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한그루 시선 34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신간]한그루 시선 34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11.1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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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소영 / 130*205 / 149쪽 / 10,000원 / 979-11-6867-126-3 [03810] / 한그루 / 2023.11.10.
글 이소영 / 130*205 / 149쪽 / 10,000원 / 979-11-6867-126-3 [03810] / 한그루 / 2023.11.10.
한그루 시선 34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자연에서 건져올리는 인간의 마지막 희망

기억의 숲으로 향하는 녹색 사유

한그루 시선 서른네 번째 시집은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소영 작가의 신작 시집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이다. 5부에 걸쳐 60편의 시를 실었다.

허상문 평론가는 해설에서 “이소영의 시는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해 바쳐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시인은 자연의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환호, 그들의 감정에 몰입하는 충만감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많은 시에서 자연과 인간이 호혜적으로 공존하는 풍경을 담고 있으며, 거기서 자기 인식과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시인에게 자연의 변천과 시간의 흐름은 곧 존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현상들이다.”라고 평하고 있다.

또한 “시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이 마지막 희망을 볼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조화하고 화해를 통하여 공생관계를 이루는 길, 즉 녹색의 사유를 통하여 가능한 것이다.

다시 한번 녹색의 사유란 자연의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삶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소영의 많은 시는 그러한 탐색의 길 위에 서 있다.”라고 전한다.

■ 저자 소개

이소영

제주 출생. 1984년 《교육자료》에 고 박재삼 시인의 초회 추천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8년 《아동문예》에 동시, 1993년 《한국시》에 시로 등단하며 문단에 나왔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펜문학회제주지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제주문인협회, 제주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9회 제주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추억이 사는 연못』, 『파도야 바다가 간지럽대』, 『소리글자의 꿈』, 시집 『어느 기우뚱대던 날의 삽화』, 『소금꽃』,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가 있다.

■ 차례

1부 창밖으로 흐르는 봄

바다, 그 휘파람 소리|창밖으로 흐르는 봄|아버지의 등|그리움, 그건|눈물처럼 깨어납니다|어머니의 낡은 신발|치유의 종소리|가족이 된 벽걸이|어머니의 베개 말리기|비처럼 기도처럼|담벼락에 걸린 그림|그 지문은 어디로 갔을까

2부 오월 종 치는 소리

수국을 보며|벚꽃나무 아래|비둘기가 걸어간 꽃길|오월 종 치는 소리|나무 의자라는 이름|소설 속으로 들어가다|개망초란 이름으로|털머위꽃의 계절|그령처럼 살다|대숲의 노래|칸나의 계절|능소화의 나팔소리

3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소원을 날리다|캄보디아 톤레샵 호수에서|한계령, 길의 끝에서|산안개로 내리나 보다|두물머리|몽돌에 새기다|기억으로 흐르는 강|마이산 일기|보낼 수 없는 안부|몽돌해수욕장에서|어느 운동화의 일대기|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4부 예감 못 한 문장 하나

계절을 비워내다|진눈깨비|예감 못 한 문장 하나|저장하는 일 그게 뭐라고|민달팽이의 고백|기억 상자, 1998.2.|그런 날이 오기를|2018년의 여름 일기|밤비가 건네는 소리|나무의 지도|마지노선을 기다리며|가보지 않은 길

5부 제주를 지키는 돌담

제주를 지키는 돌담|천년의 그리움|감꽃 필 무렵|다랑쉬란 이름을 품어|화구호수를 꿈꾸며|길 위에서|사월의 절창|또 하나의 섬|바람 타는 사월|하도 철새도래지에서|억새, 섬을 노래하다|한라산

[해설] 자연과 인간, 녹색의 사유_허상문

■ 작가의 말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처럼

세상 모든 것은 자연의 일부에 속해 있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슴 아픈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해

한 가닥 위로해 줄 시를 쓸 수 있다면

삶의 인연들 묶어 서로 소통할 수 있다면

아픔 또한 조금쯤 치유될 수 있을까.

나에게서 떠난 이 시들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 책 속에서

어느 몸빛 하얀 숲을 보았는가

역사의 안쪽 덜커덩거리던 보릿고개 건너

어머니의 통점들 희미해져간 세월 지나는 길

겹겹이 얇은 껍질 사이

바람이 설운 사연 재우고 달래는 소리

슬픈 죄를 고백하듯 자작자작

허물 벗기듯 남루를 벗는 고뇌의 저 숱한 시간들

세월의 더께 얼마나 벗겨내야 참 내 모습은 나올까

직립으로 하늘바라기하는 곧은 성품 닮아갈 수 있다면

길손의 가슴마다 특별한 어법으로 말문을 열어

비록 너나들이 이야기 다른 다짐으로 새겨진대도

서로 가지를 잘라내야 무리지어 곧게 설 수 있다고

하늘 향해 바라기한 채 하얗게 몸을 말려

천년을 사는 귀한 종이로 남든

어느 가정의 필요한 가구로 남든

산골 아궁이 자작이며 태워져 재가 된다 해도

누군가의 바라기로 연서를 쓰는 자작나무 숲이 되리

삶의 피로감에 궁싯거릴 때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는 짊어지고 갈 앞날은 잠시 접고

눈부시게 빛나던 그 기억의 숲으로 들어간다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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