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金泰生 저, 김대양 역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 뼛조각'
[신간]金泰生 저, 김대양 역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 뼛조각'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2.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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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오롯한 이야기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로 출간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로 출간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로 출간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 씨의 ≪骨片≫이 ≪뼛조각≫(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 번역 출판 지원 사업으로 나온 이 책은 일본 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 등을 연구하고 있는 문학박사 김대양 씨 번역으로 세상에 나왔다.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에는 <동화>, <소년>, <뼛조각>, <어느 여인의 일생> 등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이들 소설은 단순히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의 작품을 번역한 것이 아니다. 그의 문학적 기록을 통해 재일제주인에게 남아있는 제주의 옛 원형을 보존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 속 대사를 제주어로 번역했다는 점이다. 일본어로 기록된 재일제주인의 언어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의 장소와 공간, 옛 생활풍습, 제주 4・3 등 제주의 원풍경을 제주어로 풀어내고 있어 책 읽는 흥미가 더해진다. 

제주어는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제주와 제주사람, 제주 문화에 진정성과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  

“저승서 불르레 왓덴 나가 갈 가 닮으냐? 난 고향에 돌아가켜. 이제 고향에 돌아가젠. 죽어도 어무니 아부지 묻은 땅 속에서 ᄀᆞ치 잠들구정 허다. 나 고향에 돌아가켜. 타국 땅 일본서 죽고정 안 헤. 난 아무 잘못 엇어. 열심히 일만 헨.”

-<소년> 본문 중에서.

저자 김태생은 1924년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에서 태어나 1930년에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1986년까지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았다. 그의 작품에는 일본에서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녹아있다. 이 책은 식민지 시대에 이중언어 환경을 경험한 재일제주인 자신의 입장에서 쓴 사실적 보고서인 셈이다.

재일제주인의 문학은 ‘제주’라는 특수성과 시대성을 담고 있어 제주학의 정체성 정립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제주학 번역 총서로서의 의의가 있다.

번역을 맡은 김대양 씨는 ‘역자의 말’에서 “김태생의 문학 텍스트에 묘사된 공간은 작가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갇혀있는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집단 즉 재일제주인의 인식과 정체성의 관계에 놓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면서 “김태생의 작품을 통해 일본 사회와 마주하는 재일제주인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 도서출판 보고사, 값 1만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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