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생존수형인 어르신의 무죄 판결을 70만 제주도민과 함께 온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깊은 트라우마에도 진실을 위해 용기를 내어주신 어르신께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판결이 어르신과 가족분들께 큰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억울한 과거가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모든 걸 숨기고 두려워하며 일생을 살아오셨습니다.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 제주 4·3의 봄을 맞은 오늘날까지 어르신의 가슴에는 여전히 뼈아픈 고통이 남아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1949년, 스물한 살의 꽃다운 나이에 육지 형무소로 끌려가셨습니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여러 교도소와 형무소를 거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기에 오랜 시간 침묵하셨으나, 주변의 설득으로 마침내 지난해 2월, 8차 희생자 신고를 진행하셨습니다.

어르신의 판결이 더 뜻깊은 이유는 희생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4·3사건직권재심합동수행단의 직권으로 일반재심을 청구했기 때문입니다.

연로하신 어르신의 상황을 고려해 빠른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해주신 합동수행단과 변호인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직접 부산을 찾아 해묵은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 세워주신 제주지방법원 4·3사건 전담재판부에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판결로 4·3사건 당시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2530명 중 직권재심과 청구재심을 합한 1756명이 무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제주도정은 합동수행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국가폭력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신 희생자분들이 하루빨리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2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