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CEO 송주온 칼럼](32)이태원 여행사에서 글로벌 BTI까지
[행복한 CEO 송주온 칼럼](32)이태원 여행사에서 글로벌 BTI까지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4.01.2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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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시대의 경제인
행복한 CEO송주온 성공 이야기
끊임없이 긍정하고,또 긍정하라
행복한 CEO 송주온 대표
행복한 CEO 송주온 대표

1987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자본금 250만 원으로 시작한 비티앤아이(BT&I)를 2600억 원대의 항공권을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성장시킨 송주온 대표.

35년간 국내 최고의 기업체 전문 여행사로 성장하기까지 여행업 한길로 매진하여 자연스럽게 한국 여행 전문가 그룹의 오피니언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행복한 CEO.

제14회 여성경제인의 날 모범여성기업인상 대통령상 표창, 제12회 여성경제인의 날 국세청장상, '2011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40인(<포춘코리아> 주최)'에 선정됐으며, 현재 W아너 소사이어티 총리더인 송주온 대표는 건전한 기부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시민참여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발간되는 <포브스>에서 발표한 '아시아 기부 영웅 48인'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여성 CEO로는 처음으로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한 그녀는 나눔과 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행복한 CEO'란 별명에 걸맞게 주변에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뉴스N제주가 창간 5주년을 맞아 마련한 '행복한 CEO 송주온 칼럼'의 32번째 '나는 99번 긍정한다'의 핵심은 바로 '기업의 정체성 확립'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혼자 존립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이 든다. 그래서 가족의 힘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만들어가면서 세상과 맞서 싸우고 지탱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가족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CEO의 기지, 직감, 선택 등 모든 것이 잘 이뤄져야 성공의 위치로 우뚝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가 생기면 원래 기업의 목적과 정체성을 찾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 BT&I의 성장은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행복한 CEO 송주온 대표의 절대적인 선택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과정을 어떻게 회피하고 기회를 잡는냐는 CEO의 직관으로 연결되는 미래에 대한 믿음을 보는 것이다. 안목이 깊은 것이다.

흔히 우리는 앞만보고 살고 있지만 항상 기업에 있어서 닥처오는 불안감을 늘 깨닫고 회피하려 해야 한다. 작은 불안감이 큰 성사를 망치고 마는 ㄳ이다. 그렇게 본다면 송 대표가 보여주는 선택은 믿음과 직관으로 연결되는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 가족을 움직이고 안심시켜준다면 가족같은 직원들이 더 발벗고 나선다.  

​"무엇이 가장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가?"
그 답이 이 안에 있다.
마음이 착한 사람을 찾아라
한결같은 마음이 세상을 바꾼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행복한 CEO' 송주온 대표이사의 스토리를 통해 장사나 사업이나 마찬가지로 직원을 졸도시킬 만큼 직원을 사랑하지 않으면 장사나 사업은 힘들어진다는 것을 이번 장에서 알 수 있다.

송주온 대표의 직원 사랑은 곧 고객 사랑이다. 직원들에게 잘해 줄 때 고객은 최고의 대접을 받는 것이다. 지금 내 회사, 사업장이 잘 안되고 있을 때 송주온 대표의 마인드를 차용해 볼 필요가 있다.  그 길을 따라 함께 걸어간다면 자신에게도 몰라보게 행운이찾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도 많은 필독과 응원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태원 여행사에서 글로벌 BTI까지

기업의 이름은 브랜드가 되기도 하며 기업의 정체성이 된다.

그 기업의 성격은 물론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철학 및 역사가 배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기업의 정체성은 그 기업의 비전과 이념이고 하나의 조직으로서 갖는 정신이며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기도 하다.

기업이 정체성을 세우는 것은 조직구성원에게나 사회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외국인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지었던 ITS(이태원 여행사, Baexcn Travel Service)라는 사명(社名)에도 변화를 주게 되었다. 주변에서 '이태원 미스 송'이라 불리는 내 명칭에 대한 어감이 좋지 않다고 해서 영문자 맨 앞 I를 인터컨티넨탈로 바꾸었다.

송주온 BT&amp;I그룹 대표
송주온 BT&I그룹 대표

그래서 이태원 여행사에서 인터컨티넨탈 여행사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이태원 여행사라고 하면 이태원이 사무실이 있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무교동에 있었다.

