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성산의 오름, 성산의 습지,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다"
[이슈]"성산의 오름, 성산의 습지,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7.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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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 2년여간 조사한 성산의 생태환경 자료 환경부 및 국민들에 발표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부터 2년여간 조사한 ‘성산지역의 생태환경(조류를 중심으로)’을 현재 국토부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하고 있는 환경부에 보내며 생태환경 자료 환경부 및 국민들에 발표했다.

이들은 "부실한 전략환경영향평가로 두 번의 보완요청을 받았었던 국토부가 보완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제출했다지만 국토부의 보완서가 성산의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지, 국토부의 대안(대체서식지 등)이 현실타당성이 있는지 환경부는 매의 눈으로 정확하게 검증, 진단해야 한다"며 "보완서가 부실하고 대안이 부적절하다면 부동의처리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랜 기간 조사한 자료와 사진들이 환경부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4차례의 전문가조사와 수십차례의 지역조사 결과를 밝혔다.

주 보고서인 ‘지켜야할 땅, 바당, 그리고 이웃과 함께'에 대해 조사했던 자료들은 ▲성산지역 법정보호종 조류 파일▲4차례 전문가조사 보고서 파일▲곱을락 2부▲오름 보고서 등 4가지로 성산의 생태환경을 중심으로 주장한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도철새도래지에서 고성오조 철새도래지, 신천리해안까지 성산에는 타 지역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이동하는 생태의 보고이다.

△우리가 직접 조사하여 촬영을 하거나 녹음을 한 법정보호종 조류가 29종이었습니다. 매, 팔색조, 긴꼬리딱새, 황새, 검독수리 등 법정보호종,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들을 일상에 바쁜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발견했다는 것은 성산의 바다와 오름이 대체 불가한 환경임을 말해줍니다. 다른 분들이 발견한(성산포의 새/지남준 저) 보호종 조류(6종)까지 더하면 법정보호종, 천연기념물 조류가 35종이나 된다.

△저희는 시간과 조건의 한계로 식물, 곤충, 파충류 등 동식물 보호종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맹꽁이, 비바리뱀, 전주물꼬리풀, 왕은점표범나비 등 보호종 생물들을 조사했고 이 외에도 많은 보호종 생물들이 살고 있음을 들었다.

△두산봉,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에서 매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 매들은 대수산봉, 대왕산 사이를 높이 날며 사냥을 함을 확인 했습니다. 매 뿐 아니라 말똥가리, 새매 등 맹금류해발 200~300M 이상 높이 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비행기 예상 고도보다 높아 조류충돌 위험이 있다.

△대수산봉, 두산봉, 대왕산, 독자봉 등 성산의 오름들은 매, 팔색조, 긴꼬리딱새, 두견이 등 보호종 조류들이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숲이 살아 있는 오름 하나하나가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오름 들이 제2공항 예정부지가 아니라도 항공소음 때문에 새들이 제대로 살 수 없다.

△성산에는 한못, 찍구물, 혼인지못 등 십여곳의 습지가 있으며 이 습지들은 맹꽁이, 개구리, 도롱뇽 등 수많은 수생생물들이 살아가며 많은 새들이 바다와 이 습지를 오간다.

△국토부는 새들의 내륙-바다 이동이 없어 조류충돌 위험이 없다고 발표했는데 성산 환경을지키는사람들 조사 과정에서 새들이 바다-바다, 바다-내륙, 오름-오름을 수시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조류충돌 위험이 적지 않음을 말한다.

- 바다-바다: 오전에 하도에서 발견된 저어새가 오후엔 고성리에서 발견. 신천에서 신양, 오조,하도까지 새들이 수시로 이동 확인
- 바다-내륙: 찍구물에서 발견한 오리 300여마리가 바다로 날아감, 새들이 찍구물, 한못, 성읍연못 등에서 바다로 이동
- 오름-오름: 매를 비롯한 맹금류, 사냥할 때 오름 사이를 높이 날며 이동

△대체서식지는 동물 학대의 다른 표현이다. 제주제2공항 예정부지 내에서 여러곳의 맹꽁이 서식지를 발견했고 황토마을 옆 연못 등에서 수십마리의 맹꽁이떼가 우는 것을 녹음했는데 이 많은 맹꽁이를 집단이주 시키는 대체서식지는 비솟한 조건의 대체지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몇 마리만 잡아서 옮기는,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체서식지 마련이 아니라 쾌적한 서식지를 빼앗는 인간의 폭력일 뿐이다.

