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게 쓰였으면 해요”
4‧3유족인 김정옥(80, 한림읍 한림리) 할머니가 지난 8일 4·3평화재단을 찾았다. 행방불명 희생자인 아버지 고 김학수씨에 대한 국가보상금 가운데 1천만원을 기탁하기 위해서였다.
김정옥 할머니는 “아버지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억울하고 가슴 아프다“면서 아버지를 포함해 4·3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일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의 부친은 김 할머니가 다섯 살 때인 1948년 12월 20일 이후 제주 지역에서 행방불명됐다.
김 할머니의 어머니는 이후 개가해 어린 시절에는 의붓 아버지가 친 아버지인 줄 알고 지냈다고 한다.
성인이 된 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때에야 아버지가 4·3 당시 행방불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난 1999년 4·3 위령제에 처음 참석한 이래 매년 위령제에 참석해왔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직접 제사를 지낼 수 없으니 아버지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위령제에 참석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결혼 후 농사와 물질도 하고 장사도 하며 2남2녀를 키웠고, 지금은 네 자녀 모두 잘 살고 있어 보상금은 아버지를 기억하는 일과 육지 수해를 입은 이들을 돕는 일 등 좋은 일에 전액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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