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 고창남 도민기자
  • 승인 2024.04.0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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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도민회 회의실서 재경4.3유족회 등과 공동개최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3일 오전 10시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라는 슬로건으로 4.3 제76주년 추념식이 서울제주도민회 회의실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이날 추념식은 서울제주도민회 주최로 개최한 것으로,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 뿐만 아니라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 정각 1분간 4.3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이날 추념식에서 오전 10시부터 제례가 진행됐는데, 초헌관은 강성언 서울제주도민회 회장을 대신해서 김상윤 재경구좌읍민회 회장이 맡았고, 아헌관은 허상수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가, 종헌관에는 현민종 재경4.3유족청년회장이 각각 맡아서 진행했다.

제관들의 참배가 끝난 뒤에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 유족 등 참가자 전원이 순서대로 4.3희생자 영령들께 참배했다.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시조시인인 현산 백원용 시인)

맨먼저 인사말에 나선 김상윤 재경구좌읍민회 회장은, “1948년 4월 3일 제주4.3이 발발한지 7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유가족인 저희들은 그날의 아픔과 비극을 잊을 수가 없다. 제주4.3사건에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4.3의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하는 김상윤 재경구좌읍민회 회장

이어서 허상수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는 “4.3 제76주년을 맞고 있지만 아직도 이름도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 법률에는 ‘4월3일 사건’이라 돼 있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주대학살’, ‘4월3일 봉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가 했느냐’와 관련해서 그당시 미군정 시대니까 당시 미국이 책임있고, 피해규모는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3만명으로 추산했는데, 한국전쟁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브루스 커밍스 선생은 그당시 제주도지사의 말을 인용해서 6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이제 4.3은 여야를 떠나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모두 추념해야할 비극적인 대사건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오늘 참석하신 유족 뿐만 아니라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도 좌우를 떠나서 이 사건의 엄청난 비극, 고통, 질곡의 시간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22대 국회가 들어서면 제주4.3특별법을 개정하는 일로, 아직도 사건의 본질을 폄훼하는 사람들을 필요시 처벌하도록 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 개정운동에 동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주4·3희생자 유족이자 시조시인인 현산 백원용 시인이 ‘4월이 오면’이라는 제목의 시를 낭독해서 참가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다음은 백원용 시인의 ‘4월이 오면’이라는 제목의 시 전문이다.

4월이 오면

현산 백원용(4.3희생자 유족)

사월에 불어오는 외진 섬 외진 바람
밤 이슬 찬 이슬이 사방으로 젖어들고
동백꽃 검붉은 송이 나디ㅜ굴던 붉은 섬

죽창에 찔려 죽고 흉탄에 맞아 죽고
포승줄에 끌려나가 형무소로 교도소로
모질게 살아야 했던 참혹했던 모진 섬

화염에 불 타 죽은 오열하던 그 곡소리
찢어져 죽은 어머니 피 젖줄을 빨아먹던
그렇게도 애처로웠던 암울하던 외진 섬

그래도 흐르는 섬 돌처럼 살아온 섬
제삿날 모여드는 산 까마귀 울음 소리
구천을 떠도는 사월 그 사월이 흐릅니다

제사가 끝나고 서울제주도민회 회원들과 재경제주4·3희생자 및 피해자유족회,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 등 참가자들은 뒤풀이를 갖고 오랜만에 정다운 이야기와 고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서울제주도민회, 4.3 제76주년 추념식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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