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제주아동문학 제42집 《등굣길 삼형제》
[신간]제주아동문학 제42집 《등굣길 삼형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7.1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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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제주아동문학 제42집  《등굣길 삼형제》
[신간]제주아동문학 제42집  《등굣길 삼형제》

제주아동문학협회 엮음 / 153*225 / 273쪽 / 12,000원 / 979-11-6867-102-7 (73810) / 한그루 / 2023. 7. 10.

제주아동문학의 산실,
제주아동문학협회 마흔두 번째 연간 작품집

제주아동문학협회(회장 안희숙)의 마흔두 번째 연간 창작집이다. 동시 작가 13명, 동화 작가 10명이 참여해, 65편의 동시와 10편의 동화 등 총 75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제주아동문학협회는 발간사를 통해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입니다. 주변에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책이 주는 매력을 느껴보고 책 속의 등장인물과 만나면서 공감능력도 기르고 꿈과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표제작인 ‘등굣길 삼형제’(김익수 동시)는 두 중학생 사이에 터울 늦은 꼬마 동생이 함께 손을 잡고 등교하는 모습을 애정을 담아 표현한 동시다.

이 밖에도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많은 이야기가 동시와 동화에 정성스레 담겨 있다. 경이로운 자연과 일상의 소중함, 가족과 친구, 이웃 등 우리 주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아이들이 건강한 정서와 관계 속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목차>

<동시>

김영기_참 좋은 칭찬|하쿠나마타타|스투키|그래서 봄|산에서 콘서트를
김옥자_꾹 누르니 좋아요|쉬는 의자|잔디 운동장|비 오는 날|척
김용덕_아이쿠!|그림자 소리|단풍의 춤|목련꽃|억새밭 숨비소리
김익수_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외도 바닷가 몽돌|좋은 친구야|등굣길 삼형제|청소
김정련_불꽃|안개|눈 덮인 마을|부채 선인장|고자질
김정희_봄의 비빔밥|할머니가 먹어버린 달|꽃잎 사진사|꽃가루 타는 아이들|공작새 노래하는 봄
박숙자_그네 타는 능소화|껍데기 손|우듬지 필봉|솟대를 보면|연못에 뜬 별
박희순_봄을 끌어당기는 양지꽃|봄을 좁아댕기는 양지고장|나비가 되고픈 산수국|나비가 되구정헌 산수국|환삼덩굴을 만지다가
양순진_직박구리|우간다 카라모자 아이들에게|알쏭달쏭|봄비 걸음걸이|남방큰돌고래
이명혜_봄햇살|꽃들에게 할 일|자랑대회|기분 좋아지는 비결|새집에 들어간 목련꽃
이소영_가로수 그림자|체중계의 무게|작대기 하나가|바다인 줄 아나 봐|가로수라는 이름으로
장승련_새들의 세종대왕|마중|피아노|수련|봄, 감귤원에서
한천민_아리송해|독도에 가자, 꽃섬을 만들자|행복한 얼굴|빈 둥지|여름 땡볕 아래

<동화>

강순복|마법의 색연필
고명순|루꾸 아줌마

고운진|스케치북에 그린 사랑
김도경|열두 살 막내 할아버지
김정애|아스팔트 위의 문어
박재형|치킨 할머니
안희숙|용기대장 할머니
윤영미|향기 복숭아
이원경|난 범인이 아니에요
장수명|노노 또 하나의 우리

<머리글>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아동문학가들이 아름다운 동심으로 엮은 마흔두 번째 연간집이 어린이들을 찾아왔습니다.

이 책에 따뜻하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실었습니다. 그래서 책 사이사이로 정감 어린 마음과 진솔함이 흐르고 넘쳐납니다.

동화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며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등장인물이 되어 간접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동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리듬감과 운율을 통해 풍부한 정서적인 경험을 할 수 있지요.

잠시 동화와 동시의 세계로 들어가서 순수하고 때로는 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입니다.

주변에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책이 주는 매력을 느껴보고 책 속의 등장인물과 만나면서 공감능력도 기르고 꿈과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 실린 주인공들과 함께 마음과 꿈이 한층 더 자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의 아동문학가들이 엮은 연간집이 다정한 친구처럼 곁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힘껏 격려해 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재미와 감동, 우정, 자연의 아름다움이 여러분의 마음에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 제주아동문학협회장 안희숙

<책 속에서>

두 중학생 사이에
작은 꼬마가 서로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문구점 한 모퉁이에서 바라보시던 할머니
터울이 늦어졌구나 하시면서

역시
핏줄은 속일 수 없는 거야.
지금처럼 마음 변치 말아야지.

(김익수, ‘등굣길 삼형제’)

봄햇살은
성질 나쁜 우리 옆집 강아지도
낮잠에 빠져들게 한다.

살~금 살~금 지나면
까무룩이 모른다

어휴~!
다행이다.

다 봄 덕분이다.
봄햇살 만세
(이명혜, ‘봄햇살’)

멋진 풍경화였습니다. 여름에 반짝이는 미루나무는 물론 산벚나무에서 떨어져 흩날리는 벚꽃이 온 마을에 가득한 그림도 있었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매미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푸드득’ 날아오르는 멧비둘기 힘찬 날갯짓도 느껴집니다. ‘아 이건.’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은 마지막 장에 있었습니다.

‘아 마지막 장에 있었구나.’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소녀가 또렷이 예나 눈 속으로 들어옵니다. 예나가 큰소리로 탄성을 지릅니다.

“엄마 아빠 이제 다~ 보여요. 눈이 초롱초롱한 소녀, 아름다운 수채화 다 보여요.”

(고운진, ‘스케치북에 그린 사랑’)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어. 난 살 수 있어. 살 수 있다고.’

문돌이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어. 해가 기울고 어둑어둑해지자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고 문돌이는 죽을힘을 다 내어서 움직이기 시작했지. 바다 냄새를 따라 이동했어. 기운은 빠지고 온몸에 상처는 났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음속으로 소리치며 기어갔지.

마침내 물소리가 들렸어. 쏴아 쏴아아. 산지천 물이 흘러가는 소리였지.

(김정애, ‘아스팔트 위의 문어’)

“냄새 안 나요? 막 더럽지요.”

“아니야, 냄새는. 우리 집 쓰레기에서 막 냄새가 나냐?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하니까 괜찮아. 가끔 정신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버리긴 하지만 대부분은 잘 구분해서 버리니까 괜찮아.”

할머니는 세찬이의 걱정을 덜어주려는 듯이 말했다. 할머니의 말은 사실이기도 했지만 조금은 거짓말도 섞여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쓰레기를 잘 분리해서 버린다면 할머니가 일할 필요가 없다. 비닐 속에 음식물이 들어 있기도 하고, 종이랑 신문지를 따로 모아 버리지 않기도 하니까. 어떤 사람들은 종이상자에 붙은 비닐테이프도 떼지 않고 버리기도 했다.

(박재형, ‘치킨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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