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30)내가 바라보는 미래 제주 ...갈등이 계속되면 남는 게 없다
[김택남 칼럼](30)내가 바라보는 미래 제주 ...갈등이 계속되면 남는 게 없다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12.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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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우리가 사는 세상에 갈등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지나 처지, 이해관계 따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갈등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살아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갈등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갈등한다는 것은 고민한다는 것이다. 가만 보면 사이 간(間)에서 나타난다. 인간(間), 공간(間), 시간(間)이 존재하는 한 갈등은 없어지지 않는다. 합쳐서 풀어보면 사람이 존재하는 공간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갈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갈등'이라는 단어의 유래에서 보듯 동·식물, 인간 사회가 갈등이란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 말 한마디가 잘못됐을 때 갈등은 더욱 커지고 나중에 제대로 매듭을 짓기에는 어려워진다.

최근 SNS에 어떤 분이 글을 올렸는데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관한 책을 읽고 내용을 적은 글이 생각난다.

글의 내용은 자연(自然)을 친구처럼 가까이할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병아리가 양계장(養鷄場)에 팔려오게 되면 그 순간부터 이 병아리들은 죽을 때까지 맨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좁쌀이나 풀 같은 자연식품도 한 번도 맛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닭들은 생존(生存)에 필요한 최소한의 밀폐(密閉)된 공간에서 500개가 넘는 알을 낳은 후, 폐계(廢鷄)가 되어 삶을 마감한다. 그런데 자연주의자(自然主義者)인 그 책의 저자(著者)가 노화(老化)되어 더 쓸모없는 폐계(廢鷄) 24마리를 사서 야산(野山)에 풀어놓고 어떻게 변하는가를 지켜보았다.

그랬더니 보름이 안 돼 깃털이 살아나고 나뭇가지 위로 날아가더니 두 달 때쯤 되자 닭벼슬이 빳빳이 서고 눈매가 부리부리해지면서 보기에도 위풍당당한 토종닭으로 변했다는 것.

대자연의 정기(精氣)를 받고 맑은 공기와 좋은 물을 마시고 풀과 야채(野菜)를 먹으니까 죽어가던 기능(機能)들이 다시 회복(回復)돼서 혈기왕성(血氣旺盛)한 젊은 닭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TV에 가끔 등장(登場)하는 아프리카의 마사이족(Maasai族)들은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사람들이라며 이와 관련 이야기도 전했다.

그들은 필요한 단백질의 60% 이상을 고기에서 섭취한다. 그런데 똑같이 고기를 주식으로 삼고 있는 서구인들이 심장질환이 많지만, 마사이족은 심장질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마사이족들은 숲을 친구삼아 늘 걸어 다니고, 또 고기와 함께 각종 야생 채소들을 먹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그 책을 읽으면서 식물의 색깔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함께 올렸다.

사람이 태양 빛을 너무 많이 쬐게 되면 자외선(紫外線) 때문에 피부암을 얻게 되는데, 식물도 역시 그렇게 망가진다고 했다.

그래서 자체(自體) 방위수단(防衛手段)을 마련했는데 이것이 바로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색깔은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쓰는 양산(陽傘)이라는 것이다.

사과는 빨간색 양산을 쓰고 가지는 보랏빛 양산을 걸친다. 귤은 노란색으로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遮斷)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뭇잎들이 푸른색인 것도 식물의 세포가 살아남으려고 만들어낸 화학물질의 작용 때문이다.

이처럼 색깔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맛과 향(香)을 만들고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과 싸우는 무기(武器)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런 채소나 과일, 나물 채소를 사람들이 먹게 되면 식물의 화학무기(化學武器)가 인간 세포의 산화(散化)를 막아주고 암세포들과 맞서 싸움을 한다.

이렇듯 오묘(奧妙)하고 신비(神秘)한 자연의 모습을 우리가 보고 느끼면서 이 대자연을 함께 하자고 언급했는데 자연을 가까이하고 자연을 친구 삼을 때 인간은 보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향유 할 수 있다고 했다.

친구를 가까이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다며 인간이 자연을 진정한 친구로 삼는다면 이 땅 위에 넘쳐나는 다툼, 시기(猜忌), 질투(嫉妬), 고소 고발, 반목질시(反目嫉視) 등이 사라지고 우리 삶이 더욱 여유(餘裕)롭고 풍성(豊盛)하고 행복(幸福)한 삶을 맛볼 수 있고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가 자연(自然)임을 잊지 않고 있다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인간에게 닥치는 대부분 질병과 재앙은 상당 부분은 인간이 자연을 떠나 살고 자연을 훼손(毁損)했기 때문인데 그런데도 자연은 인간을 거부(拒否)하지 않고 가까이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따뜻하게 품어 준다.

