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 원정경기
전반 15분 한종무 대신 교체 투입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고지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레전드' 구자철(34)이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개인 기록은 팀 성적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시즌 첫 패배와 부상의 아픔에 빠진 선수단을 위로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구자철은 3월 12일(일) 오후 4시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5분 한종무 대신 교체 투입되며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 고지에 올랐다.
구자철은 지난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4월 11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7 4라운드 원정경기(1-0 승)에서 선발 출전하며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구자철은 제주의 전설이자 한국축구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제주의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2011년 아시안컵 득점왕까지 차지한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 대표팀 주장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장 완장을 찼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참가했으며 2019년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특히 독일 무대에서 구자철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을 거치며 분데스리가에서만 총 211경기를 소화했고 28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차범근(308경기 98골 5도움)에 이은 한국인 분데스리가 최다 출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후 2019년 8월 알 가라파 SC(카타르)로 이적한 뒤에도 알 코르 SC(카타르)를 거치며 중동무대에서도 활약했다.
구자철은 지난해 3월 6일 수많은 러브콜을 뒤로하고 제주 복귀를 선언했다. 11년전 해외 진출 당시 K리그 복귀 시 제주 유니폼만 입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비록 지난해 부상과 부침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올 시즌 자신의 클래스를 다시 입증하고 있다. 올 시즌 전 경기(3경기)에 출전하고 있으며 주장단으로서 팀내 가교 역할까지 자처하며 주장 최영준의 부상 공백까지 채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구자철은 전설의 시작이 됐던 인천 원정에서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내심 10-10 클럽 가입(현재 9골 20도움)까지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아쉽게도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개인 기록은 중요치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구자철은 시즌 첫 패의 순간을 함께 했던 원정 팬들을 바라보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패배했기 때문에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팬들이 원하는 승리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철은 부상을 당한 동료들을 위해 한 발짝 더 뛰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현재 제주는 주장 최영준을 비롯해 연제운, 임채민, 이창민, 전성진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자 리스트에 오르며 팀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자철은 "나 역시 부상으로 힘든 순간이 있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바로 팀 스피릿이다. 하나로 더 뭉치면 여전히 상대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부터 솔선수범하며 승리를 향해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