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라 칼럼](113)나만의 장수 비결
[장한라 칼럼](113)나만의 장수 비결
  • 뉴스N제주
  • 승인 2023.11.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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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라 시인
도서출판 시와실천 대표

나만의 장수 비결

사진=장한라
사진=장한라


구순 같지 않게 
피부 좋다는 말 종종 듣는다

소리내어 읽은 나의 한글이
귀로 들어와 혈관을 타고 
신나게 돌아다니기 때문이지

 

[평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신 어머니는 초등 5년이 되었을 때 광복을 맞이하여 조부모님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신다. “하나꼬”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일본어로 공부하고 생활했을 터이니 한글을 배울 리가 만무하다.

경주에 살고 있었던 친족들과 대가족을 이루면서 학교는 언감생심, 언니들 틈에 어깨너머로 한글을 익혔다고 하시며 노년의 기억 저편에 배움이 고팠던 그 시절을 가끔 들려주신다.

성장해서나마 우리 땅에 살며 우리의 말과 글을 쓸 수 있음이 얼마나 달가웠을지 얼마나 절실했을지를 짐작해 본다. 

백내장 수술 후엔 돋보기도 없이 신문도 소리 내어 곧잘 읽으신다. 구순의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붙인 책은 끝까지 읽으신다.

동화 속에 빠져있는 무아지경! 디카시깜이다... 하고 그 순간을 담은 모습이 전국민 독서사진 공모전에 뽑히고 전시되어 특별한 추억과 기쁨을 안겨주었다.(시인 장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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