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삼춘~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기고]삼춘~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뉴스N제주
  • 승인 2023.1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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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옥 서귀포시동부보건소 한남보건진료소
석경옥 서귀포시동부보건소 한남보건진료소
석경옥 서귀포시동부보건소 한남보건진료소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교육을 마친 뒤, 바로 근무를 시작하게 된 곳이 보건진료소로 당시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곳이었다.

하루에 몇 번의 버스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였던 중산간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에게 기본적 의료지원을 위한 일차진료 기관이었다. 그러나 35년의 세월이 지난 요즘의 상황을 보면 교통 등 생활환경들이 너무 좋아져 예전의 근무환경과는 크게 달라졌다.

그러다보니 보건진료소의 역할도 많이 바뀌었고,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도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모습인 듯하다.

주민들은 어린 진료소장이었던 나를 애쓴다며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나는 나이 많으신 삼춘들의 건강돌봄이는 물론, 글을 몰라 들고 오는 이런저런 고지서를 함께 해결해 드리며 마을 일을 둘러보곤 했다. 섬 지역 근무 때는 뭍에 있는 자녀가 홀로 계신 어머니와 연락이 되지 않아 안절부절 급하게 연락이 와서 늦은 시간 가정방문하여 가족을 안심시켜 드리기도 했다.

이처럼 주마등처럼 스치는 많은 일들의 공통점은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의 교류였다.

공직자들은 자기가 맡은 전문 분야에서 정말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우리의 말투, 웃는 얼굴, 세심한 손끝을 가장 먼저 눈여겨보며 그런 모습에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낄 것이다.

짧지 않은 공직 생활에 남게 되는 잔향은 전문적인 나의 모습보다 주민과 함께 살아갔던 나와 그들이 함께 웃는 얼굴이다. 오늘도 나는 삼춘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무원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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