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단체 마로, 메타버스 미여지뱅뒤 쇼케이스 개최
전통예술단체 마로, 메타버스 미여지뱅뒤 쇼케이스 개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12.1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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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23일, 표선면 마로스튜디오
12월 21일-23일, 표선면 마로스튜디오
전통예술단체 마로, 메타버스 미여지뱅뒤 쇼케이스 개최...12월 21일-23일, 표선면 마로스튜디오

메타버스 공연 ‘미여지뱅뒤’가 베일을 벗는다.

전통예술 공연단체 (사)마로(대표 양호성)는 이달 21일~23일 온라인 공연 ‘메타버스 미여지뱅뒤’의 과정발표회를 표선면 마로 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메타버스 미여지뱅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선정작으로, 지난해 12월에도 제주문예회관에서 제작 과정 간담회와 하이라이트 장면 쇼케이스를 진행한 바 있다.

미여지뱅뒤는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시공간이다. 제주의 심방들은 사람이 죽으면 바로 저승으로 가는 게 아니라 모든 미련, 아픔, 괴로움을 미여지뱅뒤의 앙상한 가지나무에 걸쳐둔 후에야 가장 가벼운 나비의 몸으로 훨훨 떠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마로 양호성 대표는 “이별로써 완성되는 미여지뱅뒤의 독특한 공간적 성격을 작품의 주제로 하고,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장소라는 물리적 성격을 가상세계와 링크시켜 작품 ‘메타버스 미여지뱅뒤’를 만들고 있다”라며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공연이기에 일반 무대에서 할 수 없는 도전과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마로의 ‘메타버스 미여지뱅뒤’는 3년간 연속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50여 개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 단체 작품 중에서도 ‘도전과 실험’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손꼽힌 바 있다.

제주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에 선정된 예술 단체는 마로가 유일하다.

(사)마로는 2005년 설립된 도내 대표적인 전통예술 공연단체다. 제주 신화를 테마로 국악에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다양한 창작 공연을 발표했으며, 올해 기타 창의·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전통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공연 문의 (사)마로 064-722-0129, www.miyeojibaengdui.com
▲ 공연 예약 https://abit.ly/miyeoji

◆공연 개요

◎ 일시 : 총 4회, 각 60분 공연

1회 12월 21일(목) 오후 5시
2회 12월 22일(금) 오후 5시
3회 12월 23일(토) 오후 2시
4회 12월 23일(토) 오후 5시

◎ 장소 :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관정로43번길 29 마로스튜디오
◎ 관람 : 무료공연, 회차 당 30분 한정, 예약자 우선하여 비지정석 선착순 입장.
◎ 주최 : 사단법인마로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메타버스 미여지뱅뒤 프로젝트는 제주 전통예술 공연단체 (사)마로가 기획, 제작중인 온라인 이머시브 리츄얼 퍼포먼스(Immersive Ritual Performance)다. 게임처럼 진행되는 공연으로, 관객은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PC를 통해 메타버스 미여지뱅뒤의 무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전통예술을 하는 단체가 어떻게 가상 세계에서의 공연을 만들게 되었을까?

(사)마로는 10년 넘게 제주의 신화를 테마로 창작 공연을 만들어 온 단체다. 자연스럽게 제주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서도 신들의 숨결을 찾고 의지하던 옛 조상들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러다 든 의문 하나. ‘지금도 제주는 정녕 신들의 땅일까?’ 나무가 사라지고, 땅이 파헤쳐지고, 바다가 오염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동•식물처럼 신들도 하나 둘 이 땅을 떠나고 있는 건 아닐지. 실제로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던 각 마을의 당골 심방 수도 해마다 줄고 있다. 미여지뱅뒤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중간계 미여지뱅뒤는 사자가 아닌 우리가, 잠시라도 엿볼 수 있는 신들의 영역이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간의 물리적 특성을 마찬가지로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가상 세계와 링크하면서 메타버스 미여지뱅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는, 미여지뱅뒤에서 길을 떠날 것이다.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여정. 그 끝에서 제주의 신들이 부디 이 땅에 계속 머물 수 있게, 우리의 행동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길 바란다. 공연을 통해 세상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빛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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