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스튜디오126, 문창배 조기섭 김현성 3인전 《응집된 찰나》
2023 스튜디오126, 문창배 조기섭 김현성 3인전 《응집된 찰나》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9.12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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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9.12.(화) - 10.5.(목)

제주시 원도심, 관덕로에 위치한 스튜디오126은 문창배, 조기섭, 김현성 3인전 《응집된 찰나》를 개최한다.

스튜디오126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후원하는 예비전속작가제에 선정되어 조기섭 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이번 전시는 예비전속작가제 사업의 일환으로 스튜디오126이 기획한 전시다. 9월 12일(화)부터 10월 5일(목)까지 24일간 선보인다.

참여작가 3인은 각자의 응집된 찰나를 제시한다. 역설적이게도 극히 짧은 순간을 뜻하는 찰나에는 다양한 층위의 서사가 깃들어있으며 여기에는 작가로서 수행한 인고의 시간과 행위가 포함된다.

인간이 규정해 놓은 다양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미지의 범람이 가속화되는 사회에서, 이들은 반대로 작품에 녹여낸 시간성을 강조하고 예술가가 견지해야 할 태도를 묵묵히 수행하며 예술이 지닌 근본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끈다.

손의 수고로움을 자처해 축적된 시간은 하나로 응축되어 우리와 마주한다. 다시 말해, 이들이 제시한 서사적 찰나는 응집된 삶을 다루면서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게끔 한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 전시개요

- 전 시 명 : 문창배 조기섭 김현성 3인전《응집된 찰나》
- 전시기간 : 2023.9.12.(화) - 10.5.(목) / 24일간
- 전시장소 :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 관람시간 : 10:00 – 16:00 / 9월 14일, 일요일, 추석 연휴 휴관(10월 2일 및 3일(개천절)은 개관)
- 장르 / 작품수 : 회화 및 설치 20여 점

II. 전시내용

계속해서 변화하는 환경으로부터, 예술가는 결코 한 순간의 이상을 잡을 수 없다. 작가는 하나의 시점에서 한순간만을 잡을 수 있다. 분명, 그 한순간과 선택한 하나의 관점만으로는 충분한 선택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화가의 상상에 자유를 주고 우리의 마음속에서 상상을 덧붙일 수 있어야 한다.

시간에 대한 의식은 시간 안에 위치한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특히, 시각예술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그리고 다가올 시간이 내재적으로 모두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문창배, 조기섭, 김현성 작가는 각기 다른 매체를 다루지만 과거로부터 비롯된 현재를 탐구하고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한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속한 사회, 즉 삶의 터전으로서 바라본 제주, 그로부터 파생된 자연적 소재를 통해 시간을 이미지화한다. 또한, 인간과 자연, 문명과 자연과 같은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우리가 지녀야 할 근본적인 태도,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정체성에 대한 탐구로부터 작업에 대한 질문으로, 그리고 소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으로도 확장된다. 이 과정에는 손의 수고로움과 축적된 시간이 고스란히 응집된다. 다양한 매체가 넘나들고 명확한 구분의 필요성이 줄어든 현대 사회에서도 전통적인 재료와 방법론을 고집한다는 의미이다.

문창배 작가는 주로 제주 자연에서 추출한 바다의 이미지와 돌을 시각화했다. 자연에 대한 현대인의 이상을 주제로 진정한 인간성에 대해 탐구하며 극사실주의를 고수해왔다. 외형은 변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자연을 소재로 표현 방식에서도 회화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의 회화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사유를 찾을 수 있도록 매개하는 소통의 창구로 기능한다.

조기섭은 시간의 축을 따라 축적된 의미를 들추어내고 형상과 본질 사이를 탐구해 왔다. 회화에서 어떻게 담고 묘사할 것인가에도 관심을 두지만 어떻게 소거할 것인가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과감히 색을 절제하지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쌓고 다시 갈아내는 방식으로 오묘한 공간감을 부여한다. 다년간 호분(흰색)과 은분을 주재료로 삼아 세계관을 구축해 온 그는 돌출과 퇴보의 반복을 통해 축적된 시간성과 무한한 깊이를 전달한다.

김현성은 점차 희미해지는 전통성과 사라져가는 자연적 요소를 결합해 내재한 가치를 이어간다. 질서를 찾아가는 일부를 포착하거나 인상 깊은 찰나를 에스키스의 형태로 기록한다. 하나하나의 살대를 대패로 다듬고 겹겹이 쌓아 올리며 목조형과 수공예의 전통성에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도록 한다.

