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2022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 프로젝트...박 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
[전시]2022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 프로젝트...박 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6.18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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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14.(수) - 7.5.(수),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2022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 프로젝트...박 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

기초예술공간이자 대안공간인 스튜디오126은 신진 작가들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경력을 함께 만들고자’ 2022년부터 개인전 지원 공모를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다.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개인전을 계획 중인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으며 선정된 작가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기획 및 서문, 작품 제작,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멘토링을 대표가 직접 지원하여 격려한다.

이들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중진 진입기 작가들(강주현, 박정근, 조기섭)이 온라인 심사를 진행했으며 추후 멘토링 워크숍도 주도할 예정이다.

올해 선정된 박슬 작가의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는 6월 14일(수)부터 7월 5일(수)까지 21일간 회화, 설치, 영상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 전시개요
- 전 시 명 : 박 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
- 전시기간 : 2023.6.14.(수) - 7.5.(수) / 21일간
- 전시장소 :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 관람시간 : 10:00 – 17:00 / 일요일 휴관
- 장르 / 작품수 : 회화, 설치, 영상 등 80여 점

II. 전시내용

 세상에는 수많은 서사가 존재한다. 서사는 무엇보다도 여러 장르를 포함하고 그 장르들 자체는 다양한 실질들 사이에 퍼져있다. 말로써 전해지거나 씌여지고, 고정된 이미지이거나 움직이는 몸짓처럼 모든 실질들은 규칙적이면서도 복합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언어에서 가져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사는 신화, 전설, 우화, 소설, 시, 역사, 연극, 영화, 회화 등에 등장한다. 게다가 형식에 차별화를 두면서도 모든 시대, 장소, 사회에 내재한다. 계급을 막론하고 모든 사회, 집단은 그들만의 서사를 지니고 자신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도 공유하는 즐거움을 찾는다.

박슬의 서사는 자신의 경험, 특히, 살면서 마주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응집된 ‘덩어리’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법한 자신만의 ‘덩어리’는 각자의 깊숙한 곳에 묵직하게 내재해 스스로 꺼내어 보기 두려운 것이지만 작가는 스스로 대면하며 해소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 방식은 다시 주변으로 확장되면서 사물의 역사적 변화를 만드는 전환을 중개한다. 즉, 고정되고 원칙적인 형태의 사물에 서사를 부여하면서 기능을 소멸해 결핍된 부분을 보상하거나 새로운 연결이 시작되는 중간 단계를 매개한다. 부재한 가치를 쓸모있는 것으로 재창조해 내는 상상력은 새로운 이름과 의미를 이해하도록 이끌어낸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대로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대상이며 서사의 여러 버전들이 서로 가로지르고 섞이며 재정의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어진 형태일지라도 최후의 의미로 단정지을 수 없다.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드로잉은 행위의 흐름과 함께 마치 상상을 자극하는 동화 속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살아있지 않은 것들에 숨을 부여하고 다양한 서사에 리듬을 덧붙인다. 서사를 만드는 과정은 침잠해있는 덩어리를 풀어내는 방식이자 자신의 인생에서 장조와 단조를 조화시키는 하나의 과정이다.

레싱은 『라오콘: 또는 회화와 시 사이의 경계에 대하여』에서 “화가의 상상에 자유를 주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더 많이 볼수록 우리의 마음속에서 상상을 더 덧붙일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수수께끼는 어떤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다시 바라보기를 권유하는 통로이다.

박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는 작가의 작품에 깃든 상상, 그리고 실마리를 유추하며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가듯 감상할 수 있다. 단순하고 명확한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감상의 과정에 각자만의 리듬과 운율을 더해 완성된다.

본래 예술이란 대상의 보이지 않는 의미와 가치를 드러내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박슬의 작업은 이름없는 것들에 가치를 부여해 소리 내어 부를 수 있도록 매개하는 행위와 같다. [글_권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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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 프로젝트...박 슬 개인전 '수수께끼의 시'

■ 때때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눈을 감으면 그 형체가 생긴다. 나는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심상일 수 있고, 실재하지만 숨어 있는 감정일 수도 있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것들의 이미지를 상상력으로 둥실 띄워 보면서 그린다. 작업들은 드로잉과 음악, 책, 애니메이션, 입체,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ㅇ유가 가치를 계속해서 탐구하고 일깨우고자 한다.

