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키이우 비크 하우의 단편 소설 <귀신과 싸우는 긴 밤>
[단편소설]키이우 비크 하우의 단편 소설 <귀신과 싸우는 긴 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1.1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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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는 베트남 문인협회 회원(Member of Vietnam Writers’ Association)이며 1972년생으로 베트남 흥옌 성(Hung Yen Province) 출신이다.

하노이 대학의 외국어(영어)사범대학을 1993년 졸업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었다.

베트남문인협회 대외업무 이사(2019년부터 현재까지)를 맡고 있다.

베트남 패션잡지 New Fashion Magazine의 편집 담당, Intellectual Magazine의 부편집장 Garment의 부편집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다.

문학상 수상은 1992년에 티엔퐁(Tien Phong)신문사와 응우옌 두(Nguyen Du School)학교가 공동주최한 문학상을 받았고 2007년에 문학신문이 주최한 문학상에서 2등 수상을 하였다. 2009년에 ‘무술과 문학 잡지(Military Arts & Literature Magazine)’가 주최한 문학상에서 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2015년에는 ‘해군사령부(Naval Command)’에서 주최한 문학상의 단편소설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2022년에 베트남과 헝가리 문화와 문학 관계를 풍부하게 심화시킨 공적으로 다누비우스 예술상(The ART Danubius Prize)을 수상하였다.

시집과 산문집 등 22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단편소설 읽기]
귀신과 싸우는 긴 밤

키이우 비크 하우

깜(Cam)강 유역 근처의 작은 마을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미엔(Mien)은 숨이 막히는 길고 힘든 밤을 보내고 있었다. 미엔은 온 힘을 다해 몸부림을 쳤지만, 남편인 히(Hi)는 아내를 끌고 가서 계단 기둥에 밧줄로 묶었다. 미엔은 도와 달라는 소리를 질렀고, 아기 땀(Tam)은 침실에서 뛰쳐 나와 아버지를 물어뜯었다. 히는 아들을 세게 때린 다음 옷깃을 잡고 개구리처럼 들어 올려서 침실로 데려가서 아이를 가두고 문을 잠갔다.

그는 제단에 향 다섯 개를 피우고 조상들에게 절을 하고 허리띠를 뽑고 아내를 때렸다.

“숲의 귀신아! 여기서 빨리 나가!”

미엔은 울부짖었다. 고통이 그녀의 온몸에 쏟아졌다. 그녀는 남편에게 욕하기도 하고, 도와달라고 애걸도 했지만, 남편은 매질을 멈추지 않았다. 히는 울고 있는 아내가 숲의 귀신에 씌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귀신이 아내 몸에서 나와 숲으로 돌아가도록 더 세게 때렸다.

그가 이 산디우(San Diu) 여성과 결혼하던 날, 강변 마을에 있는 숲의 귀신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었다. 그 귀신은 그의 가족을 조용히 황폐화했고, 그의 아버지를 갑자기 사망하게 만들고, 그의 어머니도 정신병을 앓게 하여 집을 떠나게 했다. 그의 아내는 첫아들을 낳고, 귀신이 들려서 말을 하지 못하고, 항상 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사람을 피했다. 심지어 물건을 훔치고, 자신의 집과 이웃집의 지신 제단까지 부숴버렸다.

히는 왜 계속해서 집안에 재앙이 쏟아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화가 났다. 무당을 만나서 상담을 하자 숲의 귀신이 아내에게 들어왔다면서 제단을 쌓고 신들과 조상의 영혼들을 불러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조상들이 숲의 귀신을 쫓아내도록 도와줄 거라고 했다. 그는 돈을 들여 마당의 사당에서 액막이를 위해 12번의 굿을 했다. 그는 귀신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벨트버클이 미엔의 왼쪽 관자놀이에 부딪혀 피가 뿜어져 나오면서 미엔은 기절했고 머리가 옆으로 틀어졌다. 히는 아내 때리기를 멈추고 방구석으로 벨트를 던지며 다가가서 미엔의 머리를 들어 올렸다. 과연 숲의 귀신은 아내의 몸을 떠났을까?

