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멸 위기 제주어로 쓴 캘리 동시집 땅꼿 이러리저고리[채송화 색동저고리]
[신간]소멸 위기 제주어로 쓴 캘리 동시집 땅꼿 이러리저고리[채송화 색동저고리]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1.29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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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희/ 캘리 김효은 / 145*250 / 116쪽 / 13,000원 / 979-11-6867-060-0 (03370) / 한그루 / 2022. 11. 25.
손글씨로 쓰며 익히는 제주어 색동저고리처럼 알록달록한 동심의 세계
[신간]소멸 위기 제주어로 쓴 캘리 동시집 땅꼿 이러리저고리[채송화 색동저고리]
[신간]소멸 위기 제주어로 쓴 캘리 동시집 땅꼿 이러리저고리[채송화 색동저고리]

제주어 동시집, 제주어 생활문화 동시그림책 등으로 아이들에게 꾸준히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알리고 있는 김정희 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이번에는 손글씨로 쓴 제주어 동시를 표준어 동시와 함께 실었다.

언어는 읽고 쓰고 말하는 과정이 함께해야 사라지지 않고 전승된다. 그동안 소멸 위기 제주어를 살리기 위해 아동문학에서도 많은 동시집과 동화책들이 나왔지만, 감상과 낭독을 통한 읽기, 말하기가 주를 이루었다. 이번 동시집은 쓰기라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주어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효은 작가가 이번 동시집 작품 전편을 제주어 손글씨로 선보인다.

책의 제목인 ‘땅꼿 이러리저고리’는 ‘채송화 색동저고리’라는 뜻의 제주어이다. 생소하지만 입 속에서 굴려볼수록 제주의 땅과 바람과 사람들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제주어이다. 이처럼 김정희 시인은 51편의 동시를 통해 다시 한번 제주의 아름다운 말과 문화를 동심에 담아 전하고 있다. 다양한 손글씨에 담긴 제주어를 읽고 보고 따라 써보며 감상을 넘어 제주어를 살려 쓰는 데 더 도움이 되고자 했다.

■ 저자 소개

글 김정희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시와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2008년 《아동문예》 동시문학상을, 2014년 《시인정신》 시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오줌폭탄》, 《고사리손 동시학교》, 시낭송 시집 《물고기 비늘을 세다》, 제주어 동시집 《할망네 우영팟듸 자파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제주어 동시 그림책 《청청 거러지라 둠비둠비 거러지라》(제3회 한국지역출판연대 천인독자상 공로상), 《폭낭알로 놀레온 곰새기》, 사진시집 《순간, 다음으로》가 있습니다. 문학놀이아트센터 대표이자 제주문인협회, 제주아동문학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한라산문학동인, 제주어보전회 회원입니다. 현재 고향인 함덕에서 동시 전문서점 ‘오줌폭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캘리 김효은

제주의 숨결을 그림 같은 글씨로 쓰고 그려내는 감성글꽃 캘리그래피 작가.

‘다 받아주니 바다라더라’ 외 개인전 4회, 영국, 뉴욕, 밀라노 등 해외아트페어 참가 및 다수 교류, 단체전 작품활동과 제주국제아트페어 개막 퍼포먼스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어캘리 전시회 및 제주어동시콘서트, 제주어드로잉캘리 등 여러 감성활동으로 제주어를 지키고 표현하는 제주 작가.

■ 목차

아이 모른 눈 13

배추의 소원 15

고양아, 집에 가자 17

철철이 꽃잔치 19

방울토마토 21

똥오줌 가려줘 23

조잘조잘 25

가을의 취미 27

꽃 자전거 29

배추흰나비 31

홍시 33

곶감 35

관심이 37

염소와 할아버지 39

민들레 할아버지 41

보물찾기 43

밥 기차 45

동네 책방 47

다랑이 논 49

쑥부쟁이 정원 51

나비 53

잇몸 55

유채꽃 57

도둑바람 59

코로나 61

요술 주머니 63

애벌레 65

해의 하루 67

까치밥 69

새가 감나무에 앉는 이유 71

봄비 73

언제 사과는 오나요 75

새와 나무 77

빨간 사과 이야기 79

애벌레의 꿈 81

바람 83

옆집 할머니 85

소와 고래 87

숲 속 학교 89

할머니 생각 91

부드러운 아빠 93

겨울나무와 참새 95

우리 집에 지니가 산다 97

눈 온 날 99

바람 따라 간 딸기 101

인형 병원 103

새들이 살아가는 방법 105

다람쥐 바람 107

치과에 가면 109

할아버지 우산 111

자장자장 113

■ 작가의 말

15년 동안 9권의 책을 만들었어요. 그중에 제주어 동시책과 그림책이 5권이 되었어요. 제주어를 가지고 동시책을 만드는 일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아름다운 언어로 만들어지는 동시를 책으로 만드는 일은 행복한 일이에요. 제주어로 동시를 만드는 작업은 정말 재미있어요. 제주어에는 아름다운 시 언어가 많아요. 살아있는 언어들이 숨을 쉬고 있거든요. 그런데 갈수록 제줏말을 사용하지 않아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안타까워요. 어린이들에게 제주어를 보여주고 말해주지 않으면 제주어는 사라지고 말 테니까.

어린이 여러분, 나는 동시를 쓰는 어른이니까 제주어를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해볼 생각이랍니다.

제주어가 어렵다고 생각되면 선생님의 동시를 읽어 보세요. 제주어와 표준어를 같이 볼 수 있고 캘리로 제주어가 그림처럼 그려져 있어서 재미있어요.

‘땅꼿 이러리 저고리’는 내가 찾아낸 예쁜 제줏말이에요. ‘채송화 색동저고리’라는 동시를 쓰면서 발견했어요. 고운 제줏말을 하나 발견할 때마다 보물을 발견하는 것처럼 부자가 된 기분이에요. 여러분도 보물 같은 제줏말을 마구마구 찾아보세요.

■ 책 속에서

홍시

집에 가던 해

잠깐 멈추고 서

주머니에서 햇살 모두 꺼내

탈탈 털어

감나무에 실로 묶어두고 갔네

가을해 먹은 감들이

보들보들

톡 치면 소똥처럼

푸다닥

아이 얼굴에

에고고

건강똥처럼

떨어지는 까치밥

해의 하루

왜 아침 일찍부터 나왔나요?

하루 종일

햇살 줄 곳 많아서

왜 아침 일찍부터 나왔나요?

젖은 빨래 말려 줘야 하고

꽃에게 잘 크라고 해줘야 하고

할머니네 집 마루에도 가서 앉았다 와야 하고

작은 창문으로 해 기다리는 아이에게도

꼭 가줘야 해서

우편배달부 아저씨와 들를 곳 많아서

나비

봄 유리창에 앉았다 가면

모를 줄 알고

아닌 척 팔랑거리며 간다고

정말로 모를 줄 알고

발바닥에 꽃가루

묻은 줄 몰랐니?

소리내며 봄꽃 흔들리는데

정말로 모를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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