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맞은 ‘규슈올레’, 일본의 대표적인 여행브랜드로 거듭나
11살 맞은 ‘규슈올레’, 일본의 대표적인 여행브랜드로 거듭나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3.0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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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토) 규슈올레 신규 코스인 ‘마츠우라-후쿠시마’ 개장식 열려
3/5(일) 규슈올레 첫 코스인 다케오 코스에서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 성황리 마쳐-
제주올레 첫 수출 길이자 첫번째 자매의 길인 ‘규슈올레’ 11주년 맞아 규슈여행브랜드로 자리매김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자매의 길은 (사)제주올레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주올레가 길을 만들고 쌓아온 노하우를 국내 또는 해외에 전수해 새로운 올레길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규슈를 알고 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코로나 19로 침체된 규슈올레 길의 활성화와 2012년 첫 규슈올레 코스가 개장한 지 11년을 맞아 마련된 자리다. ‘규슈관광기구’가 주관하고 ‘규슈올레 선정지역 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번 축제에는 8백여 명의 일본인 참가자들과 외국인들이 함께했다. 참가 신청을 하지 않은 인원까지 더하면 약 천여 명의 사람들이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에 참여했다.

이번 축제를 준비한 규슈올레 선정지역 협의회 전 회장인 고마츠 타다시 미야마 시장은 축제 개막인사에서 “규슈올레를 유치하고 관광 주변 산업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었다. 제주올레의 자매의 길로 현재까지 규슈 7개 현에 18개 코스가 조직돼 많은 손님을 맞이했다”며 “규슈올레의 매력은 해안선과 산, 마을 등 자연과 민가를 지나는 골목길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이며 자기 속도에 맞게 걷는다는 점이다. 이번 제1회 규슈올레걷기축제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규슈 자연을 오감으로 느끼며 걷는 길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규슈올레는 2011년 5월 규슈관광추진기구(현, 규슈관광기구)가 (사)제주올레에 제안을 했고 (사)제주올레에 로열티를 주고 제주올레 길을 벤치마킹해 트레킹 코스를 조성하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다케오 코스(2.29), 오쿠분고 코스(3.1), 아마쿠사-이와지마 코스(3.2), 이부스키-가이몬 코스(3.3)를 시작으로 이후 몇 개 코스의 개ㆍ폐장이 있었고, 축제가 열리기 전날인 4일에는 ‘마츠우라-후쿠시마 코스’가 새롭게 개장해 2023년 3월 기준 총 18개 코스가 규슈올레에 열렸다. 지난 11년 동안 규슈올레를 찾은 사람은 약 53만 5000여 명, 규슈올레를 완주한 사람은 3백55명으로 그중 한국 사람은 22.8%로 일본 사람들이 더 많이 찾고 걷게 되는 길이 되었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2012년 첫 코스인 다케오 코스를 개장한 후 규슈올레가 규슈 관광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2014년 규슈올레가 개설된 11개 지자체 단체장들이 모여 만든 ‘규슈올레 선정 지역협의회’의 힘이 컸다. 규슈올레 선정지역 협의회는 지역에 생긴 코스를 사람들이 계속 찾아와 걸을 수 있도록 길을 가꾸고 마을 곳곳을 활성화시켰다. 

코스 선상에 있는 시정촌(市町村) 들은 서로 연대하며 합동 프로모션 및 여러 교류의 기회를 만들었다. 규슈올레 코스에 올레를 응원하는 가게들이 점점 늘어났고, 제주올레 길에서는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안내소가 규슈올레 시작점에도 생겨 화제가 되었다.

2015년에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규슈 올레 심포지엄’을 개최해 올레길을 통한 문화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으며, 일본 지역민과 올레의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여러 사업을 실시했다.

마츠우라-후쿠시마 코스의 개장식이 있던 4일에는 700여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작은 마을을 들썩이게 했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마츠우라-후쿠시마 코스’가 위치한 마츠우라시는 나가사키현 북부의 마츠우라, 후쿠시마, 다카시마 3개 지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마츠우라시에는 2만 1천여 명이 살고 있으며 바다와 산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자연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전갱이 어획량이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곳으로 ‘전갱이 튀김의 성지 마츠우라’로 인지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코스는 마츠우라시 후쿠시마 지소(시작점) -> 오야마 전망소(2.5km) -> 후쿠주지 절(5.0km) -> 구 요겐 초등학교(6.8km) -> 나베쿠시 어항(7.4km) -> 도야 다랭이논(10.0km, 종점) 코스다.