- 덩어리

사람들마다 각자 안고 살아가는 '덩어리'가 있다. 나는 내 작업의 시작이 스스로의 내면에 자리한 어떠한 '덩어리'로부터 출발하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모두가 갖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지워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힘들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기에 덩어리를 숨긴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덩어리들은 솔직하게 마주하고 껴안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이미지로서 그들을 밖으로 꺼낸다.

그들은 마치 '괴물'처럼 우리와 닮아 익숙하고 친근하며, 동시에 낯섦과 불안이 유발되는 모습이다. 으스스하고 무서운 괴물이기보다는 어딘가 외로워 보이지만 따뜻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감정은 현실에 실재하는데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경계하여 나아가 배척과 혐오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타자화를 느낀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 같은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덩어리의 경우, 실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둔갑시키곤 한다. 우리는 쉽게 세계 밖으로 낸쫓아 버림으로써 잊어버리려 한다.난 보이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어 모서리에 위치하는 '나머지'에 대해 대변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경계를 허물어 나가려한다.

- 음악과 이미지

음악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되지만, 나는 청각을 이용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음악 속에는 움직임과 공간감, 그리고 감정이 담겨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이미지 또한 자유롭게 춤을 춘다. 내게 음악이란 보이지 않기에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통로이다. 음악을 들으면 감정과 심상이 이미지로써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반대로 이미지나 감정을 통해 음악이나 안무가 떠오르기도 한다.

나는 어떤 음악을 반복하여 들으며 감정들과 심상이 이미지로 떠오르는 순간을 포착하기를 즐겨한다. 음악 드로잉 시리즈에서 각 음악을 들으며 느껴지는 것들에 따라 재료와 기법을 달리하여 풍부하게 그림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음악을 그릴 때에는 가사, 제목 등 내용적인 부분보다는 느낌이나 리듬, 떠오르는 장면에 초점을 맞춰 그린다.

<Paris>란 작업은 재즈의 콘트라베이스 부분의 박자에 집중하여 그렸으며 <세레나데>에서는 떠오르는 장면을 그렸다.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에서는 노래 자체의 느낌에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 고물 시리즈

유령같은 고물들을 생각한다.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로, 기억에서 잊혀지고 존재가 투명해진다.만약 고물이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한다면 어떤 모양새일까? 수수께끼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모양새일 것이다.

어딘가 부러지고 없어지고, 녹슬게 되기보다는 스스로 시계 바늘의 수를 늘리고, 의자 안장에 뿔이 나고, 뿌리처럼 돋아나는 열쇠들이 있다면 그들은 사물로서 기능은 다 하겠지만 누구보다 자유로울 것이다.

여기 있다 소리치는 고물들의 행진을 바라보며 죽음의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한다. 그것은 기억일 수도, 쓰임새일 수도, 육체의 소멸일 수도 있다. 죽음에 대한 고물들의 어처구니 없는 반란을 상상하며 막연한 공허함에서 조금 벗어나보려 한다. 죽어가는 존재에 주목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싶다.

큰 비가 내리는 날, 가장 빠르게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지는 우산들을 목격한다. 버려진 후 엇나가버리는 그 자유로운 모양새가 나는 좋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고물이 되겠지만 죽음을 너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_박슬 작가]

※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010-9036-3551 권주희 대표)로 문의

IV. 작가 소개

박 슬
2023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전문사) 재학
2022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예술사) 졸업

개인전
2023 <수수께끼의 시>, 스튜디오126, 제주
2022 <거짓말쟁이와 파수꾼> 문화공간 길담, 서울

단체전
2022 <비어있는 땅> 3인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복도 갤러리, 서울
2021 <Invisible in Visible> 3인전, Space Jota, 서울
<안녕을 위한 베타테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전시

출판
2021 그림책 <덩어리> 출판
기타
2018 웹진<얼룩진>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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