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의 가치는 얼마일까
[기고]청렴의 가치는 얼마일까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7.2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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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서귀포시 표선면
이준혁 표선면
이준혁 표선면

내가 만든 음식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이라면, 그 값어치는 온전하게 잘 전달되어 인기 점심 메뉴가 될 것이고, 맛이 없는 음식이라면 아무도 돈을 주고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감정이라는 건 보편적인 입맛과는 다르게 누군가와 정확히 일치하거나 완전히 공유할 수 없으며, 사람들이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신념과 판단의 기준, 가치관과 목표의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평가에 있어 더욱 상대적일 것이다. 이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의 시장에서 공직자의 청렴의 가치는 얼마일까?

우리는 청렴의 손실로 발생하는 피해가 사회에 모두 환원된다는 점을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한다. 타인의 손해를 감수하고 나를 위해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감정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부패한 사회가 될 것이다.

내가 소비하고도 타인도 또 소비할 수 있어서 양쪽 모두 효용이 늘어나는 식사를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부정부패한 감정 소비는 청렴을 잃게 하고 사회를 타락시킨다. 타락된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손해복구를 위해 또 다른 부패를 낳는다. 결국 청렴은 올바를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기에 그 가치는 우리사회 전체의 신뢰도의 값과 동등할 것이다.

이렇게 값비싼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청렴을 지켜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부정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기본적인 태도를 지니고, 하루에도 많게는 수 십명씩 마주치는 민원인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 작은 점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원을 그려나가는 것처럼 서서히 모인 노력이 청렴한 사회라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내일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나로 인해 사회 전체가 부정에 동요하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하며 내면을 단단히 한다면, 이전의 값비싼 청렴은 누구나 자연스레 좋아하는 점심 메뉴처럼 멋지고 익숙한 감정이 될 것이다. 오늘도 나는 공직자로서 가치있고 청렴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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