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이상용 개인전 《청록화원》
[전시]이상용 개인전 《청록화원》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7.18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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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1.(화) - 8.1.(수) 스튜디오126

제주시 원도심, 관덕로에 위치한 스튜디오126은 이상용 개인전 《청록화원》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7월11일(화)부터 8월1일(화)까지 21일간 회화, 설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청록’은 초록과 파랑의 중간색을 이르는 말로 주로 자연의 푸르름을 묘사하거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자 할 때 사용한다. ‘화원’은 꽃을 비롯한 식물들을 가꾸어 판매하는 곳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다. 즉,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그림을 그리던 직업 화가를 일컫는 단어로 회화를 다루는 작가 자신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누구에게나 유일한 감정과 의미가 각인된 장소가 있듯이, 이상용 작가에게 ‘청록화원’은 각별하다. 부모님께서 직접 마련한 꽃집으로 시작해 작가와 성장을 함께한 이곳은 개인, 가족, 노동, 삶에 관한 이야기가 교차하는 장소이자 작업의 원천이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 전시개요                

- 전 시 명 : 이상용 개인전 《청록화원》
- 전시기간 : 2023.7.11.(화) - 8.1.(화) / 21일간
- 전시장소 :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 관람시간 : 10:00 – 17:00 / 일요일 휴관
- 장르 / 작품수 : 회화, 설치 20여 점

II. 전시내용

예술작품은 일상적 경험에서 발견되는 특성들을 이상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서 경험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사물의 세계에 대해 노력하고 성취한 결과로 이룩한 상태를 의미한다. 

더불어 예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경험 세계로 되돌아가는 방법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다. 경험 세계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들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그 경험이 갖는 미적 특성들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중략)

인간과 함께 계절을 순환하는 식물은 인간이 자신의 일상을 돌볼 수 있도록 감각의 전환을 일으킨다. 연약하고도 강인한 식물은 인간의 삶처럼 때로는 예측 불가능하기도 하고 주변 환경이나 타자와의 관계로 인해 재정의되기도 한다.

 이상용은 식물이 지닌 생명력과 특질을 가족과 자신의 삶으로 들여온다. 즉, 화면에는 화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면들을 포착해 각자만의 서사를 담아낸다. 

식물의 자생력보다는 인공적인 행위에 초점을 두고 생기있는 개체보다는 위기에 처한 존재를 자연스럽게 화면으로 옮겨오며 화분이나 화환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보다는 노동의 행위에 집중한다.

 일상의 순간에서 길어 올린 함축된 장면들은 ‘화원’이라는 공간과 사람을 매개로 중의적으로 제시되면서 인간의 내면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권유한다.  [글_권주희]

나의 작업은 한 장소를 오래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전에 나는 어릴 때부터 살아온 동네를 그리는 작업을 했었다. 익숙한 환경의 변화로부터 받은 인상에 대한 순간적 감정을 화면에 그렸다. 

하지만 특정 장소를 통해서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하던 나의 욕구가 충족이 되었을 때, 더 이상 같은 소재로 작업하는 것은 무의미했다.

최근 3년간 청록화원이자 꽃집에서 일하면서 관찰해왔다. '꽃집'은 나의 부모님께서 평생 일하신 일터이다. '청록화원'도 부모님께서 처음 만드신 꽃집의 상호였다. 내가 꽃집을 관찰한 건 어쩌면 단지 3년이란 시간만은 아닐 것이다.

'꽃집'이라는 공간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식물과 접촉하고 교감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이전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있던 꽃집이 이곳에서 내가 노동의 당사자로 관여하면서 그 존재를 재인식하게 되었다. 

직접 개입하고 깊숙이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회화의 원천, 원료를 찾았다. 그리고 다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그 원료가 식물, 화분, 그리고 가족이다.

나의 일상이자 노동의 현장인 꽃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 나의 직관적 경험이 이번 작업의 재료(원료)이다. 꽃집에서부터 집까지 부모님과 24시간을 보내면서 생겨난 감정, 식물과 교감하면서 발생하는 관계, 꽃집에서 하는 육체적 노동, 화원에서 발생하는 이 모든 행위에 대한 감정을 담았다. 그 행위의 발원 또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병든 커피나무를 살리는 과정, 고무나무의 진액을 막아주는 행위, 화환을 옮기는 노동, 심지어 분갈이하시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관찰 또한 나로부터, 내 일상으로부터 발현하는 현상이자 장면들이다. 그 장면에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과 인상을 캔버스에 구현했다.

화원(작업실)은 화분과 같다. 내가 살던 가정집의 벽을 허물고 H빔 형강으로 구조를 만든 후 색을 칠하고, 화분에 마지막 유약을 바르듯 에폭시를 깔아 작업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식물들을 들였다. 내 작업도 들였다. 이 화분(작업실)은 정남향으로 빛이 잘 들고 죽는 식물도 없이 모두가 잘 살아가는 공간이다. 시들었다가도 재생하는 공간, 내가 작업에 대해 힘들어하다가도 다시 살아난 공간, 나의 일터이고 작업실이자 화분인 이 청록화원은 그런 곳이다.
                                                                             [글_이상용 작가]

※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010-9036-3551 권주희 대표)로 문의

III. 주요 작품 이미지

[자료1] 이상용_<황룡금 분갈이>_72.5x60cm_ 캔버스에 유채_2023

[자료2] 이상용_<아비스>_45.5.x33cm_캔버스에 유채_2023

[자료3] 이상용_<커피나무 월동>_50x50cm_ 캔버스에 유채_2023

[자료4] 이상용_<소철>_97x130cm_캔버스에 유채_2023

[자료5] 이상용_<황금죽>_91x73cm_캔버스에 유채_2023

[자료6] 이상용_<풀과 나>_38x46cm_캔버스에 유채_2023

IV. 작가 소개

이 상 용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3 <청록화원>, 스튜디오126
2020 <경계면을 투과하는 것은 빛과 바람이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9 <과도기적 풍경>, 신한갤러리 광화문

단체전

2022 <Just, Green. Season 2 – 이방인>, 스튜디오126
2019 <오픈코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8 <경기 아카이브_지금>, 경기상상캠퍼스 (구)임학임산학관
2018 <Unhidden: uncovered the truth>, L'ESPACE71 <투명함을 닫는 일과 어두움을 여는 일>, 강남아파트 18동
2017 <도시채집>, 부평아트센터<서울구름>, Urban Concrete <서울 관악구 조원동 1645-2 展>, 강남아파트 1013호 1853호<시선의 흔적>, 4LOG artspace 레지던시
2019-2020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3기 입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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