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투자세액공제의 70%는 임투공제, 투자는 11% 줄어
고용진 의원,“대기업이 세금감면 받고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세수만 줄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조세지출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내년 대기업집단 국세감면액은 6조6천억원으로 올해보다 51% 늘어난다고 밝혔다.
2021년 2조2천억원에서 3년새 3배가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 예산을 367조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400.5조)보다 8.3% 감소한 규모이며, 지난해 실적(395.9조)보다도 7.2% 적은 수치다. 암담한 세수 전망에도, 대기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실시한 각종 세제지원 덕분에 막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정부의 ‘2024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정부가 세제지원으로 깍아준 세금감면액은 올해 대비 11%(7조6천억원) 늘어난다. 이 중 통상 재벌이라 부르는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집단) 감면액은 6조6천억원으로 올해 감면액(4조4천억원) 대비 2조2천억원 늘어난다. 증가율이 무려 51%다. 대기업집단 감면액은 2021년 2조2천억원에서 3년새 3배나 급증하게 된다. 대기업집단 비중은 내년에는 21.6%로 2016년 이후 최대치로 상승한다.
조세감면을 세목별로 보면, 대기업 투자세액공제 증가로 법인세 감면액과 비중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법인세 감면은 16조2천억원으로 올해(12조2천억원) 대비 32%(4조원) 증가한다. 전체 조세감면 총액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 포인트 증가(17.6%→21%)한 반면, 소득세 비중은 2% 포인트 감소(59.3%→57.2%)하게 된다.
수혜자별로 보면, 대기업집단이 가장 많은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 내년 늘어난 기업 감면액(4조6537억원) 중 대기업집단이 48%(2조2278억원), 대기업이 57%(2조6560억원)를 가져간다. 이에 따라 기업에 귀속된 조세감면액(30조6천억원) 중 대기업집단 비중은 4.7% 포인트 증가(16.9%→21.6%)한 반면, 중소기업 비중은 5.7% 포인트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된 데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기업집단의 수혜 비중이 높은 투자세액공제를 크게 확대한 영향이다. 윤 정부는 대기업 법인세율을 낮춤과 동시에 투자세액공제도 크게 확대했다. 지난해 통합투자세액공제의 기본공제율을 올렸고, 올해는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된 임시투자세액공제도 12년 만에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투자 업종이나 목적에 상관없이 기업투자에 일정 수준의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기업 보조금으로 인식되어 투자유인 효과가 낮다며 2011년 일몰 폐지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다시 도입해 대기업의 일반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기존 1%에서 3%로 3배 올렸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대부분 대기업에 귀속된다. 임시투자세액공제가 폐지되기 전인 2011년 기준 임시투자세액공제액 2조6690억원 중 상위 10대기업이 54%(1조4407억원), 대기업이 89%(2조3834억원)을 가져갔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올해(2조8백억원) 대비 3조6천억원 증가해 5조7천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2022년 기준, 통합투자세액공제(2조1997억원)의 64%(1조4101억원)는 대기업집단에 귀속되었다. 내년 늘어난 통합투자세액공제의 70%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차지한다.
정부는 법인세 1% 포인트를 인하(세수감 △3.3조원)하면 설비투자가 2.6% 증가하고,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늘리면(세수감 △3.3조원) 법인세율 인하보다 더 많은 투자증가 효과가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막대한 세금감면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설비투자는 7월 기준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이에 고용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율을 낮춰 세입기반이 악화된 상황에서 투자촉진 명목으로 대기업에 과도한 세금감면 혜택을 줬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대기업이 세금감면 혜택만 받고 투자는 늘리지 않게 되면 국민들 세금만 축내는 꼴”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말로만 건전재정을 외칠 뿐 실제 국가재정을 완전히 망가뜨려 놨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