이 코스는 한적한 일본 시골 농ㆍ어촌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됐다. 초반에 마을을 벗어나 산길로 오르는 길이 다소 힘들 수 있지만 오르막길의 숨 가쁨은 잠시, 주변 섬을 파노라마로 바라볼 수 있는 오야마 전망소가 기다리고 있다.

오야마 공원

전망소가 있는 오야마 공원은 약 800그루의 왕벚나무, 산벚나무 등이 조성이 되어 있어 벚꽃명소로 유명하다. 공원 안에는 10월에 피는 벚꽃도 있어 1년에 두 번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으며 3월에는 밤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야간 조명을 비추는 라이트 업을 실시하고 있다. 만개한 벚꽃 안쪽에서는 ‘이로하지마’ 섬을 조망할 수 있는데 이로하지마는 이마리만 동부, 사가현 가라쓰시 히젠초와 나가사키현 마츠우라시 후쿠시마초 사이 해역에 떠 있는 많은 무인도의 총칭이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구 요겐 초등학교

마츠우라시립요겐초등학교는 현재 폐교로 짙푸른 수목으로 둘러싸여 있다. 1959년 상영된 영화 「니안쨩」의 촬영지였으며 현재도 당시의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나베구시어항

마츠우라시 후쿠시마초는 멸치 조업이 성황이며 나베구시어항은 멸치의 대표적인 산지이다. 갓 어획된 멸치를 항구 가공장에서 신속하게 해수로 삶아 말린 것이 유명하며, 맛국물 용 멸치를 파는 상점도 만날 수 있다.

도야 다랑이논(종점)

종점에 있는 도야 다랑이논 전망소는 <일본 다랑이논 100선>에 속한 곳이다. 매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에 걸쳐 실시되는 모내기 시기에는 약 400장의 논에 석양이 비추어 아름다운 다랑이 논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많은 사진가들이 이 광경을 담기 위해 찾는 곳이다.

토모다 요시야스 마츠우라시장은 “규슈올레는 마츠우라시가 오랜 시간 바란 목표였다. 2019년 규슈올레 코스에 처음 도전 후,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지난해 12월 코스로 인정받게 되어 기쁘다.”며 “지역주민들과 힘을 합쳐 더욱 매력적인 코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츠우라-후쿠시마 코스를 계기로 마을의 자연과 역사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도보여행자와 지역민들이 자연 속에서 만나 교류하는 일들이 이 길에서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 제주올레 안은주 대표는 “걷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길은 더 아름다워진다. 다른 규슈올레 길들이 매력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이 코스 역시 사랑받는 코스가 되기를 바란다.”며 “먼저 지역주민들이 자주 걷고 잘 관리한다면 마을 곳곳이 올레길로 빛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11년이란 길을 걸어온 규슈올레는 제주올레 길과 마찬가지로 관광지 위주로 돌아보는 일본의 여행 트렌드를 바꿔 놓았다. 마을에 속해 있는 자연 그대로가 관광자원이 되었고 일본 지역주민들 역시 코스가 생긴 자신의 마을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마을길을 걸으며 개인ㆍ단체 간 교류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제주올레와의 인연으로 구마모토현 가미아마쿠사 지역주민들이 무릉리 마을주민들에게 ‘감귤 모찌’만드는 법을 전수해주기도 했으며, 반대로 제주올레에서는 가미아마쿠사 부인회에 김치 만드는 법을 전수해 국경을 넘나드는 민간 교류를 이어 나갔다.

규슈올레가 처음 생기기 전부터 코스 개발에 참여한 규슈산업대학 관광학과 도요시마 시게루 준교수는 “올레는 걷는 사람과 지역을 건강하게 해주는 멋지고 행복한 길이다. 10년 이상 규슈올레를 성장하게 도와준 규슈관광기구와 첫 개장 코스로서 다른 지역들에 모범이 되어 준 다케오시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규슈올레와 길에 담긴 문화가 앞으로도 100년, 1000년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서 자연을 즐기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행복한 규슈올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제주올레 자매의 길 중 가장 먼저 생긴 ‘다케오 코스’에서 지난 3월 5일(일) ‘제 1회 규슈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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