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최은숙 시조집 《흔한 사랑은 없다》
[신간]최은숙 시조집 《흔한 사랑은 없다》
  • 뉴스N제주
  • 승인 2022.10.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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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은숙 / 125*185 / 116쪽 / 10,000원 / 979-11-6867-046-4 (03810) / 한그루 / 2022. 10. 12.
'흔한 사랑은 없다' 표지
'흔한 사랑은 없다' 표지

겨울 눈송이마저 따뜻하게 만드는 시인의 마음

젊은시조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은숙 시인의 첫 시조집이다. 5부에 걸쳐 56편의 시를 담았다.

제1부 ‘흔한 사랑은 없다’에서는 시인이 온 마음을 쏟고 있는 어머니와 가족, 그리고 시인 자신의 일상을 그렸다. 제2부 ‘가을이 내 옆이다’는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시인의 눈에 포착된 풍경이 담겨 있다. 제3부 ‘벚꽃 정류장’에서는 가깝고 먼 곳에서 묵묵히 꽃대를 올리고 향을 전하는 꽃들에게 시선을 준다. 제4부 ‘귤이 검다’는 제주4·3과 오늘의 제주를 바라본다. 제5부 ‘빗길에 젖는 것들’은 시인이 살고 있는 서귀포의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김연미 시인은 발문에서 “넓은 것과 깊은 것은 결국 같은 말이다. 넓어지고 넓어지다 보면 결국 더 깊은 곳으로 들어설 것이고, 깊어지고 깊어지다 보면 결국은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최은숙 시인은 자신의 깊어지기 일 단계를 이 책으로 정리해 내었다. 그녀의 마음에 설계된 깊어지기의 종착점이 어디까지인지 우리는 모른다.”라며 “겨울 눈송이마저 따뜻하게 만드는 시인의 마음은 서둘러 피려는 동백꽃 송이를 다독인다. 서둘러 필 것 없다. 겨울 바람 다 불 때까지, 진눈깨비 다 내릴 때까지, 충분히 따뜻해지고 나서 피어도 늦지 않으니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봄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꽃봉오리의 작은 발소리에 맞춘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게 들리는 것만 같다.”라고 전한다.

<저자 소개>

최은숙
1981년 제주 출생.
현대시조 79회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젊은시조문학회 회원

<목차>

제1부 흔한 사랑은 없다
흔한 사랑은 없다 | 비 | 아버지의 길 | 대나무 가족 | 방 안에 바다가 산다 | 초록 글씨 일기장 | 어머니의 창 | 엄마의 장화 | 엄마의 비 | 친환경 엄마 손길

제2부 가을이 내 옆이다

구월 | 봄 풍경1 | 다시 봄 | 간절기에 | 초겨울 퇴근길에 | 가을이 내 옆이다 | 대설주의보 | 진눈깨비 내리는 날 | 봄 | 눈송이랑 걸었다 | 꽃잎 질 때 | 소나기 아침 | 억새밭에서 | 모호한 것만 모인다

제3부 벚꽃 정류장

봄 풍경2 | 벚꽃 정류장 | 수국 | 털머위꽃 | 동백꽃 | 겨울 쑥부쟁이 | 어귀밭 개불알꽃 | 벚꽃 길에서 | 가을 목련 | 벚꽃나무 아래서 | 뚝뚝 동백이 져요

제4부 귤이 검다

동백 4‧3 | 순례길에 만난 동백 | 귤이 검다 | 모녀 귤 따기 | 베트남 청년 | 보목리 자리 | 마스크를 쓰고서도 | 태풍이 부는 날 | 조금씩 다른 것에 대해 | 타국 청년

제5부 빗길에 젖는 것들

빗길에 젖는 것들 | 잉꼬, 눈을 감다 | 노을 앞에서 | 거칠 황 | 빗소리에 | 문섬 등대 | 입술을 깨물고서야 | 한 점 이슬 | 새벽녘 새연교 | 아침 해 | 칠십리 노을 바다

발문: 깊고 깊게 흘러 넓은 곳으로 가는 시인_김연미(시인)

<책 속에서>

엄마의 비

이별을 체험하고

비 올 때 더 아프다

웃으며 속으로 감추던 엄마의 눈물처럼

어렴풋 기억의 창에 줄기줄기 내린다

새벽녘 밭에 와서 먼 데 산을 바라보며

손 모아 기도했던 그날도 비가 왔지

엄마의 눈시울 속에 산이 젖고 있었지

타국 청년

밤이 오고서야 고향에 온 것 같다

집 앞의 벤치에서 밤하늘 보는 청년

일 년째 타국살이에 생채기가 별 같아

불과 몇 발자국 고향 같은 나무 벤치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고향이 둘

낮과 밤 숙소 사이에 국경처럼 먼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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