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서귀포문학상’에 강영은 시인 '지슬' 당선
제13회 ‘서귀포문학상’에 강영은 시인 '지슬' 당선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6.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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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지슬’이란 농산물로 토속적 제주인의 삶을 그려내
강영은 시인
강영은 시인

(사)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지부장 정영자)는 2023년도 제13회 서귀포문학상 수상자로 강영은 시인의 ‘지슬’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서귀포문학상은 서귀포문학지 제35호를 통해 발표될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의 작품성과 문인협회의 기여도를 고려하여 10여 편의 작품을 1차 선정했으며, 이어 최종 산고 끝에 강영은의 ‘지슬’이 선정되었다.

수상작 ‘지슬’은 제주에서만 통용되는 ‘감자’라는 제주어로서 오래전, 이 땅을 일구면서 화전을 경작했던 설운 선인들은, 임야에 불을 놓아 땅을 개간한 다음 가장 먼저 심었던 게 모멀(메밀)과 지슬이었으며. 이번 본선에 오른 작품 중 하나인 「떡, 빙」 또한 같은 맥락에서 제주의 한이 담긴 서사와도 같았기에 심사위원들은 즐겁게 선할 수가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윤봉택 심사위원장(시인)은 “시인은 거친 중산간 지역에서부터 돌밭 해안에 이르기까지, 결코 숨길 수 없는 속살을 옷고름 하나로 꿰맨 채, 밤을 지나온 별빛 닮은 언어를 지슬을 통해 독자들에게 유감없이 노출시키고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이론이 없었다.”라면서 “운문 부문 송인영의 「떡, 빙」과 김효선의 「하효」, 산문 부문 오옥단의 「마지막 자격증」, 동화 김정배의 「지네 잡이」등 본선에 올라왔던 회원의 작품들도 훌륭했었다.”라며 아쉬움도 남겼다.

한편,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는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과 예향 서귀포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나가기 위해 서귀포문학상을 제정하고 매년 당선자를 배출해 내고 있다.

《강영은 약력》

1956년 서귀포 법환동 출생, 제주여고 제주교육대학,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사 졸업, 2000년『미네르바』등단, 시집『녹색비단구렁이』『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마고의 항아리』『상냥한 시론(詩論)』외 2권, 시선집『눈잣나무에 부치는 詩』PPE(poem, phot, esaay)집『산수국 통신』외. 공저 다수,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세종 우수도서, 한국출판산업진흥원 우수콘텐츠에 선정되었으며, 시예술상 우수작품상, 문학청춘 작품상, 한국시문학상, 한국문협 작가상 등수상, 현재 한국시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복지위원, <문학청춘>편집위원, 서귀포 칠십리 문학상 운영위원장, 서귀포 예총 자문위원, 서귀포 문인협회 회원으로 있다.

《당선소감 / 강영은》

시를 쓰는 일은 매일의 삶을 살아내는 방법이며, 피안의 언덕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절대적 초월자처럼 진면목(眞面目)을 보여주지 않는 시를 향해 제가 할 일이란 자신을 제물로 삼아 그 제단에 나아가는 일밖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문학적 갈증에 대한 소미지급(燒眉之急)의 허욕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제게 서귀포문학상 수상 소식은 서귀포 바다에 뜬 집어등처럼, 멀고 아련한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상찬을 받기엔 너무나 부족함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주말로“동네 심방 내무린다”는 말과 같은 뜻이겠습니다.

선지자도 동네 심방도 못 되는 제게, 이처럼 과분한 상을 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노마드의 삶을 살아가는 저의 문학적 편력을 포용하는 고향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고향 집으로 향하는 여행이다'라고 ‘헬만 멜빌레’가 말한 것처럼 다시 돌아온 고향이야말로 내 인생이 향할 영원한 종착지임을 깨닫습니다.

타향에서 고군분투하는 문학적 외로움을 가슴 뜨겁게 안아주신 심사위원님들에게 깊은 절을 올립니다.‘예향 서귀포’를 알리는 기수 역할을 하라는 뜻인 줄 알고 더 좋을 글을 쓰는 시인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평 / 윤봉택》

심사위원은 11일 심의에 앞서, 『서귀포문학』 2023년도 상반기에 발표된 회원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하되, 그 기준은 기존 수상 작가의 작품을 제외한,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의 작품성과 문인협회의 기여도를 고려하여 선정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사무국에서 제출한 전체 작품에 대하여 윤독한 다음 각자가 선한 작품 10여 편을 대상으로 1차 심의를 하였다.

그 결과 운문 부문 강영은의 「지슬」, 송인영의 「떡, 빙」, 김효선의 「하효」, 산문 부문 오옥단의 「마지막 자격증」, 동화 김정배의 「지네 잡이」 등을 본선에 올려 심사숙고한 끝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운문 부문 강영은의 「지슬」을, 2023년도 제13회 서귀포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수상 작품 「지슬」은 제주에서만 통용되는 감자의 제주어이다. 오래전, 이 땅을 일구면서 화전을 경작했던 설운 선인들은, 임야에 불을 놓아 땅을 개간한 다음 가장 먼저 심었던 게 모멀(메밀)과 지슬이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이번 본선에 오른 작품 중 하나인 「떡, 빙」 또한 같은 맥락에서 제주의 한이 담긴 서사와도 같았기에 심사위원들은 즐겁게 선할 수가 있었다.

지슬이라는 농산물은 이렇듯 제주인의 정서에 고즈넉하게 녹아 흐르는 한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시인은 거친 중산간 지역에서부터 돌밭 해안에 이르기까지, 결코 숨길 수 없는 속살을 옷고름 하나로 꿰맨 채, 밤을 지나온 별빛 닮은 언어를 지슬을 통해 독자들에게 유감없어 노출시키고 있어, 제주인의 토속적인 삶을 느낄 수가 있었다. 때문에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이론이 없었다.

서귀포문학상은 서귀포문학인을 대상으로 『서귀포문학』 상반기에 발표되는 작품을 심사하여 수상작을 결정하기에 그 의미가 배가 됨을 기억한다.

※ 심사위원장; 윤봉택

심사위원; 한천민, 강영란, 강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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