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특수교육 에세이 poco a poco[포코 아 포코]
[신간]특수교육 에세이 poco a poco[포코 아 포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1.29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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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현철 / 140*215 / 232쪽 / 16,000원 / 979-11-6867-058-7 (03370) / 한그루 / 2022. 11. 21.
글 황현철 / 140*215 / 232쪽 / 16,000원 / 979-11-6867-058-7 (03370) / 한그루 / 2022. 11. 21.
[신간]특수교육 에세이 poco a poco[포코 아 포코]

오늘,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특별한 보통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특수교사 이야기

현직 특수교사의 교육 에세이다. 제목 ‘poco a poco’[포코 아 포코]는 “조금씩 그리고 점점”이라는 뜻의 음악 용어에서 가져왔다. 선생님은 조금씩, 점점,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소중한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학생들을 ‘특별한 보통 아이들’이라 말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특별한 보통 아이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생활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기록이다. 서로 다른 아이들, 활동 하나하나가 성취인 아이들의 생활 기록에는 선생님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이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특수교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하루하루 나아가듯이, 우리 또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이해와 관심이 있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2부 <부모가 되다>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이 아이들의 가족, 부모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에피소드와 교육경험을 통해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했다.

3부 <특수교사의 길>은 특수교사로서의 삶을 담았다. 교사로서의 사명과 소명, 현실적인 고민과 해결의 실마리들, 그리고 어떤 관계보다 특별한 제자와 스승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책은 특수교육에 대한 안내문이자 장애 학생들을 위한 호소문이기도 하고, 위로와 격려의 편지이자 한 교사의 감동적인 고군분투기이기도 하다. 실제 교실이나 집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무겁게, 마지막으로 감동적으로 마음을 두드린다.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우리 선생님 책 출판 지원사업’ 선정작이기도 한 이 책은 향후 각급 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 저자 소개

황현철

특수교사이며 장애인의 친구입니다.

‘삶으로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철학으로 끊임없이 학생들의 삶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대구대학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 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을 전공했습니다.

제주도 특수교사 봉사단체인 이음의 대표이며 전문적 학습공동체인 통합교과수업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음 생각’과 ‘교육칼럼’을 블로그와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특별한 보통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지원하고 작은 성공을 응원하는 일이며 이 소박함을 학부모와 나누고 함께 기뻐합니다.

오늘도 조금씩 점점 나아가고 있습니다.

■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특별한 보통 아이들

특별한 보통 아이들 15

수학이 싫어 음악이 좋아 20

점심시간과 편식 지도 26

통학버스와 자가 통학 훈련 34

말보다는 시각적으로 42

꿈 원정대 48

비디오 자기 모델링 57

킥보드를 타고 싶어 64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71

2부 부모가 되다

나도 부모는 처음이라 79

전투력 상실 85

부모는 관찰하는 사람 91

내 아이는 명품인가요? 96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어디로 보낼까요? 101

최소 제한적 환경? 최대 아동 중심 환경! 107

선택을 연습하기 112

힘 싸움을 하면 안 되는 이유 116

부모, 그 위대한 이름 123

앞치마에 담긴 사랑 127

매일 사과하는 어머니 132

완전한 자립 138

3부 특수교사의 길

특수교사는 방향을 정하는 사람 145

평생 담임이 되다 150

작은 진보라도 기록하는 기쁨 156

수업이라고 쓰고 버티기라고 읽는다 162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하는 이유 171

오지랖 선생 176

이음이 이음한다 182

제발, 밥값 좀 하자 188

저는 오은영 박사는 아니라서 195

제자가 없는 스승 201

발달장애인의 적합 직종을 찾아서 204

나오는 말 218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지는 나라를 꿈꾸며

■ 작가의 말

이 책을 읽고 계신 분들이 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이신지, 장애가 있는 형제·자매가 있는 분인지, 특수교육을 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는 분인지, 그냥 특수교육을 알고 싶어서 처음 접하는 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에서 그런 ‘천사’, ‘희생’, ‘봉사’와 같은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아쉽게도 그런 이야기는 없습니다. 대신 특수교육을 받고 있지만 다른 또래 아이들과 똑같이 각자의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땀 흘리고 고민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했습니다.

저는 이 책이 대단한 위인의 전기처럼 읽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대단한 능력을 갖춘 (극소수의) 아이들을 소개하고 ‘봐라! 장애인도 이렇게 할 수 있다.’라며 (장애인도 저렇게 하는데 사지 멀쩡한 너는~, 같은 방식으로) 기를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희생정신 투철한 부모님을 소개하며 (‘자고로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은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며) 높은 수준을 제시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열정적인 교사들을 소개하면서 (이 정도가 특수교사의 클래스야.) 동료 교사들의 입이 떡 벌어지게 하고 싶지는 더더욱 않습니다.

대신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에 웃고, 장애 학생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구나.’, ‘다른 부모들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선배 부모들은 이렇게 지나갔구나.’ 하며 위로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특수교사들의 고민과 노력하는 이야기를 통해 ‘특수교육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구나.’ 특수교육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학교 밥을 먹으며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 함께한 아이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동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러나 고유한 존재인 그들이 나를 중심으로 재해석되어 활자로 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순수하게 제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썼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이름은 모두 이니셜로 대신했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읽히기를 기대합니다. 특수학교와 교실을 살짝 엿보시길 바랍니다. 부모님들과 교사들의 생각과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웃음이, 때로는 눈물이 핑 돌지 모르겠습니다. 공감하고 응원해주십시오. 그저 특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가 앞으로도 계속 잘 돌아가기를, 나아가 특수교육이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 보통의 일임을 알아가기를 하는 바람입니다.

