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오페라로 찾아온 순이삼촌을 제주의 딸 배우 강혜명이 다시 살아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제주시(시장 안동우)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이 공동 기획으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을 원작으로 창작오페라 무대가 제주아트센터(소장 강정호)에서 공연됐다.

7일 오후 5시와 8일 오후 4시에 총 2회 걸쳐 코로나19로 공연은 온라인 중계와 더불어 초대권 소지자에 한해 현장 관람이 일부 개방되어 유튜브로 온라인 중계됐고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관계기관장과 도민들이 자리를 메꾸었다.

이번 오페라는 제주4.3을 소재로 한 현기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으로 도립 제주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 극단 가람 등 제주 예술가들이 주축이 돼 190 여 명이 출연하는 대형 창작 오페라로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6월 갈라콘서트 개최 후 연극과 영상, 무용분야를 추가 하고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 더욱 수준 높은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특히 무대세트와 출연자들의 이동 동선은 보완을 거쳐 보다 치밀하게 전개됐고, 조명과 음향은 더욱 생동감 있게 재구성했다.

제주 출신 김수열 시인이 대본을, 음악전문지 <음악춘추>에서 21세기 한국음악계를 이끌어갈 예술인에 선정되기도 한 최정훈 작곡가가 작곡을 맡았다.

특히, 제주출신 정상의 오페라스타 강혜명은 연출 및 예술감독, 각본과 주역에 출연하면서 1인 4역을 소화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지휘에는 정인혁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제주도연극협회 이상용 회장의 협력연출로 참여하고 무대디자이너자 미술감독인 신재희, 의상감독 오정희, 무용감독 이해준 교수 등 최고의 스태프가 참여했다.

또한, 주인공 순이삼촌역에 강혜명과 강정아, 상수역에 김주완과 김신규, 장교역에 박경준과 제주출신의 청년성악가 윤한성, 고모부역에 양석진과 김광정 교수 등 도내외 정상의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했다.

이날 사회적거리로 자리를 채운 관객들은 오랜만에 오페라 대형무대를 보고 숨죽이며 극중 인물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박수를 치거나 탄식히는 등 반응을 보이면서 극중 재미를 느꼈다.

마지막 피날레를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얼음장처럼 관중석이 조용하고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보였다.

주인공 강혜명이 어린 자식 ‘어진이’를 부르는 소리에 관중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 마지막 참았던 눈물을 끝내 흘리게 만들었다.

극중 내내 아픔으로 인해 숙연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어린이’ 배우들의 천진난만한 역할이었다.

배고픔에 먹고 싶은 음식들을 나열하면서 가장 맛있는 것은 ‘소고기 (산)적’이라는 말에 과거 배고픔을 겪어 본 관중들은 과거를 회상하는 듯이 함께 공감하면서 웃음도 짓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양조훈 이사장은 소감을 통해 “4‧3으로 가족을 잃고 살아온 제주인들에게 오늘의 오페라 무대를 통해 조금이나 위로하는 시간이 되기를 빈다”면서 “수준 높은 공연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제주4·3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안동우 제주시장도 참석 후 “아트센터가 2018년부터 오페라를 기획 제작하여 공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트센터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제주의 아픈 역사인 제주4·3을 소재로 한 순이삼촌을 창작오페라로 특별히 제작했는데 오늘 공연을 통해 많은 울림이 있었다”며 “앞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공연은 제주MBC 유튜브채널 “와랑와랑제주”에서 자유롭게 관람과 공연 후 제주MBC채널에서 녹화방송도 진행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 및 공연운영팀 (☎064-728-1509, 8953)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