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상일 씨"4·3으로 아버지 성이 바뀌면서 이씨가 아닌 박씨로 살아와"
[전문]박상일 씨"4·3으로 아버지 성이 바뀌면서 이씨가 아닌 박씨로 살아와"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4.03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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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박삼문 어르신 아들의 글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저는 박상일입니다.

4·3으로 아버지가 성이 바뀌면서

저도 이씨가 아닌 박씨로 살아왔습니다.

언젠가

저에게 진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하도 불쌍해서

저는 그날 방구석에서 한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지난 2016년에

아버지는 제주를 66년 만에 찾으셨습니다.

가족들 발자취를 찾아 헤매다

4·3때 사망한 사람들 위패가

4·3평화공원에 모셔졌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그날 아버지는 지금 제 뒤에 있는 위패봉안실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이배근 아버지 위패를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이! 삼! 문! 자신의 위패도 발견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살아있지만 사망한 사람이었습니다.

이후 희생자 취소 신청으로

박상일 씨
박상일 씨

다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는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저는 이배근 희생자의 유족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성도 주민번호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희생자와의 친생자 확인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오늘도 저와 저희 아버지는

이배근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앙으로 아버지와 이동)

이 자리에서 그 간절한 소망을 담아

하늘에 계신 제 가족께 아버지와 함께

큰 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위령단을 보며 박삼문 어르신과 큰절)

저희 왔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고통 없고 두려움 없이 평안하세요.(또는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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