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조성윤 교수, '南洋群島의 조선인' 출간
[신간]조성윤 교수, '南洋群島의 조선인' 출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9.11.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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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남양군도 연구서 출간
조성윤 교수
조성윤 교수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조성윤 교수가 지난 10월 25일에 남양군도 연구서인 신간 '남양군도의 조선인'을 출간했다.

아울러 이번 책에는 제주 출신으로 남양군도에 갔던 두 분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남양군도로 강제동원된 분들 중에는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많지만 이 책에 소개 된 제주 출신의 두 분은 구사일생으로 제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조성윤 작가는 "이제는 잊혀지는 역사가 되어 버린 남양군도의 역사를 보다 많은 분들이 새로 알기를 바라며 또 남양군도로 가셨다가 돌아오지 못한 분들의 자손들이 이 책을 통해 그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 제국은 1914년부터 1945년까지 미크로네시아를 남양군도(Nanyougunndou)라고 부르며 지배했다.

이 책은 일본제국이 태평양 섬을 남양군도로 칭하며 사람들을 이주시키던 시대에, 일본 사람들과 함께 태평양 섬으로 들어가게 된 조선인에 관한 연구이다.

이 책에서는 남양군도에 노동자로, 상인으로, 군속으로, 그 밖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건너갔던 조선인의 역사를 정리했다.

남양군도에서 사업을 시작한 일본 기업들은 조선인 노동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조선인 노동자의 임금은 일본인 노동자의 절반 이하였다. 남양군도 개발 초기에 태평양섬으로 갔던 조선인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임금문제에 항의하다가 거의 대부분 돌아왔다.

1920년대와 1930년대 중반까지는 상업 활동에 종사하려고 남양군도로 이주하는 조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일본의 남양군도 개발정책에 동참하여 개인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사이판과 티니언, 그리고 팔라우에서 조선인들은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코프라 중개상을 하거나, 일본인을 상대로 상업을 했다. 마리아나 제도의 사이판의 경우를 1장에서, 얍 지역의 상인으로 활동했던 조선인 사례를 2장과 3장에서 만날 수 있다.

중일전쟁이 확대되던 1937년부터 남양군도에는 노동력이 크게 부족해졌는데, 이때부터 일본 정부는 조선인 노동력을 남양군도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해군 군속으로 수만 명이 태평양 각지의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다.

조선인 해군 군속 이야기를 4장과 5장에서 정리하였다. 1장과 6장에서도 조선인 노동자들이 전쟁 시기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전투에 휘말려 죽어간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제국이 어떻게 태평양 지역을 지배하여 나갔는지를 볼 수 있다. 일본은 태평양 섬을 수중에 넣기 위해 일본인의 이주는 물론 조선인까지 동원했다. 자진해서 태평양 섬으로 갔던 조선인도 있었고, 강제로 끌려갔던 조선인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 지게 되자 일본제국의 남양군도 시대는 끝이 났다.

전쟁 기간 동안 태평양 섬에는 조선인은 물론 일본군, 이주해 살았던 일본인, 섬의 원주민, 그리고 미군들이 있었다. 전쟁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없었다. 일본의 지해 하에 있던 태평양의 섬들은 이제 미국이 통치하게 됐고 조금씩 자신들의 자주성을 회복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남양군도에 강제 동원되었다가 살아 돌아온 조선인들은 이후 한국의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으면서 다시 고통을 맛보아야 했다. 해방 후 수 십 년 동안 남양군도에서 죽어간 조선인의 유골은 방치되었고, 잘못된 한일협정 때문에 일본으로부터 보상받을 길도 막혔다.

그리고 해방 후 70년이 넘도록 그들의 이야기는 한국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았다. 이 책은 남양군도에 갔던 조선인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의 첫걸음으로 남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南洋群島의 조선인' 표지
'南洋群島의 조선인' 표지

“결국 전쟁이라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취급하게 해, 전우 때문에, 전우끼리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귀신이 되지. 전쟁 때문에 귀신이 되는 것이지. 그 수밖에 없었으니까. 전쟁 병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병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사람의) 고기를 먹는 그런 일은 할 수는 없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전쟁은 첫째로는 유행병이야. 전쟁하러 간 인간이, 전부가 그 살인귀라고 하는, 무엇이든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이지.”

태평양 전쟁 당시 보급이 끊긴 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던 일본병사의 회고록 일부이다.