△국토부는 대체서식지 운운하기에 앞서 우리가 발견한 보호종 29종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먼저 밝혀야 합니다. 새들은 행동반경이 넓어 다른 곳으로 이동, 잘 살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생각이라면 이는 생태계에 대한 폭력이다. 국토부는 대왕산에 서식하는 팔색조와 긴꼬리딱새가 왜 인근의 유건애 오름에는 살지 않는지, 생태계와 지질의 차이가 무엇인지 조사되어야 대체서식지를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대책은 없는 것과 같다.

국토부의 전략영향평가를 공개하지 않아 그 구체 내용을 알 수 없기에 우리가 그 내용을 일일이 반박할 수 없습니다. 피해지역주민으로서, 제주도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임에도 현행법 운운하며 공개하지 않고 평가를 마치려 하는 것에 큰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은 "환경부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면 우리 보고서와 문제제기 만으로도 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 해야 하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환경부는 대한민국의 생태환경을 지켜야 하는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생동물의 서식지인 숲을 파괴한 결과로 인류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데, 여전히 각성을 못하고 쓸데없는 공항을 지어 남은 숲마져 파괴하는 어리석음에 환경부마져 동의해서는 안된다."며 "환경부가 제 역할을 포기한다면 기후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암울해진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으로서 끝까지 이를 지켜보고 성산의 소중한 자연을 지키려 노력 할 것"이라며 도민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했다.

"성산의 오름, 성산의 습지,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성산읍에는 궁대오름, 남산봉, 낭끼오름, 돌미, 독자봉, 통오름, 뒤굽은이, 말미오름(두산봉), 모구리오름, 바우오름, 본지오름, 나시리오름, 유건에오름, 성산(일출봉), 왕뫼(대왕산), 족은왕뫼, 큰물뫼(대수산봉), 족은물뫼 등 18개의 오름이 있다.

제주제2공항 건설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오름들이 많이 있고 모든 오름이 소중하고 가치가 있지만 이 중 팔색조, 긴꼬리딱새, 매, 두견이 등 주요 법정보호종, 천연기념물 새들이 발견되었던 큰물뫼(대수산봉), 말미오름(두산봉), 독자봉, 왕뫼(대왕산) 등 4개 오름을 올린다. 그 이유는 제2공항 추진으로 환경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깨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 말미오름(두산봉)

1) 문헌으로 본 말미오름

(말미오름에서 내려다본 마을 전경, 성산일출봉, 우도가 보인다)

성산읍 시흥리 2661번지에 위치하며 표고 145,9m이다. 종달리 쪽에서 보면 초록색 긴 탁자 위에 모자가 하나 오똑하게 얹혀 있는 것 같고 시흥리 쪽에서 보면 괴물의 험상궂은 머리통을 보는 것 같다.

지질학상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이중분화 화산

말미오름은 몸집이 큰 산이란 의미의 斗山峰, 말을 많이 놓아먹이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이 있다. 지역 주민들은 멀미오름 이라고도 하는데 頭山의 머리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말미오름은 분화구 내부에 분석구를 가진 이중식 화산이라는 점, 측면에 발달된 층리를 가진 점으로 미루어 처음 수중 분화로 형성된 기생화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남동면에서 동면~북동면에 측면에는 바위 벼랑이 둘러 싸여 있다.

길이 수백미터, 낮게는 3m에서 수십m의 가시덤불이 우거진 난공불락의 성곽이다. 이 암벽은 층리가 발달되어 지질학의 좋은 관찰 대상이다.

문헌으로도 매가 오래전부터 서식했음을 입증

반대쪽 북~북서쪽 사면은 벼랑 쪽과는 딴판인 폭신한 초록융단, 파릇파릇 생기를 머금은 잔디밭이다. 서쪽은 또 다른 얼굴이다. 비교적 큰 분화구가 말굽형으로 열렸고 안에는 밭들이 있다.

