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이쁜 변명》
[신간]《이쁜 변명》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12.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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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변명》
《이쁜 변명》

글‧그림 김정련 / 150*195 / 103쪽 / 12,000원 / 979-11-6867-133-1 [73810] / 한그루 / 2023.11.30.

아이들이 천진한 입말에 담긴 사랑스러운 세계

제주아동문학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련 작가의 여섯 번째 동시집이다. 4부로 나눠 53편의 동시를 실었다.

1부 <나무야, 미안해>는 우리 주변의 동식물, 자연을 소재로 한 생태 동시들을 모았다. 2부 <사춘기가 오나 봐>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 <스마트폰의 하소연>은 학교 생활과 친구들을 비롯한 일상에서 만난 동시들이다. 4부 <가리비 응원단>은 이웃과 사물들을 동심의 마음으로 관찰하고 있다.

특히 이번 동시집은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입말들을 많이 살리고 있다.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귀엽고 천진한 아이들의 말은 그대로 한 편의 동시가 된다. 작가는 아이들과 조카들과의 추억 속에서 사랑스러운 입말들을 건져올려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고 미소가 나오던 장면들을 동시로 되살려내고 있다.

■ 저자 소개

김정련

감귤꽃 냄새가 마을을 감싸는 제주도 광령에서 태어났어요.

제주MBC백일장, 여성신문 백일장, 삼의문학상, 아동문예문학상을 받았어요.

JIBS제시카·제민일보·아라신문 마을기자, 편지쓰기 강사 및 책읽어주는 봉사 활동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 『콩벌레』 『뽁뽁이』 『징검돌 버팀돌』 『방귀 뀌는 로션』 『꽃밭이 된 냉장고』 『이쁜 변명』이 있어요.

■ 차례

제1부 나무야, 미안해!

무작정 덤비지 않아|장미 담장|새 둥지|바닷가 나무|호기심 대장|소나무와 눈꽃|나무야, 미안해!|식물들의 투덜거림|잡초|귤이 팡팡|변신|강가에서|리모콘 달님|숨는 풍경

제2부 사춘기가 오나 봐

고민|저금통|사춘기가 오나 봐|미끼 털렸다|능력자|내 동생|이쁜 변명|밥 먹다 이 빠진 날|뭐 먹었어?|사진|얼음땡 놀이 중|봄날|달래야 해

제3부 스마트폰의 하소연

풍선|슬리퍼 한 짝|스마트폰의 하소연|장대높이뛰기|오줌 싼 냉장고|잃어버린 폰|독수리 타법|눈에 먼지|골목길 눈사람|참 많다|힘겨루기|길거리 식당|그 선생과 그 제자

제4부 가리비 응원단

매미 날아갈 적에|분수|허수아비|보석 얼음|가리비 응원단|옥수수 먹으며|고추잠자리와 한바탕|해수욕장에서|날쌘 물고기|분수대 물맞이|장맛비에게|울음 대결|비행기를 타고

■ 작가의 말

요즘 아이들은 말을 참 예쁘게 합니다.

어디에서 그런 말 싹이 돋는지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고, 나아가 그 아이의 부모님 얼굴을 예쁘게 상상하게 됩니다.

제게는 수희, 채희, 혜리, 윤혁이라는 말 마법사 꼬맹이들이 있답니다.

그중에 윤혁이는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 조카손자입니다. 멀리 무안에 사는데요,

“할미, 바다가 참 이뻐! 보러 오세요.” “할미, 아이스크림이 맛있어! 먹으러 오세요.”

반말을 섞어 뜬금없는 전화를 종종 걸어옵니다.

윤혁이는 그 말들 땜에 이모할머니가 웃어주면 좋은가 봅니다.

전화 끝에는 “동시 꼭 써요.” 부탁 아닌 강요도 합니다. 동시가 뭔지도 모르면서요.

“네, 알았어요.” 정중하게 대답해놓고, 아직 윤혁이 입말을 살린 동시는 쓰질 못했습니다.

아이가 보던 이쁜 바다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가슴에 품고 사랑을 주며 키우다 보면 윤혁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에는 피어나겠지요.

이번 동시집에는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의 추억이 담긴 입말을 많이 담았습니다.

어릴 적 예쁘게 쏟아내던 말들을 다 기억해 내지는 못했지만, 말을 들으며 빵 터지던 순간, 배시시 미소가 나오던 때, 가슴이 뭉클할 때마다 가슴에 담아두었던 순간을 동시로 꺼내 보았답니다. 이 일을 하는 동안 입꼬리가 수도 없이 올라갔답니다.

예쁜 말 한마디로 나를 살아나게 해준 조카들과 이웃 분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 책 속에서

엄마,

떡볶이를 먹는데
맵지만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었어.
그래서?

응,
원피스가
자기도 맛보고 싶다고
조르는 거야.

그래서?
헤헤,
국물 한 방울 줬어.


잘했지?

(‘이쁜 변명’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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