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숙 대표, 월간 '유성' 신인상 수상 ...시인 등단
장은숙 대표, 월간 '유성' 신인상 수상 ...시인 등단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4.0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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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시간을 되돌리다’ 등 2편 종합문예 ‘유성’ 제20호 신인상 수상

 

종합문예 유성
종합문예 유성

제주시 노형동에 거주하며 제주여성경제협회 회원으로 활동을 하는 장은숙 씨가 시인으로 등단했다.

월간 사)종합문예 ‘유성’은 최근 장 씨가 ‘어머니의 시간을 되돌리다’ 등 2편이 종합문예 ‘유성’ 제20호 신인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첫 번째 당선작인 ‘‘어머니의 시간을 되돌리다’는 시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어머니의 일상과 클러즈업 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삶의 투영을 드러낸 마음을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심사위원인 현글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시는 언어의 예술이기에 언어의 조탁(彫琢)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이 아무리 좋은 발상과 차원 높은 주제로 시를 만들어도 언어의 함축미가 결여된 작품은 결코 좋은 시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라는 문학은 언어의 짜임새를 중하게 생각하기에 전달 이미지와 주제의 명확성이 분명해진다"며 "장은숙의 작품은 우리가 봐 왔던 글에서 새로운 면을 선보이고 있다. 문장구조를 이해하고 시라는 구조가 잘 짜여져 있다. 많은 사고와 습작으로 인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눈을 가진 점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흔히 범위가 큰 어머니라는 화자를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분해졌다. 독백이 오히려 대중을 압도하는 듯한 느낌으로 시의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강하게 나타났다."며 "시인은 이미 그러한 기법과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늘 함께 살아가고 또 내가 주인공이 되는 어머니의 삶과 교감하는 것이 어쩌면 시인의 바램인지도 모른다"며 새로운 다짐으로 정진하기를 기대했다.

장은숙 시인
장은숙 시인

장은숙 시인은 당선소감에서 "인생 50이라는 삶을 살아오면서 사업과 가정과 아이들만을 위한 삶을 살았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새로운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기 위해 무언가를 찾던 중 어느 날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열정이 나에게도 있었음을 느끼면서 시(詩)라는 장르를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인생을 좀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나의 가슴 한편에 ‘시인‘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자리 잡아 꿈틀거렸다"며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시를 알게 되고 졸작을 내보였는데 한참 지난 후 뜻밖에 ‘당선‘이라는 연락을 받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어 잠을 자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생각보다 마음이 너무나 침착하고 담담해진다. 아마도 시에 대해 스스로 엄격하고자 하는 절제인 것 같다"며 "시로 인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공부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위안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시로 물들인 삶을 통해 사람을 위하고 가족을 위하고 바쁘고 지친 삶을 글로 표현하며 살고 싶다"며 "좋은 시와 좋은 삶의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숙 프로필
제주시 노형동
제주여성경제협회 회원
사)종합문예유성 제주지부 회원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인협회 회원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협회 회원

◆작품 감상

어머니의 시간을 되돌리다

장은숙

부와 권력이 범죄가 되기도 하는 세상,
어머니는 먼저 떠난 아버지의 빈 자리를
혼자서 감당했다

봄 바람에 연분홍 꽃비가 내리는 것도
산홍엽의 낙엽이 떠내려 가는 것도
바라 볼 여유가 없었다

세상은 이상한 역설에 사로잡혀
진정한 가치는 왜곡되고
전인수로 곡해의 골은 높아갔다

아버지는 언제나 정직한 아들을 찾았고
어머니는 순종적인 딸을 키우려 했지만,
세기를 넘긴 지금은 그 기준마저 모호해졌다

반전이 반전을 키우는 세상,
날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정직한 미덕과 따뜻하 이것을 차가게 식었다

언제나 온정으로 마음을 히던 어린 시절,
어머니는 늘 집의 중심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사랑과 정직이 머물고
충성과 근면이 미덕으로 알려지던 그곳에
아랫목처럼 나를 눕히고 있었다

그러나 한순간 어머니의 부재는
나를 혁명보다 더 위험한 사회적 고아로 만들었다

진실한 가치가 사라지는 세상,
나는 여전히 과거라는 그리움에 사로 잡혀
한 겨울에 사람의 씨앗을 심는 농부가 되었다

내가 고민 끝에 마흔 여섯에 낳은 아이는
머니의 추억 속으로 나를 강제 소환했고
그 웃음 소리와 투명한 눈빛 속에서
인내와 이해와 양보를 깨닫게 했다

다음 생은 내가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사랑을 쏟고 싶다
시들지 않는 영혼의 꽃잎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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