이는 기생화산의 형성과정에서 기존의 수중환경이 육상환경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기생화산은 단성(單成)의 이중식 화산에 속한다. 먼저 수중분출물로 오름이 형성된 뒤 육상에서 분화구 안에 다시 새끼 오름이 솟아오른 것이다. 말미오름은 기생화산 연구의 귀중한 표본이다.

북동쪽에 ‘매ᄆᆞ르’라는 언덕이 있다. 매가 자주 앉았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 예전부터 이곳에 매가 많이 서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서-

2) 말미오름 산책로 안내

올렛길 1코스의 시작점인 말미오름(斗山峰)은 다른 오름에 비해 구간별로 다양한 볼꺼리를 제공해 준다. 산책로 초입 계단을 한참 오르다보면 산새소리와 함께 야생화, 곤충들이 반겨준다. 많은 오름들이 인위적으로 식재한 삼나무 숲이 많은데 반해 말미오름은 산책로 초입부더 정상에 오를 때까지 대부분이 소나무 군락이라서 더 자연스럽고 정겨운 풍경이다.

빼어난 절경과 다양한 볼꺼리, 올레 1코스의 백미

(말미오름 산책로 입구, 수선화가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10여분 지나 숨이 찰 때 쯤 되면 바위 절벽 아래로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맑은 바다와 우도, 일출봉, 지미봉, 식산봉까지 한눈에 보인다. 시원한 바람과 빼어난 절경, 운이 좋으면 두산봉 상공을 우아하게 비행하는 매를 관찰할 수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좀 걷다보면 새들과 야생동물들이 목을 축이며 쉴 수 있는 작은 습지가 나타난다. 좀 더 걷다보면 넓은 초지와 오름 군락이 눈앞에 보인다. 초지를 지나 다시 말미오름의 북쪽 정상에 오르면 북측 방면의 넓은 들과 오름군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름의 동쪽에서 올려다보는 바위절벽도 화산 활동위 결과로 만들어진 절경이다. 말미오름을 선회하는 매들은 이 절벽 부근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3) 말미오름의 새와 생태

2020년 6월 말미오름 탐조활동 중 하늘을 나는 3~5마리의 어미 매와 유조가 여러 차례 관측되었고 동시간에 두산봉의 숲속에서 매 유조의 울음소리가 들렸었다.(김예원, 조찬묵, 김광종 탐조) 매가 말미오름에서 번식하며 터를 잡고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매가 두산봉에 둥지를 틀고 번식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래전부터 매의 주요 서식처로 알려진 말미오름

(말미오름에서 찍은 매, 사진 김예원)
(말미오름에서 찍은 매, 사진 김예원)
(말미오름에서 찍은 매, 사진 김예원)

말미오름은 매의 서식처이자 번식처이다.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 ‘두산봉 북동쪽에 매가 자주 앉았다 하여 ’매ᄆᆞ르‘라고 불렸다’는 글은 최근에 두산봉에서 자주 발견된 매의 비행이 우연이 아님을 확인한다. 지역의 조류전문가와 시흥리 주민 다수로부터 두산봉에 매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2020년 8월 29일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 정기 탐조에서 회원 7명은 두산봉에서 긴꼬리딱새 유조 2마리와 암수컷 성조를 발견하고 촬영했다. 늦여름에 유조와 어미새들을 함께 발견했다는 것은 긴꼬리딱새도 두산봉 부근에서 번식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두산봉 동쪽 정상에서 북쪽으로 돌다 보면 오름에서는 보기 드문 연못이 나타난다. 겨울철 건기에는 습지에 물이 많지 않지만 평소에는 물의 양도 많아 연못 옆에 잠시만 있어도 많은 새들과 동물들이 와서 물도 마시고 먹이활동을 하며 머무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름 위의 습지는 엄청난 자산이다.

