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구어진 시집 '운동장 한 바퀴'
[신간]구어진 시집 '운동장 한 바퀴'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1.2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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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어진 / 130*200 / 172쪽 / 15,000원 / 979-11-6867-062-4 (03810) / 한그루 / 2022. 11. 30.
글 구어진 / 130*200 / 172쪽 / 15,000원 / 979-11-6867-062-4 (03810) / 한그루 / 2022. 11. 30.
[신간]구어진 시집 '운동장 한 바퀴'

현직 국어 선생님의 교실 시편
스승과 제자가 함께 달리는 운동장

14년차 국어 교사가 엮은 시집이다. 81편의 시 속에 오늘의 학교를 담았다. 교실과 학교를 배경으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유쾌한 에피소드에서부터 씁쓸한 교육 현실, 학창시절의 추억, 사제동행의 철학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누구나 학창시절을 거치지만 지나고 나면 그때의 치열한 고민, 계산 없는 우정, 젊음의 즐거움을 잊곤 한다. 이 시집은 바로 오늘의 교실 속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이야기를 시로 담아내고 있다. 어른아이가 되어버린 학생들의 씁쓸한 이야기도 있고, 통통 튀는 유쾌발랄한 이야기도 있으며, 무거운 현실과 설레는 미래가 뒤섞이며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한 교사의 애정 어린 시선이 있다. 저자는 때로는 무겁게 고민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받아치며 오늘도 힘차게 교실 마라톤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2022 제주도교육청 우리 선생님 책 출판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향후 각급 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 저자 소개

구어진

14년차 고등학교 국어 교사입니다.

오늘도 교탁 앞에 설 수 있어 감사합니다.

프로필의 자리가 허전하지 않도록 교실에서 학생들과 맺는 수많은 경험을 경력으로 쌓아나가겠습니다.

■ 목차

14 등교지도 | 16 경주 | 20 열매 | 22 콩나물 시루 | 24 필연적 다이어터 | 26 알까기와 판치기 | 28 급식기도문 | 30 포스트잇 | 32 시험감독 | 34 내 옆자리 신규교사에게 | 36 국어시간 | 38 괜한 걱정 | 40 수능 | 42 수행평가 | 44 과밀학급 | 46 동상이몽 | 48 여름방학 | 50 학급경영 | 51 역차별 | 52 호명 | 54 진로상담 | 56 3월의 봄눈 | 58 고전의 배신 | 60 생활기록부 | 62 버스 | 64 지극정성 | 66 시험출제 | 68 손금 | 70 그리운 소리 | 72 보충수업 | 74 냄새 | 75 알바 | 76 시험문제 | 78 괜찮아 | 79 스승의 날 | 80 자퇴 | 82 체육시간 | 84 생활기록부의 실체 | 86 중간고사 | 87 여고시절 | 90 칠판 | 92 의식의 흐름 | 94 야자 | 95 운동장 | 96 실패 | 98 졸업식 | 102 울 반 담임 | 104 고교학점제 | 105 접시돌리기 | 108 교사의 바람 | 110 자가진단 | 112 게시판 | 113 최선 | 114 수건돌리기 | 116 마스크 | 117 축제 | 118 체육대회 | 120 롤러코스터 | 122 담임의 소명 | 123 사제동행 | 124 책 | 128 온라인 수업 | 130 나도 학생이었지 | 132 방황 | 134 등잔 밑 | 136 꿈 | 138 단짝 | 139 어른아이 | 140 부적응 | 142 분리수거 | 146 휴지통 비우기 | 148 낙서 | 150 진로 | 154 반란의 반란 | 158 비빔밥 | 160 1인 1역할 | 161 코로나19 | 162 ‘수학여행이라 쓰고’ 놀이동산이라 불리는 | 164 에어컨 전쟁 | 168 출석부 | 170 가르침

■ 작가의 말

교사는 교실에서 광대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온갖 표정과 손짓을 총동원해서 전달하길 좋아한다. 이 시집에는 표정과 몸짓을 동원할 수 없어서 어려웠다. 오로지 단어가 주는 온도와 무게로만 전달하려니 한계가 많았다. 가벼운 말들과 미적지근함이 많아서 교직에 있는 동료들이, 또 국어교사들이 본다면 많이 부끄러울 것 같다. 군데군데 참교사를 흉내 내서 진짜 교직의 귀감이 되는 훌륭한 분들께 민망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순전히 내가 만난 학생들이다. 전문계, 일반계 고등학교에 근무하며 나름의 사연과 고민과 웃음과 눈물 속에서 나 역시 에너지를 얻고 또 그들에게 에너지를 쏟으며 함께 배우고 성장했다. 나 혼자 담고 있기 아까운 이야기였다. 지난날 내가 만난, 현재 함께 있는, 앞으로 만날 수많은 교실의 아이들과 동료들, 현실에 쫓기는 청춘들, 이제는 귀밑머리가 희끗해진 이 세상 모든 졸업생들이 이 시집을 후루룩 읽으며 잠시나마 웃음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인생의 마라톤에서 바톤의 책임감을 감내하는 모두의 삶에 위로가 되기를 감히 꿈꿔본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8할의 이유 우리 엄마, 완성되지 않은 딸의 원고를 머리맡에 두고 읽고 또 읽고 계신다. 나의 또 다른 존재인 현우, 승운, 서윤. 엄마의 부족함을 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항상 응원, 지지해주는 남편과 아빠, 시부모님, 가족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를 전한다. 욕심을 좀 더 더해 책 출간을 계기로 다시 한번 말의 무게를 지킬 수 있는 내공 가득한 사람이 되길 스스로 다짐해본다.

■ 책 속에서

동상이몽

시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시가 노래하는 삶에 대하여

핏대 올려 이야기를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말하고자 했던 아름다움이

시험문제이지 싶어

필기하는 아이들의 모습

목이 메어온다.

생활기록부

21세기 신역사서

3년의 여정

고민좌절용기희망땀눈물웃음의 범벅

알량한 교사의 몇 단어로

응축하기에는 버거운 무게

너의 수많은 이야기로

함께 놓은 징검다리를

디딤돌로 삼아

거친 물살도

험한 세상도

성큼성큼 밟고 가길.

야자

담임 曰

야! 자지 마!의 줄임말

학생 曰

야! 자연스럽게 튀어!의 줄임말

가르침

너를 세상에 피우기 위해

바위 틈으로 뿌리내리기를 주저한 적이 없으며

눈 속에서 움추려본 바 없다

메마름 속 작열하는 태양의 부심에도

뜨거움에 맞닿기 위해 나는 더 고개를 들었다

마침내 가지 끝 피어오른 너를 보며

나는 매 순간 환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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