이태원에 와 있다며 사무실 위치를 묻는 고객도 있었다. 인터컨티넨탈이라는 이름처럼 이태원을 벗어나 여행사도 세계속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남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이의를 제기 했다. 인터컨티넨탈 여행사라고 크게 도색된 차를 보고 호텔 대표가 "우리 호텔에서 언제 여행사를 했느냐"고 물었던 것이다.

물론 우리는 호텔이 아닌 여행사였지만 클레임을 받고 보니 더 이상 그 이름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글로벌 여행서비스를 하는 비티아이BTI와의 계약을 계기로 이름을 변경했다.

회사가 사명을 변경하고, 기업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것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했다. 사업이란 게 처음에 잘나간다고 해서 언제나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존폐의 위기에 닥치기도 하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다.

1990년 1월 항공권 판매 100만 달러를 달성한 것을 정점으로 우리 회사도 정체곡선을 그리게 되었다. 외국인 대상으로 판매서비스를 시작한 후 90년 1월에 하와이여행을 기획했다.

이미 88년에도 하와이 허니문여행을 기획하기도 했다. 당시는 서울올림픽이 끝나고 이제 막 여행 자율화가 시작되던 때라 사회적으로 소비풍조를 조장한다고 제재를 받았다.

그래서 전국에서 환갑, 진갑이 되는 150여 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모시고 효도관광 사업을 하게 되었다.
여행사를 시작하면서 처음 세웠던 목표를 달성해서 그런지, 긴장이 흘려 온몸이 아팠다. 저혈압도 있는 상태에서 2년 6개월간 쉬지 않고 일만했던 터라 몇 번씩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일직원들에게 회사를 맡기고 그해 4월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1990년 11월 결혼과 함께 두 아이도 낳고 5년 동안 미국에서 거주했 다. 두 달에 한 번씩 한국에 와서 직원도 뽑고, 입사교육도 시키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곤 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안정된 생활을 했지만 회사는 정체성을 잃은 채 외국인 대상 판매서비스를 하다 패키지 영업을 하는 등 준폐의 위기가 찾아왔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직원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95년 큰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년 후 남편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사업의 성패는 동종 경쟁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가야 하고, 우리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때까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항공권 판매서비스가 주매출원이었지만 그 이상의 것이 요구되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항공권 판매서비스는 어느 정도 성장에 한계성이 보였다.

이제는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업체를 직접 상대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런데 조사 결과 대부분 글로벌 업체와 계약을 통해 일괄적으로 여행이나 출장서비스를 받는 형태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항공권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 회사가 성장 하려면 글로벌 업체와 손을 잡아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여행서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전인미답의 개척지 같은 상황이었다.

먼저 관련업체를 수소문했더니 BTI(현 HRG)가 적격이었는데, 본사는 영국에 있지만 아시아 본부가 홍콩에 있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 회사는 직원이 약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외국항공사 한국지점장이 홍콩에 있는 BTI의 지점장을 소개해 준 덕분에 한국으로 방문하기로 한 BTI의 지점장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사전에 회사 소개 등의 문서는 홍콩으로 보냈고, 최종결정과 실사를 위해 한국으로 방문한다고 했다.

1996년, 한창 한국의 여행수요가 늘어 나는 시기였다. BTI의 지점장이 묶고 있는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미팅을 하기로 했다. 미팅을 위해 사전에 여러 가지 공부를 했다.

BTI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서비스를 진행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외부적으로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검소한 옷차림은 겸손보다는 평가절하로 비쳐질 것 같아 큰 반지와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 미팅에 참석했다.

다행히 계약이 긍정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무실이 보고 싶다고 했다. 강남지점에 5명, 마포사무실에 15명 있는 회사의 규모를 확인한다면 계약이 거절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홍콩 지점장에게는 (앞으로 있을) 직원이 65명이라 고 말을 했다. 실제로 있는 직원 20여 명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한국에서 최고의 파트너를 만났다."

내가 가장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는 내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신뢰감을 갖는 듯했다. 하지만 서로 일을 진행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사무실을 보여 주는 것은 역효과가 날 것 같아 나름 수를 썼다. 그가 한국에 처음 왔고, 오후 출국 일정을 감안해서 홍제동 그랜드 스위스 호텔을 출 발해서 교통체증이 심한 시내와 강남으로 차를 몰았다.