4) 제주제2공항이 두산봉 생태에 미치는 영향

말미오름은 제주제2공항 예정활주로에서 5,8km 정도 거리에 있는데 비행기의 출도착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비행기가 말미오름 바로 위로 난다는 뜻이다. 지역에서 조류의 조사와 연구를 하고 있는 ‘생이친구 김예원씨가 오랜 시간 관찰한 바에 의하면 말미오름에 서식하는 매를 비롯한 맹금류들은 말미오름 위를 수시로 비행할 뿐 아니라 주위의 왕뫼(대왕산), 대수산봉 등 주위의 오름들을 오가며 사냥과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때 300m 상공 위로 높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왕뫼와 말미오름은 활주로 비행 방향과 거의 일치한다. 말미오름의 높이가 145m인데 매들은 말미오름의 정상에서 봐도 거의 점으로 보일 정도로 높이 나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다.

활주로 비행방향과 일치, 조류층돌과 생태훼손 위험성 높아

정상에서 봤을 때 200m 이상의 높이로 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매가 해발 300~400m 이상의 높이로 비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2공항에 활주로와 말미오름(위 도면에서는 말산메로 표기)의 거리가 5,8km임을 감안해 계산하면 말미오름 위의 진입표면(그 안에는 장애물이 있으면 안되는 경계)은 184m(130m+활주로표고 54m)이다.

말미오름이 비행기 예상고도에 직접 걸리지는 않지만 말미오름 상공 200~300m 이상 나는 매의 경우 당연히 비행기와의 충돌이 우려된다. 조류 충돌 위험이 없다는 국토부의 조사가 맞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가 사냥을 할 때 큰물메, 왕뫼 사이를 높이 날며 주위를 살피는 습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또한 말미오름에서 서식하던 긴꼬리딱새를 비롯해 수많은 새들도 비행기 소음과 충돌 위험으로 이 곳에서 살기 어려워 질 것이다. 아름다운 성산의 명소, 올렛길 1코스의 시작점 말미오름에서 새소리, 풀벌레 소리 대신 비행기 소음만 듣게 될 것을 의미한다.

□ 큰물뫼(大水山峰)

1) 문헌으로 본 대수산봉

행정구역상 고성, 수산, 온평리의 경계에 걸쳐진 대수산봉은 일주도로 서쪽 약 500M 거리에 있다. 표고 137,4m. 예전에는 이름난 방목지로 알려진 초지였다지만 지금은 소나무, 삼나무등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원래 물뫼(물미)라 했던 것이 동족에 이웃한 족은물뫼(소수산봉)와 구분하여 큰물뫼(큰물미)라 부르게 되었으며 한자 표기는 水山-水山峰-大水山峰의 변화를 거쳤다. 수산마을의 본디 이름도 물뫼였다니 마을의 형성과 이 오름과의 깊은 인연을 엿보게 한다.

산 위는 펑퍼짐한 풀밭 산마루가 100여m 이어지고 중간쯤에는 둘레 300보 남짓의 얕은 굼부리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샘물이 솟아 못을 이뤘던 곳인데 송나라 호종단(胡宗旦)이 와서 이 오름의 수맥을 끊어버린 후 샘이 마르고 물이 그쳤다고 전해진다.

조선 때 이 산정엔 봉수대가 있어 북동쪽으로 성산(日出峰), 남서쪽으로 독자산(獨子峰) 봉수대와 교신했다. 큰물뫼는 무엇보다도 제주의 본격적인 목마장(牧馬場) 발상지로 기억되어야 할 역사의 현장이다.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서-

2) 큰물뫼 산책로 안내

큰물뫼는 주차장 시설이 갖춰진 동쪽 산책로와 왼쪽으로 돌아 남서, 서쪽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있다.

동쪽 산책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이다. 오르막길 초입은 적당한 나무그늘과 나무 계단이 잘 조성되어 쾌적한 편, 10여분 올라가면 넓직한 정상이다. 137m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전망은 어느 오름 못지않다.

빼어난 경관과 산책로, 동부지역을 대표하는 오름

동쪽으로는 일출봉, 우도, 섭지코지, 식산봉과 마을들이 아름답게 보이고 북쪽으로는 대왕산, 두산봉, 지미봉을 비롯한 오름 군락이 넓은 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한 번 오르면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이 많이 오르고 즐겨 찾는 이유를 알게 된다.

남서, 서쪽에 두군데의 산책로가 있는데 이곳은 삼나무, 소나무 숲이 우거지고 큰나무가 많아 새소리를 듣고 산림욕을 즐기며 오를 수 있는 길이다.

