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김수현 제1회 개인전 <시작의 순간>
[전시]김수현 제1회 개인전 <시작의 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2.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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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서 유추하는 우주를 향한 시선
김수현 작가
김수현 작가

봄을 부르는 시작, 입춘이 찾아오고 있다.

시작을 위한 무언가 자란다면 식물처럼 자라면 된다.
그것들은 어느새 무성해지고 이곳을 순식간에 장악하고 금세 성장한다.
무시할 수 없다. 소리 없는 조용한 성장이 매일매일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영원을 향한 진정한 방향성
삶의 교훈을 전하는 메시지이고 우리가 식물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이다.

시작의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김수현 제1회 개인전이 아라갤러리(제주시 간월동로 39)에서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김수현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그들의 속도처럼만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아프지 않고, 정상이다. 회화는 평면에 이 작은 것들의 공간을 표현해 보려는 시도로 시작했다"며 "나고 자라고 사라지는 무한반복의 프랙탈 구조는 식물 생장 구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생각에 자연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구조와 계속되는 반복. 방향성의 표현을 질감과 색감으로 이미지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작가는 제주시 화북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성대학교 회화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제39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입선▲제41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입선 수상과 단체전으로 ▲2014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예술단체 발굴•지원전 화가엄마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2015 제2회 화가엄마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2016제3회 화가엄마전(둘하니갤러리, 제주)을 가졌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식물에서 유추하는 우주를 향한 시선 

-김수천 개인전 <시작의 순간>

예술, 현실 세계와 대화하는 방식을 찾는 것

우리는 늘 세계를 해석하려고 하거나 나름대로 세계의 본질들에 다가서려고 탐구하는 존재다. 예술철학 또한 이 해석에 다름 아니며 우리는 존재에 대한 여러가지 의구심을 풀어내려고 행동한다.

예술은 결국 인간의 의미를 찾는 일이다. 그것이 예술가 자신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고, 혹은 그 예술에 다가오는 공중에게도 해당 되지만, 그것의 매개는 언제나 예술작품이 중심이 된다.

우리는 욕구를 갖고 있는 생명체로서 무엇인가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표현이란 자기 자신의 의문스러운 생각들을 정리하려는 행위이며 우리는 이를 창작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삶을 위해 많은 일들을 수행하는데 이 생존의 지평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꿇고 있으며 이를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고귀한 정신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세계는 이 예술 행위로 말미암아 삶의 품격이 높아지고 현실에서 추구하는 것이 새롭고도 풍요롭게 다가온다. 인간이 의식주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궁극에 바로 정신적인 희열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세상은 이념의 선악으로 가득 차 있으며, 불안할수록 자신을 지명해주는 신념체계를 필요로 한다. 때로는 예술이 우리 존재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되기도 하는 더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통해서 다음 그 길을 가르치주기 때문이다.

결국 세상은 인간 자신이 스스로 이해를 할 수 있을 만큼 살아가는 체계인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며, 죽음을 향해가는 존재로서 자기 생명을 스스로 책임지야하기 때문에 삶에서도 생존의 욕망 또한 강하다.

김수현은 새롭게 시작하는 작가이다. 세상이 자신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일까. 창작의 길을 다시 시작하는 의미가 크다. 우리 사회에서는 예술의 길을 가기가 그리 쉽지 않다.

자신이 바라는 회망만큼 스스로의 용기나 제도가 그렇게 자유롭게 내버려두질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과 사회는 긴밀히 있어서 보이지 않는 장애물들이 많지만 맨 먼저 넘어야 할 벽은 자기 자신에게 세워진 견고한 심리적인 제약일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그 벽 앞에서 망설이며 용기 낼 업두가 없어서 좌절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 인간은 자기표현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쉽사리 그런 자신을 포기하지 못한다. 김수현이 그런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약 10여 년 여백 동안 그는 조용하지만 세상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비록 눈에 띄는 행보는 없을 지라도 마음에 지퍼진 불씨를 쉽게 끌 수가 없었기에 다시 예술가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김수현에게 세상과의 대화란 무엇일까.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서는 우리 앞에 펼쳐진 자연과 그리고, 인간과의 소통관계에서 살아가는 사회 성원으로 자기 앞에 놓인 의문들을 목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존재에 대한 의미를 묻고 그것의 고통을 되새기면서 해결하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현실 앞에 내던져진 존재로서 오늘날 뇌과학이 존재의 비밀을 묻기 전, 예술은 벌써부터 나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인가들 스스로에게 물었다.

실제로 나는 누구일까, 나는 세계내존재로서 이성과 감성으로 자연과 사회를 지각하는 인간이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나는 세상에 반응하면서 생로병사의 시간 앞에 홀로 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은 바로 이 지점, 홀로 된 존재들에게 자신 앞에 높인 세계와 대화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 작은 식품에서 우주를 보는 일

일찍이 셀링(F. W. 1 Schaling 1775-1954)은 *미술직품에서 예술가의 영혼이 나타난다"고 믿었다. 그는 강조하기를 인간의 본질이 온전히 하나의 개념으로 채워지고 거기에 걸맞게 고찰되는 경우에는, 사상의 근원력으로서, 또는 내재하는 본질적인 선으로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예술에서는 의식적인 활동과 무의식적인 힘이 결합하여, 그것의 합일과 융합을 통해서 예술의 지고한 수준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사실상 예술은 자연을 모티프로 하지만 분명 자연과 달라야 하며 형이상적이어야 한다. 자연은 우리와 만나는 굉활한 대지라고 할 수 있을 뿐 자연을 지향해서도 안 되며 비유나 상징의 대상이 돼야 한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자연은 우리에게 비유로 가득 찬 비밀의 정원이다. 그 정원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 수많은 상징들의 징후가 담겨있다.