배고픔의 끝에 죽는 아사, 심지어는 죽은 전우의 살을 베어 먹었던 일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 버렸던 섬에서 인육사건까지 일어난다.

그 지옥 같은 곳에는 이 회고록을 쓴 일본병사만이 아니라, 군속으로 징집되었던 조선인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그 지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이 책, 『남양군도의 조선인』 에서는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터에서 겪어야 했던 비참이 어떤 것이었는지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인들이 늘 희생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조선인들은 일본의 남양군도 개발정책에 동참하여 개인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 당시 배편으로 한 달 이상이나 걸리는 머나먼 땅으로 건너갈 수 있었는가. 게다가 어떤 방법으로 일본인들과 나란히 사업수완을 펼칠 수 있었는가.

이 책은 일본제국이 태평양 섬을 남양군도로 칭하며 이주시키던 시대에, 일본 사람들과 함께 태평양 섬에 흩어져 살던 조선인에 관한 연구이다.

저자는 일본의 남양군도 정책을 자신의 기회로 잡은 조선인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식민지 백성이라는 소극적 입장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삶을 가꾸고자 했던 사람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일본제국은 태평양 개발하는 한편, 태평양전쟁도 일으켰다. 전쟁에 수많은 조선 사람들이 휘말려 들어갔다.

남양군도에 갔던 어떤 이는 성공을 하여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이는 겨우 목숨만 건져서 고국으로 돌아온다. 어떤 이는 남양군도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지만, 그러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못했고, 영영 돌아오지 못하였다.

이 책을 통해 일본제국이 어떻게 태평양 지역을 지배하여 나갔는지를 볼 수 있다. 자진해서 태평양 섬으로 갔던 조선인도 있었고, 강제로 끌려갔던 조선인도 있었다. 일본이 전쟁에 지면서 일본제국의 남양군도 시대는 끝이 났다.

전쟁을 겪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없었다. 수많은 조선인이 남양군도로 갔으나 살아 돌아온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들을 거의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시기를 기억하는 조선인들의 기록은 너무나 적다.

저자는 지난 몇 년 간 태평양 섬을 방문하고, 일본과 한국에 있는 기록을 살피고,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100여 년 전부터 70여 년 전까지 태평양 전쟁 시기에 걸쳐 남양군도로 가게 되었던 조선인들의 삶을 조사하였다.

저자는 이 연구를 통해 역사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조선인들을 지금 우리들 앞으로 불러내고 있다. 남양군도에 갔던 조선인에 대한 연구는 더 깊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나마 일부 소개를 하면서 오늘을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제국의 조선인으로 살았던 그들의 삶을 바라보아주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1954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전공. 1985년부터 제주대학교에서 재직.
▷논문
'임오군란의 사회적 성격', '조선후기 서울주민의 신분구조와 변동' 외 다수
▷저서
제주지역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공저), '일제말기 제주도의 일본군 연구'(엮음), '빼앗긴 시대 빼앗긴 시절:제주도 민중들의 이야기'(공저), '숙명전환의 선물:창가학회 회원이 된 재일한국인들의 이야기'(공저),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 '남양군도:일본 제국의 태평양 섬 지배와 좌절', '남양 섬에서 살다: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엮음), '남양군도의 조선인'(신간), '1964년, 어느 종교 이야기' 신간, '전쟁의 기억과 평화 교육'에 관한 글 준비 중

■책의 목차

감사의 말
제1장 책을 펴내면서
제2장 잊혀진 사람들 : 일제하 마리아나 제도에서의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억
제3장 일본의 남양군도 지배와 얍 지역에 건너간 조선인
제4장 남양군도의 코프라 중매인(仲買人): 조선인 황영삼과 일본인 히지카타 히사카츠
제5장 태평양 전쟁기 마셜제도에서의 조선인 군속
제6장 마셜제도에서의 조선인 군속의 저항과 식인(食人)사건
제7장 남양군도 시기에 팔라우에 갔던 조선인 노동자와 해군 군속
참고문헌
찾아보기
영문초록

■'南洋群島의 조선인'
책 가격; 1만5000
저자: 조성윤
출판사: 당산서원
ISBN :979-11-960016-3-6(03910) CIP2019040124
판형: 148* 220 신국판
페이지 수: 268 쪽
발행일 : 2019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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