팔색조와 긴꼬리딱새를 발견하고 새소리를 녹음한 곳이 이 산책로 부근이다. 봄철에 이 산책로를 오르다 나무의자에 앉아 잠시 쉬다보면 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두 산책로 모두 정상에 오르면 동쪽산책로와 통해 있다.

3) 큰물뫼의 새와 생태

큰물뫼는 산세가 우거지고 큰 나무들이 많아 주민들이 즐겨 오를 뿐 아니라 새를 비롯한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 큰물뫼는 2019년 6월 주민들이 조류전문가 주용기 교수의 권유로 새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자주 오르며 조사하던 오름이다. 2020년 10월 지역주민들이(조사자: 김예원, 김현지, 조찬묵, 김광종) 조류조사차 대수산봉에 갔을 때 법정보호종인 팔색조의 기계음을 들려주자 잠시 후 팔색조가 울음으로 화답했고 긴꼬리딱새 기계음을 들려주자 바로 긴꼬리딱새가 날아와 모습을 보였다.

대체 불가한 큰물뫼의 생태환경

오름의 생태가 활성화 되어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신기하고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이 외에도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 탐조팀, 환경단체 탐조팀 등은 큰물뫼에서 팔색조, 긴꼬리딱새, 두견이의 울음소리를 수차례 듣고 녹음했다.

2020년 5월 7일 나일무어스박사와 함께한 4차 조사에서는 검은멧새, 솔부엉이 등 많은 새들이 관측되었다. 나일무어스박사는 “대수산봉이야말로 보호하고 가꿔 나가야 할 귀중한 생태 자원”이라고 말했다.

(큰물뫼에서 찍은 긴고리딱새, 사진-김예원)
(큰물뫼 섬휘파람새, 사진-김예원)
(큰물뫼에서 찍은 황금새, 사진-김예원)

4) 제주제2공항이 큰물뫼 생태에 미치는 영향

처음 제2공항 예정지가 결정 되었을 때 보고서에 공항 건설시 대수산봉(큰물뫼) 일부분을 절개해야 하는 것으로 발표했었다.

이 후 이에 대한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국토부는 아무 설명 없이 오름 훼손 없도록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의문이 풀리지 않고 이해 할 수 없는 대목이다.

명확히 공개검증 해야 할 오름 훼손 문제

이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사전타당성 보고서에 오름 몇 개와 대수산봉 일부를 절개해야 한다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니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문제점을 은폐한 것인지?

오름훼손 여론을 무마하려고 변경한 설계도가 안전에 이상이 없는지 명확히 밝히고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 실제로 공항예정부지 모서리에서 큰물뫼까지 거리가 300m밖에 되지 않는다.

국토부 해명대로 큰물뫼 일부절개를 피하더라도 오름 일부 절단을 고려할 정도로 바로 오름 코앞에 공항이 조성되면 소음, 공해의 피해를 피할 수 없다.

단순한 피해가 아니라 이곳에서 발견된 팔색조, 긴꼬리딱새, 두견이, 솔부엉이, 검은멧새를 비롯한 수많은 새들이 더 이상 큰물뫼에서 살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조사도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대체서식지 등의 대책은 의미가 없다.

□ 독자봉

1) 문헌으로 본 독자봉

신산마을 일주도로에서 성읍민속마을 방면으로 2km정도 올라가면 표고 159,3m 독자봉이 있다. 외로워 보인대서 독자봉(獨子峰)이라 부른다지만 통오름과 이웃하고 있어 외로운 산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일명 독산(獨山)이라고도 했으며 문헌에 따르면 오음사지악(吾音沙只岳), 사자악(獅子岳) 등의 고칭이 있으나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다. 독자봉에는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어 마을사람들은 독자망(獨子望), 망오름 이라고도 불렀다.

마을사람들의 말로는 매끈한 풀밭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가 오름 전체를 뒤덥고 있다. 굼부리 안에는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이 빽빽이 자라고 있으며 무덤 몇이 들어앉았다.

오름의 서쪽, 북쪽에는 소나무, 삼나무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고 남쪽 면에는 큰 나무들이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서-

2) 독자봉 산책로 안내

(독자봉 산책로 입구)

독자봉 입구 주차장에서 잠시 올라가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오른쪽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산허리로 한바퀴 도는 길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산책길이다.