마침 그때 문을 크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인근 경찰이 이웃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그녀를 구조하였다. 히는 경찰서에 체포되어 구금되었고, 미엔은 응급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녀의 아들은 히의 친구인 띠엔(Tien)이 돌봐주었다.

***

병원에서 단 하루 동안 외상 치료를 받은 미엔은 아이가 발작을 일으켜 매우 걱정스럽다고 친구가 통보했기 때문에 퇴원을 요청했다. 병원 의사는 그녀가 갈비뼈, 광대뼈, 그리고 가슴 연골이 부러졌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그녀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았다. 미엔은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탈출했다. 그녀는 경찰서에 남편을 보석으로 풀어달라고 요청한 후, 아이를 데리러 갔다.

“너 미쳤어? 왜 그놈을 풀어달라고 부탁했어?”

땀을 돌봐주는 띠엔은 미엔에게 그녀가 당했던 미친 짓을 알았기 때문에 잔소리를 했다.

“그래도 내 남편, 땀의 아빠잖아. 돌아와서 일하기 위해 풀어달라고 해야지. 안 그러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냐?”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하러 갈 정신이 있겠냐? 그놈이 너희들만 학대할 거야. 아이 치료를 위해서도 빨리 집을 나와서 다른 데로 이사해.”

“나는 아이 병을 치료하겠지만, 남편을 떠나는 건 안 될 것 같아.”

미엔은 띠엔의 눈길을 피하며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일주일 정도 평화롭게 지낸 후에 히는 미엔을 더 야만적으로 고문했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태우고, 타는 향을 사용하여 몸의 혈을 눌렀다. 더 참을 수 없어 한밤중에 히가 잠든 사이 미엔은 아이를 안고, 옷을 몇 벌 대충 챙겨서 하이퐁(Hai Phong)시를 떠났다. 그녀는 남편이 찾아낼까 봐 걱정되었으므로 도(Do) 시장 근처에 있는 띠엔의 집에는 갈 수 없었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버스를 타고 하이쯔엉(Hai Duong)시에 있는 사촌의 집으로 갔다. 다음 날 띠엔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치료할 곳을 찾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날이 갈수록 돈은 고갈되고, 아기 땀은 마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처럼 매일 4~5회의 간질 발작이 일어났기 때문에 미엔의 마음은 타오르는 불과 같았다. 그러나 아이는 깨어 있을 때마다 삼촌의 음식을 훔치려 하고, 집구석에 있는 지신 제단을 깨뜨려서 미엔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었다.

미안해진 미엔은 사촌의 가족을 더는 방해하고 싶지 않아 아들을 안고 거리로 나가서 동냥하려고 했다. 그녀는 하이퐁 중심가에서 새 직장을 구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이를 데려갔다. 하지만 배낭을 어깨에 메고, 땀을 품에 안은 순간에 아이가 무서워하고 강렬하게 바동거렸다. 어떤 악마의 힘으로 다섯 살짜리 아이가 어머니를 밀어내고 문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게 하는지 모르겠다. 미엔은 벌떡 일어나 미친 듯이 아이 뒤를 쫓았다.

가망 없이 아이를 찾아 돌아다닌 지 하루가 지난 후, 히는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5번 국도변에 있는 식당 주인은 식당에서 지신 제단의 공물을 훔치던 땀을 붙잡아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은 아이에게 집이 어디인지 물었는데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않고, 단지 도망칠 기회만 기다렸다. 땀의 주머니를 뒤지다가 비닐봉지에서 어머니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작은 종이를 발견하고 곧바로 미엔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엔은 울면서 사촌의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쎄옴을 타고 경찰서로 갔다.

땀은 진짜 아동 범죄자처럼 머리를 숙이고, 초라해 보인다. 경찰은 아이의 팔을 꼭 붙잡았다. 미엔은 미안한 마음에 아이를 안고 싶어 서둘러 다가갔지만, 아이는 겁에 질려 경찰에게서 손을 떼며 도망치려 했기 때문에 경찰은 그녀를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들은 그녀에게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고, 관련 정보를 오랫동안 물었고, 그녀가 전화기 안에 저장된 아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고 나서야 땀을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