[글_권주희 스튜디오126대표]

일상에 얽힌 삶에는 사유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사유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이 소생시키는 관념의 풍경에게도 그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실천이다. 사유가 없는 삶은 초라하다. 사유란 나로부터 타인까지, 그리고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게 해주는 소통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가 실현하는 예술 행위에 다름 아니다. 사유는 존재의 관념을 빛나게 한다. 사유는 예술의 방향성을 결정할 길을 알려준다. 그러나 사유의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부터 끝난다. 그러나 사유의 결과물은 타인을 위해, 사회를 위해, 그리고 대중을 위해 남겨진다.

[글_문창배 작가]

호분(흰색)과 은분만으로 표현된 그림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붓질이 표면 위에서 흐놀 듯이 유영하며, 형상은 돌출과 퇴보를 반복한다. 그림의 표면을 갈아내는 샌딩 작업은 모든 것을 ‘없음’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다. 예민하게 갈아낸 흔적 아래로 이전에 그렸던 형상이 남아 있다. 은분과 호분만을 재료로 삼아 화면 가득 채우는 작품은 재료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빛의 반사 효과가 빛의 조도, 관객의 동선 등 그림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교류 혹은 반사하며 확장해 간다. 또한, 색에 형상을 가두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글_조기섭 작가]

내가 다루는 자연의 1차원적 물성들은 어떠한 면에 있어서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기록이자 정서적 보존에 대한 열망을 담아 볼 수 있는 아주 적절한 도구인 것은 확실하다. 이를테면 공간성과 입체적 떨림의 미묘한 현상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 좋은 방식이라 판단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한 물성들은 조형 이전에 우주의 실체를 증명해내는 하나의 단초이다.

나에게 있어 미니어처(Miniature)를 에스키스(Esquisse) 하는 일들은 정신과 신체에 미세한 떨림을 물질로써 대상화해 실존의 파동을 불러일으키는 행위이다. 이 공예적 어법은 인류의 최초에서부터 최후까지, 물질과 생명의 운명적 관계를 엮어내는 지구 에너지 운동이라 믿는다.

[글_김현성 작가]

※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010-9036-3551 권주희 대표)로 문의하시기 바람.

IV. 작가 소개

[자료1] 문창배_‘섬 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132.5×164.2cm_2023<br>
[자료1] 문창배_‘섬 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132.5×164.2cm_2023
[자료2] 문창배_‘시간-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릭, 스크래치_ 45.5×65.0cm_2021<br>
[자료2] 문창배_‘시간-이미지’_캔버스에 아크릴릭, 스크래치_ 45.5×65.0cm_2021

문창배
개인전
2023 섬 이야기 (Art in 명도암, 제주)
2022 갤러리디몽 초대 개인전 (갤러리 디몽, 제주)
2021 예술공간이아 선정작가전 (예술공간이아, 제주)
시간(時間) (한라일보사, 제주)
2017 제주비엔날레 연계전시 문창배 展 (아라리오 뮤지움, 제주)
그 외 개인전 및 단체전 다수
수상
2019 제3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
2017 남도문화재단 전국청년작가미술공모전 선정작가상
2016 대한민국 인물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
그 외 다수

[자료4] 조기섭_'흐놀다' 장지에 은분, 호분_<br>188 X 502cm_2017<br>
[자료4] 조기섭_'흐놀다' 장지에 은분, 호분_
188 X 502cm_2017
[자료3] 조기섭_'비행'_장지에 은분, 과슈 120x200cm_2023<br>
[자료3] 조기섭_'비행'_장지에 은분, 과슈 120x200cm_2023

조기섭
개인전
2023 빛의 유영 (아트스페이스 KC, 판교)
2022 채워진 텅 빈 공간(스튜디오 126, 제주)
2020 은밀: 은빛이 거듭된 풍경 (홍대 KT&G 상상마당, 서울)
2019 Slow, but not slow - 슬로우라이브페인팅 (스튜디오 126, 제주)
2017 Ping (갤러리2, 서울)
레지던시 및 선정
2021 예술공간 이아 ‘이아로’ 레지던시 입주 작가, 제주
현재 Studio 126 전속 작가(예비전속작가제)

김현성
개인전
2021 <미궁> 스튜디오126, 제주
2020 <역리> 가시리 목공방, 제주
<순리> 가시리 목공방, 제주
2019 <결> 제주문예회관, 제주
수상
2021 청주국제공예 공모전 입선
2020 전승공예대전 장려
2019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장려
2018 제주특별자치도 미술대전 대상
그 외 단체전 다수

[자료5] 김현성_'물성의 일기 #2 Esquisse'_오동나무, 유칠_135X110cm_2023
[자료6] 김현성_'Miniature Esquisse'_
혼합재료, 가변크기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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