반 바퀴 돌아 오름 남쪽에 다다르면 큰 나무들이 숲을 이뤄 많은 새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좀 더 돌아 동쪽에는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면 아름드리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우거져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잠시 앉아 있으면 새소리가 나그네를 반긴다.

오름 한바퀴 돌아 굼부리 안의 쾌적한 휴식공간으로

정상으로 오르는 길로 8~10분 정도 오르면 작은 전망대가 나온다. 대수산봉, 우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가 한눈에 보인다. 난산입구 기상관측소에서 수산봉 좌측으로 넓게 펼쳐진 들판이 보이는데 이곳이 제주제2공항 예정부지이다.

이 드넓은 사람과 동식물의 삶의 터전을 밀어서 공항을 만든다고 한다. 조금 더 오르면 봉수대 터가 보인다. 이곳 봉수는 북동쪽의 수산(水山)봉수, 서쪽은 남산(南山)봉수와 교신했다. 표고 159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독자봉은 사람과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에게도 소중한 공간이다.

3) 독자봉의 새와 생태

(독자봉에서 찍은 호랑지빠귀, 사진 김예원)

공항예정부지 부근에 위치하여 대표적인 소음피해 예상지역인 독자봉도 새들이 많이 관측되는 오름이다. 솔부엉이, 긴꼬리딱새, 두견이 등의 보호종 새들이 수시로 관측된다.

나일무어스박사는 “독자봉은 숲이 우거지고 활엽수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붉은해오라기,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이 서식할만한 귀한 오름”이라고 말한다. 특히 숲이 우거지고 큰나무가 많은 남쪽방면 숲과 굼부리 안쪽에 더 많은 새들이 서식한다.

또한 7월 25일 독자봉을 찾았을 때 참나무 하나에서 6~7마리의 사슴벌레와 수십마리의 풍뎅이가 왕성하게 놀고 있는 것이 관측될 정도로 생태가 살아 있었다.(동영상첨부)

4) 제2공항이 독자봉 생태에 미치는 영향

독자봉이 공항예정부지 안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예정부지 끝에서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주 근접한 오름이다. 독자봉이 속한 신산리는 소음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마을이다.

소음피해가 가장 심한 독자봉, 새들도 살 수 없다

사람은 주택에 이중창을 달아 소음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새들은 다른 곳으로 피하지 않으면 극도의 소음피해와 위험에 시달려 이곳에 살 수가 없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한 새들과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 왕뫼(大王山)

1) 문헌으로 본 왕뫼

중산간마을 수산리와 해안마을 시흥리 사이에 펼쳐진 드넓은 벌판에 이웃한 두 나직한 오름이 왕뫼(大王山)와 작은왕뫼(小王山)이다. 옛날 한 지관이 근처에 임금왕(와)자 모양의 형국이 있어 그 중기가 이 오름에서 뻗어나왔다고 한데서 왕뫼라고 불렀다고 유래한다.

남사면에 구불구불 위까지 숲길이 나 있으며산 위부분을 빼 놓고는 거의 소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하게 뻗어 있다. 오래 전 마을에서 심은 것이라 한다. 표고 157,6m에 비고 약 80m, 꼭대기에 삼각점이 박혀 있고 옆에 산불 초소가 있다. -김종철님의 오름나그네에서-

2)왕뫼 산책로 안내

날것 그대로의 자연산책로, 낙엽소리와 새소리 들으며 산책

(왕뫼 산책로 초입의 울창한 자연숲)

왕뫼는 대수산봉, 말미오름 등에 비해 덜 알려진, 한적한 오름이다. 산책로도 초입부터 나무계단으로 정돈된 여타 오름과 달리 숲길 그대로다.

낙엽과 솔잎을 밟으며 걷는 자연 그대로의 맛이 있다. 산책로 초입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 가시나무 등이 어우러져 깊은 숲을 이루고 있고 좀 지나면 삼나무 숲이 이어진다. 산책로가 그리 길지는 않다.

