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31)장원길 강영보 시인
[뉴스N아침시](31)장원길 강영보 시인
  • 뉴스N제주
  • 승인 2018.12.02 2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시평 현달환
강영보 시인을 위한 작은 시반찬
강영보 시인
강영보 시인

장날 마다 비양도엔 해가 늦게 걸리니
원통한 사람마다 소주 한잔 마시며
길 위에 돋은 푸성귀 안주 삼아 흥낸다

강인한 돌구멍도 바람 쉴 곳 있는 법
영롱한 별빛 아래 고향 소리 흐르면
보약이 따로 있더냐 장원길이 내 세상

시나브로 불어대는 바람도 내 친구라
인생이 무상해도 내 숨 쉴 곳 여기니
아무리 꽃이 고운들 눈길 한번 안주리
    -현달환의 '장원길 강영보 시인아'

달력 한장만 남아있는 12월 첫 일요일.
서쪽으로 서쪽을 차를 몰아 달렸다. 애월이라는 익숙한 곳을 지나 귀덕이라는 곳. 처음 맞이한 마을에서 자갈돌이 무성한 양배추 밭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살아가는 게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하얀 머리로 변한 색깔은 늘어진 갈대의 하얀색에 버금간다. 사는 게 힘든 게 아니라 그렇게 순응하면서 살려고 가꾸지를 않는 것이리라.

혼자 아이스 믹스 봉지커피를 즐겨마신다며 내민 종재기 커피는 먼길오는 동안 목마름에 대한 상냥한 대접.

그에게서 파릇한 방어의 색상을 보고 싱싱한 마음씨를 보니 마음이 저절로 배부른 시간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차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집앞에 무성하게 피어난 '허브' 잎을 따주면서 '시원하게 살라'고 말한다. 그래, 추워가는 계절에 시원하게 살자꾸나.

그에게서 한림사람 다된, 비양도를 사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오는 길이 무척이나 가볍움을 느낀다.

강영보 시인, 파이팅![현달환 시인]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