자연(自然)은 남녀노소(男女老少), 인종(人種), 피부색과 관계없이 또 재물과 권세에 따라 전혀 차별하지 않고 우리를 맞아준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갈등이 많은 것도 이 자연의 고마움과 이치를 모르고 벗어나기에 벌어지는 현상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을 훼손하면서 내 재산을 만들고 욕심과 욕망으로 개인 대 개인, 집단과 싸움, 즉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제주의 자연을 지키면서 살아야 할 우리가 너무나 쉽게 훼손하면서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각자의 색깔을 천연의 자연색으로 되돌아간다면 제주의 갈등도 하나하나 사라질 것이다. 어떻게 관점을 갖고 풀어가야 할지는 좀 더 고민해야 한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계획과 실천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이상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그러나, 꿈과 비전을 갖고 다시 시작하려면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 
이제, 겨울이 깊어가는 지금, 새로운 타이어로 갈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육지에서 멀어질 용기가 없다면, 바다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사회를 대상으로 일한다. 좀 더 좋은 회사를 만들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면 이웃과 젊은이들에게 좀 더 좋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남들은 내가 너무 쉽게 꿈을 이룬다고 하지만 사실 정말 멀고 고된 길이었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단지 하고 싶다고 하지 않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품고 살았다.

나는 평범한 사업가이지만 늘 제주의 미래를 생각한다.

내가 잘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제주의 미래가 제주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천마 가족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갈등이 많은 제주를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제주를 만들 것인가 고민하면서 제주의 미래를 생각하는 하루로 충만하기를 빌면서 이 글을 통해 내가 사는 이 땅, 제주를 더욱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 주]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자서전 출판기념식 및 청년창업자들과 북콘서트 개최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30

갈등이 계속되면 남는 게 없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시작은 단순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다.

최근에는 이런 생각도 가끔 한다. 천마그룹은 왜 무엇 때문에 존재하고, 누구를 위해 성장해야 하는가?

어쩌면 변하지 않는 답답한 제주도의 현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2020년 1월 방영된 제주방송의 다큐멘터리 <제주의 얼굴Face of Jeju>은 네 명의 사진가가 예래휴양단지, 섭지코지, 송악산, 제2공항, 비자림로, 동물테마파크 같은 개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섬 여기저기서 도무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찬반 의견이 충돌하는 현장을 다룬 이 다큐가 말하고자 것은 다큐의 2부 타이틀에 그대로 나타난다. '갈등의 섬'

칡葛나무와 등藤나무는 덩굴이 뻗어 나간다. 칡덩굴은 다른 나무를 왼쪽으로 휘감으며 올라가고, 등덩굴은 오른쪽으로 휘감고 올라간다.

칡덩굴과 등덩굴이 같은 나무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휘감고 올라가는 모습에서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의미도 그 모습 그대로다. 꼬이고, 충돌하고, 대립한다.

'갈등의 섬'은 제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이자 부끄러운 현실이 됐다. 도대체 왜? 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섬 주민은 자의식이나 관습 등에서 육지 주민과 꽤 많은 차이가 있다.

육지와 달리 '안과 밖'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우리와 너희'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다. 그런 차이를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지역의 지도자로 나선 사람들이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긴 면이 없지 않다.

이들은 자신들의 조직과 정당이 있는 육지도시의 관점에서 제주도를 리드하고 관리하려 했다. 선거 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지역주민 사이를 이간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자신들의 이기와 이익에 급급하여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자신들의 고향에 어떤 영향과 결과를 가져올지 뻔히 알면 서도 모른 척했다.

제주도의 현안인 2공항 건설사업도 애초에 제주도민들의 요구는 동북아 허브, 세계의 허브 역할을 할 만한 (2공항이 아닌) 신공항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2015년 11월 2공항 건설 계획이 나오면서 지역간, 정당간 의견이 갈라졌다. 찬반이 제주도 전체의 발전과 이익보다 지역 이익과 정당 이기로 갈라졌다.

오랜 진통 끝에 2공항 건설에 대한 제주도민의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결과는 2공항이 건설될 성산지역은 찬성이 많았지만 제주 전체적으로는 반대가 우세하다. 그런데 전체 주민을 대표하는 지도자가 2공항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잘 사는 제주를 위해서'라는 이유가 어쩌면 진심일 수도 있지만 '잘 사는 제주'는 다른 어떤 것보다 믿음과 신뢰, 화합이 먼저다.

자신감과 확신은 모든 일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일정한 선을 넘은 자신감이나 확신은 오만과 불통일 뿐이다.

