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설문대 할망의 섬 제주를 뜨거운 감자로 올리지 마라
[전문]설문대 할망의 섬 제주를 뜨거운 감자로 올리지 마라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2.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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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제주시 을 국회의원 후보 논평
국민의힘 제주시을 김승욱 예비후보
국민의힘 제주시을 김승욱 예비후보

설문대 할망이 창조한 1만 8천 신들의 고향 제주는 선거 단골 메뉴가 아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선거 이슈가 바로 “제주 해저터널”이다. 완도군은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해남군, 영암군과 함께 건의 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 해저터널 구상은 2008년 한국교통연구원이 ‘21세기 신국가성장축 개발을 위한 호남-제주 해저 고속철도’ 구상안을 제시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해남에서 제주로 이어지는 89km의 해저터널을 뚫어 서울-제주를 2시간 28분만 에 주파하는 고속철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건설 기간 16년에, 16조 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주 해저터널 논의는 2011년 국토부가 실시한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에 못 미치는 0.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제주도가 ‘제2공항 신설’에 주력기로 하면서 흐지부지되었다. 그런데도 선거철마다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전라남도 해당 지자체의 속내 때문이다.

전남 해당 지자체들은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광주, 목포 등 호남이 KTX 종착지가 아니라 경유지로서 관광객 등에게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해저 고속철도의 지점이 전남이 되면 전남은 제주를 오가는 중간 경유지로서 중국 관광객은 물론 관광객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무엇보다 전라남도는 제주도를 찾는 대규모 관광객을 유인해 전남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연륙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제주가 가진 ‘섬 정체성’을 잃게 된다. 막대한 자본이 투자된 해저터널 사업 이후, 교통 접근성이 좋아지면 당일치기 관광객이 늘어나 제주의 관광산업에 치명적이며, 또한 단순 경유지로 자연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역발전 구상이 토건업을 통해 활성화하겠다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역 정치권의 수준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특히 지난해 대선 때 수도권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며 김포공항 존치 문제에 대해 답변하는 중 ‘제주 해저터널’ 카드를 불쑥 꺼내 들어 갈등을 재점화시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저의는 제주를 우습게 아는 오만함이다. 제주의 발전을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한 시점에 도민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오영훈 도지사는 입장표명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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