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2023 스튜디오126 윤한결 개인전 《위로의 예술》
[전시]2023 스튜디오126 윤한결 개인전 《위로의 예술》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3.16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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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14.(화) - 3.28.(화)

제주시 원도심, 관덕로에 위치한 스튜디오126은 윤한결 개인전 《위로의 예술》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존시기간은 3월14일(화)부터 3월28일(화)까지 14일간 사진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근대화과정의 사회 변동 속에서 한국 사회의 민간신앙은 공통적으로 억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속신앙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이해보다는 왜곡된 이미지로써만 인식되었다. 하지만 제주의 마을 당굿은 삶의 공동체를 묶어주는 계기이자 제주인의 생활의식을 반영한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윤한결 작가의 작업에서 마을 주민들은 굿판에서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시대가 바뀌면서 바치는 제물이 조금씩 달라지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하다가 신명에 젖는 사람들을 보면 종교적 의미와 함께 해방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축제의 현장을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다시 바라보기를 권유하며 제주 사회의 독특함을 풀어낼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개요
- 전 시 명 : 윤한결 개인전 《위로의 예술》
- 전시기간 : 2023.3.14.(화) - 3.28.(화) / 14일간
- 전시장소 :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 관람시간 : 10:00 – 17:00 / 일요일 휴관
- 장르/작품수 : 사진 31점

◆전시내용

민간신앙이 전승되어 온 원천은 현실적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세구복을 염원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태도에서 비롯된다. 신앙민들은 삶의 질곡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특정한 행위를 한다. 이러한 행위도 각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명칭이나 절차가 다르며 특히나 지리적인 영향으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제주에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제주도의 민간신앙은 지역민의 종교로서 생활체계를 지배해 왔고 현재에도 그 영향력이 잔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보인다. 삶을 위협하는 자연의 힘을 시시때때로 마주해야 하는 섬사람들은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초월적 존재에 의지했다.

이는 불안심리를 종교적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사회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민간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주된 전승 집단이 해녀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근대화과정의 사회 변동 속에서 한국 사회의 민간신앙은 공통적으로 억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속신앙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이해보다는 왜곡된 이미지로써만 인식되었다. 하지만 제주의 마을 당굿은 삶의 공동체를 묶어주는 계기이자 제주인의 생활의식을 반영한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마을에 신당이 존재하고 내력담인 ‘본풀이’가 심방에 의해 무가로 전승되고 있다는 점은 여타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본풀이란 '근본을 해설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신들의 근본, 내력, 성격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굿에서 구송(소리내어 외우거나 읽음)된다. 제주도에서 본풀이가 남아 있는 것은 일정한 신당을 담당하는 심방이 있고 그 심방에 의해 본풀이가 전승됐기 때문이다.

윤한결 작가의 작업에서 마을 주민들은 굿판에서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시대가 바뀌면서 바치는 제물이 조금씩 달라지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하다가 신명에 젖는 사람들을 보면 종교적 의미와 함께 해방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축제의 현장을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다시 바라보기를 권유하며 제주 사회의 독특함을 풀어낼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한다. 제주라는 섬이 형성해 온 삶의 면면을 살피는 행위는 문화에 스며든 지역공동체의 삶, 염원, 애환, 위로와 같은 감정에 관한 기록이다.

그의 작업은 크게 굿, 심방, 단골 세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제주굿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와 시선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

전시 동선에 따라 굿의 서사적인 구조도 살필 수 있지만, 고정관념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는 다양한 맥락 안에서 형성된 굿을 하나의 예술로 바라보며 굿을 주도하는 심방의 행위를 ‘위로의 예술’로 지칭한다.

지역에 내재한 전통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행위는 그 지역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탐구하는 것과 같다. 윤한결은 점차 사라져가는 무속신앙이 제주 문화에서 차지하는 현재적 위치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하며 문화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제시한다.

[전시 서문_권주희 대표]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은 ‘금기’로 가득하다. 무속이 가진 행위, 의미 등이 비밀스러운 만큼 그것을 표현하고 보여주는 매체의 시선을 늘 자극적이었다. 오랜 시간 제주의 마을을 기록하며 가끔 보던 ‘굿’의 모습에서도 고정관념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다.

제주의 이른 봄을 알리는 ‘바람의 신’ 영등 할망이 오면 제주는 마을 곳곳에서 영등굿이 열린다. 영등 할망은 제주의 서쪽 마을로 들어와 제주 한바퀴를 돌아 제주의 동쪽 마을 우도로 나간다.

영등굿 퍼레이드를 하던 한 마을에서 언젠가는 상군 해녀였을, 지금은 하군 해녀의 몫도 다 끝냈을 할망이 현관문을 열고 바닥에 무릎을 꿇어 연신 기도를 올렸다. 그 표정과 간절함을 보며 ‘이 할망에게 영등신은 무슨 의미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후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오랜 시간 진행되는 마을굿, 해녀굿을 본격적으로 다니게 됐다.

제주 굿은 제주 사람들에게는 삶의 일부였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굿을 통해 위로받았을 할머니의 할머니들을 생각한다. 고단했던 섬의 삶을 서로서로 위로하며 살았던 심방과 사람들. 제주의 신은 바람이고 땅이며 나무이자 돌이다. 섬사람들은 살기 위해 자연에게 우리의 안위를 빌었다.

제주의 심방은 뭍의 무당과는 다르다. 자연에게 사람들의 염원을 빌어주는 사람이 제주의 심방이다. 아름다운 몸짓으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눈물과 웃음으로 단골들의 마음을 전하며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 굿의 진행자이며, 신과 인간의 매개자, 사람들을 위로하는 예술가다.

제주의 오랜 문학인 본풀이를 읊으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진심의 눈물로 위로한다. 문학과 가무와 위로에 능통한 자연과 교감하는 예술가다.

위로와 삶이 담긴 굿판을 오래 지켜 온 마을 사람들과 해녀들. 이들로부터 제주의 굿은 시작된다.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이자 나이고 우리의 후손이다. 한바탕 춤과 노래로 굿을 채우는 사람들이다.

점점 없어지고 축소되는 제주굿을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굿판에 모인다. 사회학자도 역사학자도 아닌 사진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굿의 본질은 위로였고, 심방의 행위는 예술이 아니면 표현할 단어가 없었다.

나는 사진의 기능적 측면으로 제주굿의 가치를 보여주고 기록하고, 사진이라는 순수예술의 장르적 측면에서 굿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행위의 아름다움과 위로의 장면을 선택했다.

[작업 노트_윤한결 작가]

※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010-9036-3551 권주희 대표)로 문의

◆작가 소개

윤한결
2005  제주대학교 철학과 졸업
200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전공 졸업

개인전
2023  위로의 예술(스튜디오126, 제주)

단체전
2017  사진그룹 시각인식 그룹전 <기록과 예술사이 시각인식>(둘하나갤러리, 제주)
2006  제주사진연구소 전시기획 및 전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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