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남의 시작노트](1)일상
[윤종남의 시작노트](1)일상
  • 뉴스N제주
  • 승인 2023.04.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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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종남 시인
윤종남 시인

30년을 서울에서 살면서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녔다.

자주 바뀌는 주소 때문에 전국에서 보내오는 시집들도 제대로 내손안에 돌아오지 못했다.

일주일 내내 학교수업으로 분주했고 일요일이면 교회에서 하루종일 봉사하고 예배에 집중하느라고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께 효도 한 번 못한채 세월을 보내고 말았다.

이제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 양주로 옮긴지 꼭 일년이 되었다. 서울로 출퇴근을 하면서도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거나 농사일에도 소홀하지 않게 정성을 다해 흙과 더불어 사는 일상을 지켜냈다. 

텃밭에서 냉이도 캐고 질경이도 뜯으면서 흙과 친해지게 된 것이다. 흙의 부드러움과 흙의 속살까지 느껴가면서 나는 하늘의 만나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새들의 노랫소리와 꽃들의 아름다움에 자연이 주는 소종함과 안식을 느끼며 시인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연로하신 엄마 모시고 병원 다니기 시장구경하기 맛있는 식당 찾아가기 등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 서울살이의 외롭고 고달팠던 시간들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고 있다.

앞으로는 고향의 편안하고 따뜻한 품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펼치고 싶다.

하늘의 만나를 받아먹으러 나는 들로 산으로 텃밭으로 호미들고 바구니 메고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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