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글 칼럼](38)족쇄
[현글 칼럼](38)족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10.24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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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시인, 수필가

올해도 시월이 깊어가고 있다. 
정말이지 세월처럼 거침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새해 들어 새마음 먹고 계획을 세우고 한지도 엊그제 같은데 아직 계획도 정립이 안된 것 같은데 이리도 세월은 빠르게 지나고 있다.

그동안 올해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조문을 다녀온 곳도 많았지만 날씨가 좋은 날들은 어김없이 조문을 다니는 징크스가 내게 있었다. 

가을은 더욱 그렇다. 블루가 청명한 푸른색이지만 우울한 의미도 내포되어 이럴 때 쓰는구나 하고 생각됐다. 푸른 마음 속엔 우울의 마음도 있다는 사실, 단어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돌아가신 분들은 수명을 다해 돌아가신 분들도 많지만 갑자기 가신 분도 많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족쇄.

짐이란 무거운 족쇄로 부모님, 형제 자매 등은 일찍 가지않았을까 오늘 문득 생각해 본다. 

짐이란 게 적당하면 좋지만 많아지면 무거워지고 부담이 된다.

이제 몸을 가볍게 해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그럴 때다. 성공해야지 하는 생각도 부담이다.

자기가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 
이 가을을 느끼면서 짐을 벗어던지는 삶을 찾아 스스로 변해야 한다.

혼자만의 짐은 결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가을, 길을 걷다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을 한번 쳐다보자. 사양해도, 거절해도 커피 마신 빈 컵이라도 들어주자. 그게 관심이고 사랑이다.

시월은 낙엽이 불타는 계절이다. 어느 누군가 짐에 묻혀 그 낙엽을 볼 여유없이 보내지 않는지 주위를 살피며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자. 

시월은 짐으로부터 족쇄를 풀어주기에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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