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낭송협회, 정기詩낭송회 개최
제주시낭송협회, 정기詩낭송회 개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8.09.27 21: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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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7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서
“풍성한 가을하늘에 웃음꽃을 피우자”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말입니다.
보고 싶은 그리움 때문이거나
잘살고 있다는 평범한 말들이거나
내 벙어리장갑 안에서
뛰어 놀던 자식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함으로 수개월을 지새운 날들
한가위엔 가을 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듯 한
웃음과 미소들
그 웃음꽃들을 피우셨나요?“

사단법인 제주시낭송협회(회장 오상석)가 주최하는 2018년 9월 151번째 정기詩낭송회가 김순자 씨의 사회로 27일 오후 7시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회장인 김순이 시인, 오승철 시인, 양전형 시인, 나기철 시인, 강방영 시인, 양영길 시인 등을 포함해 회원들과 시를 사랑하는 도민들이 참석해 소극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오상석 회장은 인사말에서 “늘 여러분께서 많이 찾아주셔서 고맙다”며 “늘 웃으면서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주옥같은 시낭송을 들으면서 좋은 시간이 될 것”을 주문했다.

이날 낭송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고 1부는 첫 순서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김순이 시)라는 시를 김장명 낭송으로 잔잔하게 이어져 마치 제주바다가 소리쳐 우는 듯한 분위기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우화의 강'(마종기 시)을 김영희 낭송과 '낙엽단상'(박옥위 시)을 관객 낭송 코너로 김순이 씨가 낭송 했으며 김씨는 “지난 어릴 적부터 이 시를 알고 지금 지천명 나이에 다시 시를 보니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술회했다.

이어 '겨울삽화'(강은미 시, 강서정 낭송)는 이미 강은미 시인이 쓴 작품인데도 비자림로 삼나무가 잘려가는 영상을 함께 보고 낭송을 한 모습에서 마치 잘려나간 삼나무길을 보고 시를 쓴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강은미 시인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사수동 갯가에서'(양전형 시)를 관객에서 즉석으로 고경희 씨가 낭송을 했는데 초보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프로 빰치는 낭송 실력을 뽐내 관중으로부터 환호의 박수를 받았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쉬어가는 코너로 특별공연인 기타리스트 오재석 씨의 기타공연이 이어졌다.

다시 2부로 '섶섬이 보이는 방'(나희덕 시)의 시를 박연순 낭송으로 부제인 ‘이중섭의 방에 와서’라는 시를 만나게 된다. 이는 마치 물질문명에 빠진 현대인에게 물질에 빠지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듯 빈 조개껍질에 세 든 소라게처럼 행복은 길지 못하다는 것을 경고했다.

이어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시)를 정삼권 회원이 잔잔하게 낭송했다. 마치 성산포가 눈에 보이는 듯 성산포 부두에 둘이 앉아 소주 한잔을 마시는 그림이 눈에 선할 정도로 차분하게 낭송을 해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낙화'(이형기 시)를 김신자 씨가 관객 낭송으로 관중들을 사로잡았고 김 씨는 ‘낙화‘를 내 인생과 오버랩 되면서 사는 데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시)를 이혜정 씨가 낭송을 해 오늘 시낭송회에 참관한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모습에서, 모든 낭송을 들은 시가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끝으로 관객들의 이구동성으로 '배경'(박목월 시)을 다함께 낭송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소극장의 분위기는 정감어린 가을의 결실로 무르익었다.

한편, 사단법인 제주시낭송협회는 시낭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시를 알리고 각박한 현실에서 목마른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시의 전령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기시낭송회를 통해 아름다운 제주에 시의 향기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시낭송회를 꾸며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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