종훈
발행처 : 도서출판 윤진
판형 : 255X305mm 양장본, 224쪽, 가격 100,000원
문의/ 양종훈 010-2996-3565

‘아프리카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휴머니즘

아프리카에서 20년 동안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계몽과 치료,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친 원불교 김혜심 교무에 초점을 맞춘 “블랙마더 김혜심”은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대 서사시이면서 따스하고 슬프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 같은 책이다.

모두 116장의 사진이 수록된 이 사진집은 3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아프리카 에스와티니(2018년 스와질랜드에서 개명)에서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펼쳐진다. 먼지 풀풀 나는 열악한 자연환경에서 가난과 병을 안고 살아가지만 누구든 날마다 불행하거나 날마다 행복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여느 문명국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결핍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삶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까.

사진가는 이런 모습을 담담한 시선으로 과장된 감정 없이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은 축구를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배를 깔고 엎드려 시냇물을 마시며 깔깔거리고 어른들은 둘러앉아 음식을 장만하고 파마를 하는 젊은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 여전히 아이들은 태어나고 엄마의 등에 업혀 자라고 맨발로 뛰어논다. 사진가가 힘써 극적인 앵글과 구성을 시도하지 않아도 가슴에 조용하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다. 어떤 상황 아래서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 말이다.

2부에서는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에이즈라는 병,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불과 13살 소녀의 죽음은 처연하다. 그러나 관이 땅에 묻히는 한쪽에선 아이에게 젖을 물린 엄마가 보인다. 삶과 죽음의 공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진이다.

어둠이 진할수록 빛이 밝은 것처럼 죽음을 이웃에 두고 사는 불행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돌보는 김혜심 교무의 온화하고 자상한 손길은 마치 등불 같이 희망을 밝힌다. 환자의 마지막을 지켜보아주고 외롭지 않게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마지막 3부에서 작가는 아직 이곳에도 가능성이 있음을 말한다. 아이들이 김혜심 교무의 뒤를 따라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기차놀이를 할 때 김혜심 교무의 얼굴은 귀여운 손주들과 노는 할머니의 미소로 행복하다. 김 교무의 지도를 받아 파종을 한 밭에선 작물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 방금 아기를 낳은 산모는 탯줄 끊은 아기를 안고 새로운 꿈을 꾼다.

삶과 죽음이란 어차피 반복되며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 내려온 것일진대 섣부른 비관은 내려놓는 게 옳을 것 같다. 다만, 그들이 외롭게 스러지지 않고 동시대에 사는, 먼 곳의 선한 사람으로부터 관심과 돌봄을 받을 수 있었다는 따뜻한 기억이 그들의 일상에 온기(溫氣)를 준다면, 그것을 희망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이 사진집은 손을 크게 흔들며 그곳을 떠나는 김혜심 교무의 모습으로 끝난다. 해마다 그곳을 찾아가지만 떠나올 때마다 ‘너무 미안하다’는 그 분의 마음이 마침표처럼 찍힌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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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마더 김혜심』 사진집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감동에 빠져들었다. 곳곳에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발걸음과 훈증, 그리고 사랑이 느껴졌다. 그 가운데 양종훈 교수의 예리한 감성과 순간 포착 능력이 섬광처럼 빛났다.

당시 남아공 대사로서 아프리카의 현장에서 김혜심 교무의 활약을 직접 보았거니와 이제 사진집을 통하여 한 연약한 여인이 20여 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헤쳐 가며 이룩한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빈곤과 질병, 전쟁으로 절망의 땅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에 교육과 문화 사업, 그리고 여성의 지위 향상을 통해 희망의 무지개를 쏘아올린 김 교무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 확산되기를 소망하면서, 김 교무의 건강을 간절히 기원하며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또한 인도의 테레사 수녀님처럼 우리나라에는 김혜심 교무님이 계시다는 것을, 진솔한 카메라아이로 전해준 양종훈 교수님에게도 그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찬사를 보낸다.

최연호 전 남아공(스와질랜드,보츠와나,레소토,마다가스칼 겸임) 대사

저자 소개

양종훈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대학에서 Visual Communication 석사, 호주 왕립대학교 RMIT 대학교 D.F.A 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 홍보대사를 역임했고 현재 한국사진학회장을 맡고 있다.

2003년 동티모르 정부수립 1주년 및 독립기념관 개관 기념 사진전을 시작으로 2021년과 2022년 제주해녀 사진전 등 1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저서로는 사진집 “강산별곡”, “Road to Himalaya”, “AIDS in Swaziland”, “희망원정대 킬리만자로에 가다”. “제주해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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