결국 일정을 고려한 홍콩지점장은 공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공항으로 차를 몰아 환송을 해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1996년, 본 계약은 담당자의 보고서가 본사로 넘어간 후 결정이 났다. 사무실도 보지 않고 만난 지 두 시간 만에 계약하기로 결정이 되었으니 목표는 달성했다.

홍콩에서 글로벌 여행서비스를 하기로 정식계약을 맺어 글로벌 여행사로 한 단계 도약을 하게 되었다. 계약한 이후 홍콩지 점장에게 말했던 직원 65명을 채웠다.

BTI는 나중에 기업체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지금의 글로벌 기업체 전문 여행 브랜드인 HRG(Hogg Robinson Group)'로 합병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 여행사도 비티아이BTI 여행사에서 비티앤아이BT&I 여행사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름의 뜻은 비즈니스 여행과 인센티브 여행으로, 글로벌 여행서비스로는 한국 제일의 기업체 전문 여행사로 우뚝 솟았다.

회사명을 변경한 것은 단순히 겉포장만 바꾸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여행사로서 좀 더 탄탄한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었다. 베인앤컴퍼니의 CEO인 스티브 엘리스(Steve Ellis)는 '핵심에 집중하라. 핵심을 확장하라, 핵심을 재정의 하라'는 생각의 3단계를 말했다.

BT&I가 여행사로서의 가진 역량은 무엇보다 기업체 여행 서비스다. 25년 동안 기업 여행서비스에 집중해서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래서 BT&I는 기업 여행서비스에서 이미 최상위권의 실적과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되었다. 여행서비스를 보다 확장하기 위해 온라인 항공권과 개별여행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투어익스프레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2009년에는 호텔예약 업체인 '호텔트리스'를 인수, 계열사로 추가했다. 여행에 필요한 것 중에서 교통편인 항공과 숙소인 호텔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이 두 개를 유기적으로 합쳐서 여행서비스에 접목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 기대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투어익스프레스를 인수할 당시 내부적으로 반대도 많았고 시장에서의 평가도 사실 좋지 않았다.

같은 업종이지만 성격이 다른 두 업체 -BT&I는 오프라인 성격이 매우 강하고, 반대로 투어익스프레스는 온라인 성격이 강하다- 가 하나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표로 하는 고객 대상층도 기업고객과 개별고객으로 상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과연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두 조직을 통합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기업문화가 충돌하여 부조화가 생기는 것을 과감하게 인정했다. 억지로 어느 한쪽으로 이끌고 가다 보면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회사지만 두 개의 축으로 서로의 조직을 그대로 두고 영업하는 체제로 만들었고, 당연히 대상 고객 군이 달라서 충분히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을 기대했다.

지금도 그것이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우려와는 달리 마치 새가 두 날개를 힘차게 날갯짓하여 날아가는 것처럼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었다. 실제로 기업고객 서비스가 개별여행 서비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항공권 매출이나 개별여행을 통해 기업고객이 연결되는 시너지 효과를 경험했다. 서로 상호 보완하는 시너지 효과는 시장에서 합병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

호텔예약업체의 인수도 플러스 효과를 가져왔다.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온라인 예약엔진을 개발해 항공엔진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호텔 예약엔진 개발 부분이 부진했다.

내부 타당성 조사를 통해 호텔예약 부분에 온라인 예약시스템과 관리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되었지한 많은 자금과 시간 소요로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호텔트리스를 인수한 후 회사는 다양한 여행관련 포트폴리오를 갖게 되었다.

이렇듯 여행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과감한 투자가 장래의 기업 생존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온라인 마케팅을 위해 자회사인 'DIG'와 여행 콘텐츠 업체인 '지트레블러(Gtraveler)'가 BT&I의 일원이 되었다.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 걸어온 것을 뒤돌아보면 우리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다른 사업 진출의 실패 위험성을 극복하고, 인수한 조직을 안정화의 궤도로 올려놓았다. 단순히 몸을 불리기 위해 다른 사업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여행 사업으로의 집중화, 글로벌 여행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위한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발전의 토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기업의 정체성 확립이었다. 우리 회사를 찾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여행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한 여행사로서의 정체성을 찾은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나 발전의 동력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잘 알고, 잘하는 부분에서 내 역량을 펼칠 때 원하는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자신의 역량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즉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 곳에 온전히 집중할 때 성공에 이르는 길은 그만큼 빨리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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