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양종훈 사진전 ‘히말라야로 가는길’
[전시]양종훈 사진전 ‘히말라야로 가는길’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11.10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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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2024년 1월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57 대검찰청 본관 갤러리
양종훈 사진전
양종훈 사진전

제주출신 양종훈 사진작가의 작품이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이번 작품 주제는 ‘히말라야로 가는길’

제주 바닷가에서 태어난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은 그동안 10여 권의 사진집과 국내·외에서 35회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호주 왕립대학교 RMIT Univercity D.F.A에서 예술학박사, 미국 Ohio Visual Communication에서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에서 학사를 취득하고,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로 92년도부터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현재는 사)제주해녀 문화예술 연구협회 이사장, 서귀포시 홍보대사, 육군정책자문위원, 대한민국 국회 국민소통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인권위원회 홍보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번 히말라야로 가는길 사진전은  23년 11월 1일부터 24년 1월 31일 까지 서초동 대검찰청 본관 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양종훈 교수는 히말라야에서 겪을 수 있는 극한의 상황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사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오프닝 행사는 11월 14일 화요일 오후 5시 대검찰청 본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양종훈 사진전 작품
양종훈 사진전 작품

양종훈 '히말라야 가는 길' 스토리 

“나마스테”
 천국으로 가는 통과 의례의 길목 카트만두 공항에서 나의 귀를 멈추게 한 “나마스테”
 인도의 공용어인 힌디(Hindi)어의 인사말이다. 합장을 하면서 “나마스테”라고 인사하는데 상황에 따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히계세요.”를 의미하는 말이다.

22일간 머물면서 시내에서 쏘롱패스를 넘으면서 현지인과 “나마스테”라고 말을 건네면 지나치는 여행객으로서는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조건을 갖춘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게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짓 발짓에 눈치까지 더불어 힘이 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오지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쏘롱패스(5416m) 트레킹 일주는 여러 경로가 있으나 통상 카트만두에 베시시하르(760m), 반훈단다, 차메, 피상을 거쳐 야크카르카를 거쳐 가는 방법과 정반대의 코스 포카라를 출발하여 좀솜을 거쳐 묵티나트로 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우리 일행(KBS 일요다큐 ‘산’ 제작진)은 전자를 선택했다. 

일행은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쿠디에 도착하면서 안나푸르나 라운드트레킹은 시작됐다. 8일 동안 하루 7-8시간 씩 걸으면서 해발 3200m 피상에 도착했으나 차메(2670m)에서부터 폭설소식에 일행은 현지 전문가와 함께 걱정의 밤을 보내곤 했다. 역시나 피상에서 이틀을 폭설로 진전을 못할 때는 동행한 세계적인 셀퍼들과 전진이냐 후퇴냐를 놓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제작진은 나름대로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으로 쏘롱페디(5416m)를 통과하려는 암묵적인 발언으로 셀퍼들은 우리의 안전을 앞세워 신중한 발언이 이어지길 이틀. ‘산신’은 우리의 논쟁을 가엽게 생각했는지 구름사이로 태양을 보내주고 있었다. 

양종훈 사진전 작품
양종훈 사진전 작품

이틀 후 다단위의 폭설이 내릴 것을 예견하지도 못한 채 마낭으로 향했다. 마낭은 트레킹코스 중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통상 마낭에서 고소적응을 위해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우리들에겐 이미 폭설로 인하여 써버린 시간이다. 해발 3540m의 마낭 비행장 활주로에서 이미 허벅지까지 눈이 쌓여 또 한 차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앞서 갔던 호주 여행객들이 눈 때문에 쏘롱라를 넘지 못하고 되돌아 오면서 마낭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또 한번 제작진과 셀퍼는 전진이냐 후퇴냐를 논해야 했다. 연속해서 ‘산신’은 우리 편이었다. 

폭설이 아니었으면 ‘설날’을 쏘롱라에서 극적 촬영으로 보냈을 텐데, 그날 서울에서 가져온 소주와 북어포, 과일 등으로 합동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감사하며 하이캠프로 향했다. 

4450m의 하이캠프에서 고소적응을 위해 이뇨제를 2배가량 먹으면서 밤새 10여 차례 ‘방뇨’를 하느라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 새벽 3시. 목표지점인 5416m의 쏘롱패디를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다. 체감온도 영하 20°C와 칼날 바람이 얼굴을 통해 심장까지 전해오면서 심한 고통을 느꼈다. 두발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산길에 앞선 셀퍼의 발자국을 밟아가야 한다.

양종훈 사진전 작품
양종훈 사진전 작품

우측으로 실족하면 수백 미터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방어능력은 대단했다. 자신도 모르게 왼쪽으로 20-30°기우리는 우수운 모습으로 걷는데도 웃음보단 공포가 앞섰다. 

10시간의 힘든 산행으로 우리 일행은 목표지점인 쏘롱패디에 도착. 로또 복권 당첨이라도 된 양 서로를 위로하고 부둥켜안았다. 지난 고난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기를 원하듯이... 안나푸르나의 또 다른 매력은 서쪽으로부터 제1봉(8091m), 제3봉(7555m), 제4봉(7525m), 제2봉(7937m)의 순서로 이어지며 제3봉의 남쪽에는 마차프차리(6997m)의 아름다운 첨봉이 파생되어 있어 눈을 멈추게 한다.

‘수학의 여신’이라는 뜻으로 동쪽은 마르얀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나슬루산군과 마주하며, 서쪽은 칼리간다크를 사이에 두고 다울라기리와 마주하는 전경은 신이 아니면 빚을 수 없는 절경이다. 트레킹 중간 중간 마을마다에서 느끼는 티벳불교의 가르침은 또 하나의 마음의 트레킹이었다.

아마도 상상만으로도 고되고 힘든 히말라야 여정 길 이었겠지만, 최후에 맞는 만찬이 정신과 마음을 위로하고 평화로 가득히 채워주기에 기꺼이 고집을 부리며 향하려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히말라야 정상에선 정말로 모든 번뇌와 욕심이 부질 없고 가엽게 여겨지는 부처가 되어버리는것 같다. 그리고 고요히 잔잔히 나를 다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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