그로 인해 잘 나가던 국가나 기업이 한순간에 기울거나 몰락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가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부끄러운 짓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목청 높인다."

중국 전국시대의 '저공(狙公)'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길렀다.

원숭이 수가 점점 늘어나자 먹이가 부족했다. 원숭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을 쳤다. 저공은 원숭이들을 불러 모아 말했다.

이제부터 아침에 도토리를 세 개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내자, 저공은 얼른 말을 바꿨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그동안 지역 지도자들이 한 행동이 영락없는 '조삼모사(朝三暮四)'다.

그들은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시킨다고 착각하는 것 같지만 어떤 결과든 나쁜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사실 제주도민들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독한 개인주의가 타락하면 이기주의가 된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 챙기기와 자기 쾌락 누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남이야 어찌 되든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때, 경제적 개인주의는 경제적 이기주의로 전락하게 된다.

애덤 스미스가 제안한 자본주의는 개개인들이 각자의 이윤만 추구하는 이기적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었다.

소수 기득권자에게만 주어지던 특혜와 독점 체제를 타파하고 모두가 신뢰와 정의의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으로 타인과 공감하는 자본주의 사회였다.

공자, 노자, 장자 등과 같은 반열의 사상가로 추앙받는 혜능 스님이 중국 전역의 사찰을 돌아다니며 수행할 때 이야기다.

광저우의 광효사에 가자 스님들이 두 패로 갈라져 싸우고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혜능스님이 묻자, 한 스님이 긴 장대 끝을 가리켰다. 장대 끝에 매달아 놓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한쪽은 깃발이 움직이는 거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바람이 움직이는 거라고 반박했다.

혜능스님이 말했다.

"저건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네. 자네들 마음이 움직이는 거라네!"

지금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갈등의 모습이다. 하나의 갈등이 얽히고 설켜 또 다른 갈등을 만든다.

갈등은 직접적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계속되는 사회적 갈등 상황에 지치고 피로하고 불안감을 느끼면서 사회 전체가 피로와 불안, 불만에 찌들게 된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거듭 된다.

작은 일에서 시작된 작은 갈등이 지역사회 전체를 형편없이 망가뜨리고 있다. 서로 작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시작된 갈등이 서로 싫어하고 미워하는 갈등으로 확대된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내 것에만 집착하니 모든 것이 왜곡돼 보인다. 자신에게 불리한 건 무조건 틀리고, 나에게 유리한 건 무조건 맞게 보인다. 그렇게 모든 게 어긋나면서 불신과 불만, 내로남불의 끝없는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내가 작은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작은 결정 하나를 놓고도 몇 날 며칠 잠을 설치며 고민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나보다 수 백배, 수천 배나 큰 제주도라는 큰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마치 손바닥 위의 일을 결정하듯 처리한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 말대로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우연히 한 예언자를 만났다. 그 예언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소크라테스라는 걸 모르고 "이 세상에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크라테스가 당황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신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는데."
당시 예언자는 신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었다.

소크라테스는 현자들을 찾아다니며 묻고 또 물어 마침내 지혜가 뭔지 깨달았다.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무지(無知)의 지를 설파했다. 공자도 똑같은 말을 〈논어〉에 남겼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사람은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지할 수 있을 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실수나 잘못을 안다고 해서 실수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뭘 잘못했는지조차 모른다면 희망이 없다. 게다가 자신이 맞다고, 잘 했다고 박박 우기면 거의 절망적이다. 모두가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기적인 요구만 주장하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있다.

'너 죽고 나 살자'는 결국 '너 죽고 나 죽고'가 된다. 초가삼간 다 태우고 나면 우리에게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다.

나는 둘레길을 걸을 때마다 전지가위를 가지고 간다. 다른 나무를 휘감고 올라가는 칡나무 덩굴을 모두 잘라버린다.

손은 칡나무 덩굴을 자르지만 마음은 제주도의 갈등 문제를 자른다.

제주도는 변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더 이상의 갈등과 실수가 반복돼선 안 된다. 그러면 우리에게 남는 게 없다. 어쩌면 진짜 '소멸'을 당할 수도 있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제주는 갈등이 많은가

'갈등의 섬'은 제주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이자 부끄러운 현실이 됐다.
도대체 왜? 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원래 섬 주민은 자의식이나 관습 등에서 육지 주민과 꽤 많은 차이가 있다.
육지와 달리 '안과 밖'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우리와 너희'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다.
그런 차이를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지역의 지도자로 나선 사람들이 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긴 면이 없지 않다.
갈등은 직접적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계속되는 사회적 갈등 상황에 지치고 피로하고 불안감을 느끼면서
사회 전체가 피로와 불안, 불만에 찌들게 된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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