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고 없음, 삶과 죽음, 존재와 그리움에 대한 질문을 늘 간직하며 살아왔다.

이러한 질문들은 자연스레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졌고 나는 그것을 작업과정에서 생겨나는 흔적으로 표현해내고자 했다. 손이나 도구가 남기는 흔적을 지우지 않고 남겨두며 그것들과 어울리는 형태의 사물을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사전적의미로 흔적이란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를 의미한다. 그러나 나는 현상이나 실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흔적이라는 형태로 변모하는 것이라 느꼈다. 

흔적을 남긴 주체는 더이상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형의 형태로 분명 우리의 곁에 존재하고 있고 흔적에는 그 기운이 담긴다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작가 김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