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김요나 시인, 첫 시집 ‘아일랜드 조르바’ 출간
[신간]김요나 시인, 첫 시집 ‘아일랜드 조르바’ 출간
  • 이은솔 기자
  • 승인 2020.05.22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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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던지고 가출을 했다

가을은 끝나지 않고 멈춰
얼마나 오랜 시간 가을에 서 있었는지
짐작도 되지 않고
바다와 같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멈춰진 가을 속
제주사람들과 어울려
평화로운 조르바의 여인들
날선 바람도 그네들 앞에선 돌아갈 것 같은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에
기분 좋은 바람을 불어넣어줄지도

찍은 점을 시작으로
그은 선을 위주로
멈춰진 선의 끝까지
찍은 점은 인생과 같고
그은 선은 사랑과 같고
멈춘 선은 운명과 같다, 믿으며
순백의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으면
연필로 쓴 종이에
글자 하나마다 있을 점과 선에
내 모든 진심을 담아

커피 물 보글보글 소리만 들리는
조르바로 간다

-. 김요나의 ‘아일랜드 조르바’ 전문

김요나 시인
김요나 시인

7년차 제주 새내기, 시를 좋아하여 무조건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김요나 시인이 첫 시집 ‘아일랜드 조르바(도서출판 시와실천)’를 발표했다.

언뜻 보기에 열혈남아 같은 모습의 김 시인은 고난을 받더라도 자기의 신념대로 부딪혀 보는 시인, 그러나 결국 시의 본질에 다다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은 시인, 그런 결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의 시는 의외로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대상으로 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회복을 염원하는 작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누구에게나 있는 사랑, 누구나 갈망하고, 힘들어 하는 사랑 이야기를 진부하게 풀어놓지 않고 본질을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작법을 쓰면서도 난해하지 않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는 서정성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김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리고 시린 겨울보다 더 겨울 같은 어쩌면 봄보다 겨울이 더 길었던 봄이 오겠지 하며 버텨온 시간들”이라며 “봄이 와도 짐작도 못하는 글로써 겨울을 보내고 시로 봄을 찾는 찾는 나와 청춘들을 위하여”라며 시인의 길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 남다름을 내비쳤다.

이어산 문학평론가(시인)는 “세상은 눈이 부실 정도의 급속한 과학의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지만 현미경으로 봐야만 볼 수 있는 너무나도 하찮은 바이러스에 세계가 무력한 현실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위기로 생각했던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이런 전염병이라는 공포를 각인시키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봄에는 꽃이 만발하고 수국 꽃 피는 여름이 오고, 김요나 시인은 시를 쓰고, 내일의 해가 또다시 떠오를 것이다. 시를 쓰는 김 시인의 여정이 끝이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김요나 시인이 펼쳐갈 무대는 이제 그 막을 제대로 열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조르바’의 이미지처럼 청춘의 호흡이 느껴지는, 이름을 가려놓고 보아도 김요나의 향취가 나는 시인으로 성장해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에게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며, “앞으로 그는 계속 시를 쓸 것이다. 우리는 시와 삶이 함께 가는 자랑스러운 시인이 되기를 마음으로 그를 응원할 것"이라고 애정을 내비쳤다.

한편, 김요나 시인은(본명 김대진). 제주 거주 . 제주 탐라문학회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아일랜드 조르바’

▷지은이 김요나
▷펴낸곳 도서출판 시와실천
▷ISBN No 979-11-90137-32-4 03810
▷초판발행 2020년 5월 11일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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