천천히 10여분만 올라가면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는 산불 초소가 있고 성산일출봉에서부터 대수산봉까지, 동쪽, 동남쪽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왕뫼는 크지는 않지만 사면 모두 큰나무들로 우거져 있어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3) 왕뫼의 새와 생태

지난 6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함께한 합동조사에서 제주의 전문가 강창완씨와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 김광종회원 등이 속한 3조 탐조팀은 왕뫼에서 팔색조와 긴꼬리딱새의 둥지를 발견했다. 둥지를 발견했다는 것은 단순서식지가 아니라 대왕산에서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번식지이자 서식지임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조찬묵, 김광종, 오창현 등 주민들이 수차례 대왕산 탐조를 할 때마다 두견이 소리를 듣거나 관측했다. 다른 오름들은 일부분의 숲만 큰 나무로 우거져 있는데 비해 왕뫼는 오름의 사방 전체 숲이 우거지고 나무가 커서 더 다양하고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제주제2공항이 욍뫼 생태에 미치는 영향

팔색조와 긴꼬리딱새의 둥지까지 발견하여 왕뫼에 터를 잡고 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어디에도 왕뫼(대왕산)의 생태조사 기록이 없다.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욍뫼는 비행경로와는 아주 약간 떨어져 있지만 활주로 끝에서의 거리가 2,6km밖에 되지 않는다. 비행기가 왕뫼 옆을 지날때는 100m~150m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 비행기의 경로는 왕뫼를 피해 가지만 이곳을 나는 새는 경로가 따로 없다.

두산봉의 매와 맹금류들이 왕뫼와 큰물뫼 사이를 오가며 사냥을 하는데 이럴 때는 왕뫼 위 200m 상공(해발 300~400m 상공)으로 높이 난다.

제2공항 활주로와의 거리가 2,6km밖에 안 되는 것을 감안할 때 비행기 고도는 이보다 훨씬 낮다. 조류충돌 위험이 없다는 국토부 조사의 근거가 취약함을 알 수 있다.

□ 말미오름, 큰물메, 독자봉, 왕뫼의 생태 요약

1) 매(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7호)가

서식하고 먹이 활동하는 근거지
- 매는 말미오름에 주로 서식하며 큰물메, 왕뫼를 주로 오가며 먹이활동
- 매를 비롯하여 말똥가리, 새매 등 맹금류들은 200M 이상 상공을 높이나는 것 확인, 심각한 조류충돌 위험

2)말미오름, 큰물메, 독자봉, 왕뫼에서 발견한 보호종 조류들

○ 팔색조(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 IUCN지정 국제보호종 VU)

- 왕뫼에서 팔색조 둥지 발견, 서식 확인
- 왕뫼, 큰물메, 독자봉에서 수차례 발견, 녹음

○긴꼬리딱새(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 IUCN지정 국제보호종 NT)

- 왕뫼, 큰물메, 말미오름, 독자봉 모두에서 공히 긴꼬리딱새 수차례 발견, 녹음
- 왕뫼에서 긴꼬리딱새 둥지 발견, 서식 확인

○ 두견이(천연기념물 447호, IUCN지정 국제보호종 LC)

- 왕뫼, 큰물메, 말미오름, 독자봉 모두에서 공히 두견이 수시 발견
- 제2공항 예정부지를 비롯해 대부분의 오름에서 두견이 울음소리 성산에 다수 서실 하고 있는 것 확인

○ 기타 성산의 오름에서 발견한 보호종 조류

- 솔부엉이(천연기념물 324-3 IUCN지정 국제보호종 LC)
- 새매(천연기념물 323-4, 멸종위기종 2급, IUCN지정 국제보호종 LC)
- 기타: 검은멧새(관심종), 소쩍새(천연기념물 324-6호) 등

3) 대체 불가한 성산의 오름들

○ 어느 오름도 왕뫼, 큰물메, 말미오름, 독자봉을 대체할 수 없다
-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울창한 숲, 낙옆, 생태를

어디에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 제2공항 예정부지만이 생태 피해지역이 아니다.

위 네 개 오름이 제2공항 예정부지는 아니지만 소음, 공해피해가 극심하여 새들이 살기 어렵다면 직접적인 피해오름이다.

○ 서식지는 새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
- 인간이 대체서식지를 정해 새들을 강제할 수 없다
- 구체성이 결여된 대체서식지는 없는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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