김수현의 시각도 식용에서 우주의 현상을 보는 비유적 작업인 것이다. 여전히 많은 화가들이 식물을 자연의 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에 익숙혀 있는 데 식물의 자연적 위상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일부인 식물로서의 역할은 우리 세계를 이루는 풍경의 한 속성에 해당할 뿐이다.

그러나 김수현의 눈에는 자기 앞의 놓인 식물들이 우주와 연관된, 혹은 그 우주와 긴밀하게 연결된 매력 있는 사물이 된다. 식물에는 과학에서처럼 원소의 성분이나 원자의 구성에서 그것의 작용을 실법적으로 입증하는 것과는 달리, 예술에서는 자연 작용으로 나타난 형태의 패턴들이 우주의 현상과 같은 구조를 스스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한다.

우리 지구 자연 또한 우주의 한 영역에 불과하므로 전체 우주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으며, 지구의 삶은 곧 우주의 영향 이래 놓여있어 생성과 소멸, 성장과 쇠 5, 분해와 응집, 축소와 확장의 형태로 나타난다.

우주는 자연의 다른 말이다. 바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우리 의 주변에서 일어난 자인 현상과 같지만, 여전히 지구 문명이 거대 한 우주의 스케일과 그것의 변화작용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불가한 수수께끼로 여겨질 뿐이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김수현에게 식물 관찰은 일상의 즐거움에서 통념을 벗어난 호기심 으로 시작된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적인 목적으로 관찰된 식물 의 인상은 점점 수많은 관념으로 쌓이서 지구의 식물이 우주의 한 현 상을 머금고 있다는 상징표현(5mbol representation)에 이른다.

김수현은 식물에서 응집과 분산을 본다. 모였다가 해체되는 것, 등 크렸다가 파생되는 현상은 자연 현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식물이 서 보이는 자연 현상은 구조를 넘어선 시간과 공간적인 개념으로 확 장된다.

시작이라는 시간적인 개념 속에는 그것의 범주로써 순간.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현재, 영원, 성장, 지속, 정지, 정체(뚜껑), 퇴행이라는 외미와 만나게 되고, 식물의 사이라는 공간적인 개념에서는 회전, 방향, 나아감, 발산, 전방위, 그리고 형태적인 모습으로서 뭉게뭉게, 너울 파도라는 의미와 교강한다.

시간과 공간은 우리 인간도 자연이면서 자연의 원리에 예속된 까닭에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진리가 된다. 그래서 시간만으로 인간의 조건이나 삶의 조건을 말할 수도 없고, 또 공간만으로 인간현상을 알아낼 수도 없다.

우리 인간은 시간과 공간에 동일된 존재다. 공간 없이 시간을 말할 수도, 시간 없이 공간을 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공간 안에서 생명의 성장과 쇠락이라는 시간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며, 공간 안에서만이 생성과 소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식물 종의 80%는 줄기 위로 난 잎의 연속선이 나선을 그린다. 각각의 잎은 바로 아래 잎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 잎 식물의 나미지 20%는 어긋나기와 마주나기의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김 수현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주란CX¼3, Crinum aslaticum var., japoriaum)의 생태는 잎은 선형의 피침 형으로 줄기에 난 잎은 회 전의 나선을 보여주는 식품이다. 나선은 식물, 소라, 조기, 술 잔, 봄의 회전에서 보여주는 유체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선은 주변 도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패턴이기도 하다 또 다육식물(8hets Succulent plant)은 건조한 기후에 적용하 기 위하여 잎이나 줄기, 혹은 뿌리에 물을 저장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식품들을 일컫는다. 형태가 앙증맞게 통통하고 귀여워 여러 가 지 우주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김수현은 문주란을 통해서 나선 은하의 유체의 흐름을 상상하고 있으며, 그 나선의 회전에서 보여주는 속도감은 우주 행성들의 공전과 자전, 무한 반복을 연상하고 있다.

이번 김수현이 문주관, 다육이, 자스민, 산수국 등의 식물에서 유추할 수 있는 작품들은 우주로 향하는 상상력의 열린 창이라고 생각한다.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작은 사물에서 우주를 보고, 흔들리는 소우주 마음에서 절망을 넘어선 치유의 하늘을 볼 수 있듯. 나를 넘어서고 있지만 결국 다시 내 안으로 돌아오는 평화를 본다. 삶에서의 아픈 기억들이 좌절되면 드라우마(psychrologkal trauma)가 되지만 그 기억을 어떤 승화된 상징으로 환유케 되면 새로운 에너지들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이 결국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되는 치유적 행동이 되는 것이다.

김수현 개인전 <시작의 순간>은 그간 삶에서 곤란했던 호흡을 다 시술 쉬게 하는 상징적인 시작이며, 예술가로서 새로운 순간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 미술평론가 김유정
 

◇김수현 Kim Suhyun

제주시 벌랑서길 7-5
hammie03@naver.com
▲약력
한성대학교 회화과 서양화전공
▲수상
제39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입선
제41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입선
▲단체전
2014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예술단체 발굴•지원전 화가엄마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
2015 제2회 화가엄마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
2016제3회 화가엄마전 (둘하니갤러리, 제주)

시작의 순간 도록
시작의 순간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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