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아리랏섬 친구들과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
[신간]아리랏섬 친구들과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1.29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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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순열 / 그림 신기영 / 170*210 / 152쪽 / 13,000원 / 979-11-6867-059-4 (73810) / 한그루 / 2022. 11. 25.
[신간]아리랏섬 친구들과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
[신간]아리랏섬 친구들과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

백만 유튜브 채널과 바꾼
고래상어와의 찬란한 추억

가상의 공간인 아리랏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이다. 홈스쿨링을 하는 주인공 로은이는 오지에 우물 파기 지원을 하는 아빠를 따라 아리랏섬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건강하고 밝은 친구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고래상어. 로은이는 신나게 동영상을 찍어 올리고, 백만 유튜버가 되는 행운을 얻는다.

하지만 고래상어가 실종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로은이. 모든 것을 되돌려주고라도 고래상어를 찾게 되기를 바라게 되는데…. 선망의 대상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로은이가 얻게 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고래상어는 아리랏섬의 평화로운 바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동화는 유튜버라는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를 소재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래상어, 아리랏섬, 자연과 바다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찾아가며 한층 건강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위기와 해결의 순간이 교차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그림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 저자 소개

글 가순열

국어국문학 전공.

동화집 《못 다 그린 초상화》, 《이별 여행》, 《바보들만 사는 동네의 생각 깊은 이야기》, 《가짜 백 점 2》, 《달님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어요》 외.

동시집 《해님도 가끔 게으름 피우고 싶다》.

청소년 소설 《노랑나비 날개를 펴다》, 《달팽이 침낭》, 《초록장미 거울 속으로 사라지다》.

최근 제주로 이주해 글 농사지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림 신기영

서양화를 전공하고, 민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국내외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아트페어, NFT에 참여하였고, 초등 국어 교과서를 비롯해 여러 동화, 동시집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배울 예술교육연구소 대표이며, 삶의 행복은 공동체와 조화롭게 사는 것임을 따뜻한 그림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목차

썸네일#01 아리랏섬 마을

썸네일#02 아리랏섬 아이들

썸네일#03 주드

썸네일#04 바닷가 음악회

썸네일#05 고래상어를 만나다

썸네일#06 수상가옥

썸네일#07 고기잡이

썸네일#08 개똥

썸네일#09 아리랏섬을 찾아라

썸네일#10 드디어

썸네일#11 호소문

썸네일#12 침묵

■ 작가의 말

우리 동네 구멍가게 문 닫는대요

아빠가 다니는 가구공장도 폐업한대요

엄마도 살림살이 폐업하고 싶대요

이러다

해님이 달님이 별님이

덩달아 완전 폐업할까 봐

덜컥! 겁이 나요

- 동시집 《해님도 가끔 게으름 피우고 싶다》에 실린 〈완전 폐업〉

길을 걷다 보면 가게 입구에 ‘폐업’이란 푯말을 종종 본다.

며칠 전까지 OPEN과 CLOSE란 푯말이 붙어있던 자리다.

무슨 사연일까? 왜 문을 닫았을까?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떡볶이와 만두가 맛있는 가게였는데, 예쁜 옷과 신발이 진열되어 있던 가게였는데, 제발 완전 폐업까지는 가지 않기를 간절히 빌게 된다.

오름을 오르다 보면 노루와 꿩도 만나고 가끔은 뱀과 멧돼지도 만난다. 보리수 열매와 머루를 따 먹기도 한다. 서귀포 해안가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돌고래 가족을 만나기도 한다. 약속이나 한 듯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처럼 한꺼번에 물 위로 솟았다가 똑같이 넓은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돌고래를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얼마 전에 비봉이가 적용훈련용 가두리로 옮겨졌다가 바다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봉이는 17년 전에 제주도 비양도 근처 그물에 걸린 남방큰고래이다. 17년 동안 수족관에 갇혀 돌고래 쇼에 동원되었다가 이제야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비봉이가 바다에 적응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아직 수족관에 갇혀있는 여러 마리 돌고래가 고향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안타까운 일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남방큰돌고래를 보기 위해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과 요트가 바다를 수시로 가른다. 어쩌다 돌고래 떼가 유영하는 모습을 발견하면 관광객은 소리를 지르거나, 음식물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다 지느러미라도 다친다면?

그런 광경을 목격하는 순간 덜컥 겁부터 난다. 그러다 바다가 폐업한다면 돌고래는? 수많은 물고기는? 숲이 폐업한다면 나무와 꽃과 동물은 어떻게 하지? 그러다 지구가 덜컥! 폐업한다면…. 꼬리에 꼬리를 문 폐업 생각은 한라산을 넘고 넓은 바다를 향해 한없이 퍼져 나간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을 바라지 않는다. 제주도 너른 바다에서 돌고래 가족이 폐업하지 않고 오래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다.

■ 책 속에서

아리랏섬이 생긴 이래 큰 배가 들어온 건 처음이다. 시추기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우파운팀이 타고 다니는 작은 보트도 우물 팔 때까지만 사용할 수 있게 특별히 허가를 내 주었다.

아리랏섬 원주민은 여전히 노를 저어 나룻배로 포구를 드나든다. 모터보트 한 대만 있어도 편리하고 빠르게 다니련만, 혹시 바다에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트릴까 봐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32-33쪽)

이 섬에는 학교가 따로 없다. 마을 어른들이 돌아가면서 언어도 가르치고 수학도 가르친다. 전통으로 내려오는 방법으로 의술을 베푸는 의사도 있다. 침과 약초를 사용하여 병을 고친다. 그리고 주드 아빠는 음악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음악으로 병을 고치기도 한다.

바닷가 연주회를 언제면 찍을 수 있을까. 구독자가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신날까, 그런 광경은 생각만 해도 입이 헤 벌어진다. (44-45쪽)

오늘은 하늘로 내뿜는 물줄기가 주인공인데, 내 마음엔 고래상어가 주인공이다. 고래상어들이 우물 쪽으로 고개를 돌려 박수하는 모습을 한순간도 놓칠 수가 없었다. 아빠가 우물 가까이로 오라 손짓했지만, 나는 고래상어가 움직이는 대로 그 쪽으로 몸이 움직였다. 그러지 않으면 카메라 초점이 맞지 않는다.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고 싶은데 그럴 순 없다. 고래상어를 한순간도 놓칠 수가 없었다. (103쪽)

고래상어는 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아요. 코랄포구에 오시지 말고, 제발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발 고래상어를 살려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고래상어 죽어요. 고래상어가 산호섬 가족에게 돌아가게 해 주세요. 고래상어 가족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118쪽)

나는 올리지 않은 동영상 한 편을 꺼내 보았다. 주드 모습만 편집해서 모아둔 동영상이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수줍게 웃는 모습, 고래상어들과 어울리는 모습, 보트에서 내릴 때 손 잡아 주던 주드, 길가에 핀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건네주던 손, 그리고 우리 내일 만나자고 말하는 모습, 나는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 동영상도 삭제 버튼을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주드와 고래상어가 안겨준 특별한 추억만은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두고 싶다. (148-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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