땀은 옆에 있는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빠른 걸음을 내디뎠다. 어깨는 움츠리고, 머리는 노인처럼 숙여 있다. 땀은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먹여주고, 안아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이 여자의 얼굴을 볼 때마다 일그러지고 사나운 얼굴, 특히 아이를 삼킬 수 있을 정도로 그릇 두 개만큼 크게 부풀어 오른 눈 때문에 너무 무섭다. 땀은 도망치기만 원한다. 이 여자는 왜 나에게 먹이를 주고 껴안지만, 그렇게 나를 먹고 싶은 것처럼 보이나? 아니면 그녀가 나를 속이고, 먹여준 다음에 가두고 먹으려는 것인가? 이 무서운 생각들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모르고, 말로 할 줄도 모른다. 이 여자는 왜 나에게 먹이도 주지 않고 마실 것도 주지 않고, 계속 끌고 가는 걸까? 땀은 화를 내며 도망치려고 손은 세게 뗐다. 그러나 도망칠 수 없어 땀은 온 힘을 다해 그를 꽉 잡은 여자를 긁고 물어뜯었다.

***

띠엔에게 돈을 빌린 미엔은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아이의 건강을 검진했다. 의사는 그녀의 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서, 장애를 가지며, 행동과 인식이 매우 약하다고 결론지었다. 자폐증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미엔은 이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치료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물었다. 의사는 그저 고개를 저었고, 그녀가 이해하기 어렵게 말했다. 그녀는 이 병이 아직은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이고,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의사는 그녀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을 추천하고 아이를 데려가라고 권했지만, 그녀는 이 모든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절망적으로 그녀는 병원에서 받은 약을 들고 아이를 안으면서 나갔다. 눈은 고통으로 흐려졌고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의 병이 나을 수만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그녀는 어떻게든 일하고 아이의 치료비를 벌려고 돈을 벌려고 했을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하러 이 미래가 없는 아이를 품고 살아갈까? 지금 손을 놓으면 아이는 미친 듯이 달려갈 것이고, 그녀는 그를 무시하고 반대 방향으로 달리면 이 고통의 운명, 귀신이 붙은 긴 밤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이가 없었다면 그녀는 또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녀도 확실히 모른다.

아니면 아기를 꼭 안고 저 길에서 과속하는 차 중 하나에 뛰어들까? 끔찍한 고통을 받겠지만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절망을 끝내고, 갈등을 끝내고, 수치심과 불행을 끝낼 수 있다. 맞다, 이 방법이 제일 좋은 것이지.

하지만 아이를 안고 다른 사람의 차에 달려들면 고의로 돌진하는 사람인데도 그녀가 차의 주인에게 사고의 책임을 지게 할 것이다. 죄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는 싫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녀의 마음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고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고, 그녀와 아이의 생명을 빨리 끝내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마지막 돈을 꺼내고 미엔은 빵집에 들러서 큰 케이크를 샀다. 갑자기 오늘이 아들의 여섯 번째 생일임을 기억해냈다. 땀은 단맛을 좋아해서 이 마지막 생일 케이크로 배를 채우고 만족할 것이다. 그러면 아귀가 되지는 않겠지.

아이는 케이크에 얼굴을 쑤셔 넣고, 얼굴과 머리카락에 크림을 묻혀도 상관하지 않고 허겁지겁 먹었다.

먹은 후 땀이 만족하여 어머니 품에 안겨 푹 잤다. 자는 동안 왜 이렇게 천사처럼 온순하지?

미엔은 아이를 껴안고, 큰 나무 아래 그늘로 가서 옷을 펴고, 앉고, 배낭에 등을 기대고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띠엔의 전화 한 통에 그녀는 잠시 흔들렸다. 아니다, 띠엔만의 친절로는 그녀와 아들을 구할 수 없다. 그녀는 산만해지지 않도록 전화를 껐다. 미안해, 띠엔아, 이제 너를 귀찮게 부탁하지 않을게!

어둠은 꽤 빨리 떨어졌다. 어둠은 공범자이고, 어둠은 그녀와 땀의 인생이다. 자는 아이의 어깨를 올리며, 미엔은 깜강을 가로지르는 끼엔(Kien) 다리에 발을 디뎠다. 아이를 껴안고 온 힘을 다해 다리를 건너서 강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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