■ 추천사

‘삶으로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우리 학생들이 일상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특수교육의 방향과 맞닿아 있습니다. 단절을 극복하고 학생들의 가정과 이어지고자 하는 이음 활동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서로를 잘 이해하고 위로하는 선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금오학숙 이사장 박지은)

당신이 꼭 특수교육과 관련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책에 녹아 있는 ‘조금씩 그리고 점점’의 메시지가 당신의 마음을 감동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당신에게 ‘괜찮아’라는 위로를 전할 것입니다.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와 같은 시대에 밀접하게 연결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제주영송학교장 백차기)

그의 글을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오래된 제자에게 안부 전화를 거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가 제자에게 “평생 너의 담임으로 남겠다.”고 한 숭고한 약속이 내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괜찮은 사람으로 어우러져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조금씩 그리고’ 점점 퍼져나가는 데 그의 진심이 이어져가기를 기대해본다. (제주영지학교장 양복만)

선생님의 교육철학과 평소 성품이 배어나는 이 책이 특수교육의 세례를 받는 우리 학부모들이나 관계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일반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읽혔으면 좋겠다. 그래서 삶을 대하는 긍정적 태도와 건강한 낙관주의가 poco a poco 널리 퍼지면 우리 앞에 더 좋은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 (학부모 신혜란)

내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우울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펑펑 울게 하고, “지금 잘하고 있어!” 나 스스로를 토닥이며 미소 짓게 하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어!”라고 주문하며 웃게 하는 책. 그 곁에 특수교사 선생님들이 함께 있다니 든든합니다. (학부모 고은아)

■ 책 속에서

저는 ‘특별한’이라는 말을 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붙여도 괜찮습니다. 그 특별함의 의미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아이는 특별해.’라는 의미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쟤는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다.’라는 의미(이상한)의 특별함이라면 사양하고 싶습니다. (19쪽)

기본 훈련을 마치고 K군을 처음 혼자 버스에 태울 때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승용차로 버스를 따라가며 잘 가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노련한 운전 솜씨가 필요합니다. 특수교사에게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버스를 따라가며 놓치지 않는 운전 솜씨도 필요하네요. (39쪽)

특수교육에는 절대 안 되는 것도 없고, 당연히 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수교사는 꿈꿀 수 있어야 하고, 부모님은 믿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0쪽)

여전히 방송에서는 ‘장애를 앓다’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장애는 질병이 아니기에 장애를 극복할 수도 없고 없애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장애를 극복하기를 원하는 뉘앙스를 보내기도 합니다. ‘장애를 딛고’ 또는 ‘장애를 극복하고’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장애인을 마치 노력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74쪽)

특수교육을 하면서 부모님들을 지켜보다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언제인가 생각해보니 바로 ‘전투력’이 불탈 때입니다. ‘저렇게 열심인 것은 좋은데, 저러다 혹시 쓰러지기라도 하시면….’ 하는 염려가 듭니다. 전투력이 불타오르는 일은 오로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미뤄두고 아이에게만 몰두할 때 일어납니다. 배우자도 다른 형제들을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안하지만 우선 이것부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평생 자녀를 혼자 돌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인생은 길고 양육의 길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건강한 가족의 힘으로 함께 품어야 오래갈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자녀 외에 배우자도 다른 형제에게도 엄마는 필요합니다. (88쪽)

선택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선택을 많이 해봐야 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선택도 해본 사람이 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특수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생각하는 자립 생활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그 첫걸음으로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녀의 선택 기회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실수도 합니다. 아이의 선택보다는 내 선택이 더 효율적이고 좋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113쪽)

사실 특수교육의 역사는 부모님들의 투쟁의 역사였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자녀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부모님들은 세상과 투쟁하셨고 그것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권리는 누구도 대신 주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123쪽)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특징이 속도라면 특수교사는 방향을 정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비록 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지만 그래도 바른 방향을 알려주면 됩니다.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그 걸음을 같이 걸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저 멀리 목표를 놓치지 않는 사람 말입니다. 다시 한번 우리 아이들을 떠올려봅시다. 학생과 교사가 한 팀이 됩니다. (147쪽)

저는 앞으로도 졸업생 모두에게 제 번호를 알려주려고 합니다. 짓궂은 녀석들의 생존 보고가 때론 귀찮더라도 말입니다. 예전에 졸업한 한 학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반가운 인사를 하던 중 우연히 학부모님 핸드폰에 저장된 제 이름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우리 선생님’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좋은 말입니다. (154쪽)

“선생님, 가장 훌륭한 교사는 어떤 교사입니까?”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 잠시 고민을 했지만 저는 ‘삶으로 가르치는 교사’라고 대답했습니다. 학생의 삶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교사 그리고 그 안에서 배움을 실천하는 교사가 된다면 그보다 훌륭한 교사가 또 있을까요? 특히 우리가 지도하는 학생들은 이런 삶의 교육이 꼭 필요함을 느낍니다. (177쪽)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제자가 있다.” 누가 찾아가고 누가 맞이하는가가 뭐가 중요합니까? 일반교사에게 찾아와 인사를 드리는 제자가 있다면 특수교사에게는 찾아갈 수 있는 제자가 있습니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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