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도경 장편동화,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
[신간] 김도경 장편동화,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1.13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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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도경/ 그림 조창우/ 170*210/ 100쪽/ 12,000원/ 979-11-6867-054-9 (73810)/ 한그루/ 2022. 11. 10.
[신간] 김도경 장편동화,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
[신간] 김도경 장편동화,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

해파리에게 빼앗긴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
바다를 누비는 영등이와 창민이의 꿈 같은 모험

시인으로 활동하는 김도경 작가의 첫 장편동화이다. 제주를 배경으로, 바다를 누비는 두 아이의 꿈결 같은 모험 이야기를 담았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창민이는 어느 날부터인가 물질을 하지 못하고 기침만 하는 할머니가 안타깝기만 하다. 그 이유가 해파리에게 숨비소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는 우연히 만난 영등이와 함께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 나선다. 

돌고래, 상괭이, 산호, 갈매기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나운 외눈박이 식인상어와 맞붙는 아이들. 결국 식인상어가 삼켰던 수많은 숨비소리를 뱉어내게 하지만 할머니의 숨비소리가 어디로 날아갔는지 찾아야만 한다.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동안 참았던 숨을 뱉으며 내는 숨비소리, 창민이도 바닷속을 누비며 숨비소리를 토해내게 된다. 그리고 바다의 생물들을 돌보며 나날이 오염되어 가는 바닷속을 걱정하는 영등이를 보면서 바다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하나씩 할머니와 바다와 제주를 이해해가며 도달한 곳에서 창민이는 결국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게 될까?

동화는 봄이면 바람과 함께 제주를 찾아 바다에 씨를 뿌려준다는 영등할망 이야기 속의 영등을 조력자로 등장시킨다. 제주 바다에 풍요를 주는 영등할망처럼 아이들이 미래의 바다를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을 일러주고 있다. 그리고 ‘숨비소리’라는 해녀의 상징과도 같은 소재를 통해, 제주 해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 당당하고 씩씩한 두 아이들이 펼쳐나가는 모험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 소개>

글 김도경

2010년 『문예운동』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시단에서 활동했습니다. 시집 『서랍에서 치는 파도』, 『어른아이들의 集』을 출간했습니다. 2021년 제60회 탐라문화제 전국문학작품공모전에서 동화 「마음의 장식깃」이 오름상을 수상했고, 제27회 제주신인문학상에서 「달려라 소영이」가 가작으로 입선했습니다. 서울벤처대학교대학원 동화스토리텔링 수료, 제주문인협회 회원,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원, 한라산문학 회원, 숲속동화마을도서관에서 활동하며 재미있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림 조창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멀티미디어 영상을 공부합니다. 그림으로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사랑합니다. 

동화, 시집, 에세이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과 영상 작업의 매력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목차>

잃어버린 숨비소리…09/

회오리바람…25/

해저섬…40/

외눈박이 상어의 공격…48/

대답하는 숨비소리…56/

소리전쟁…67/

하얀 아지랑이…80/

물질하러 가는 할머니…91

<작가의 말>

어려서부터 하늘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기억을 떠올려보면, 시골 할머니 집은 뒤꼍에 우물 펌프가 있었어요. 그 옆에는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가 있었고요. 돌담이 높지 않아서 일곱 살인 제가 두 팔을 담에 얹고 턱을 고일 수 있었지요. 그렇게 서서 하늘을 보았답니다. 

뭉게뭉게 구름이 지나갔어요. 어느 날은 우르르 양떼구름이 흐르기도 했어요. 새털처럼 구름이 날아가는 날도 있었지요. 담 너머 펼쳐진 밭들이 노을에 물들 때면, 붉어지는 세상을 보며 무섭기도 했어요. 아이는 상상 속의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보았지요. 몇 년간 할머니와 둘이서 살았던 경험은 동화를 쓰는 자양분이 되어주었답니다.

주인공 창민이는 할머니와 둘이서 살아요. 할머니께서 해파리에 쏘인 후부터 숨비소리를 잃어버리셨대요. 창민이는 바다를 무서워하지만, 할머니께 숨비소리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하지요. 

왜냐하면, 할머니를 사랑하니까요. 사랑은 용기를 불러와요. 용기는 희망을 안겨줘요. 창민이가 돌고래를 타고 떠나는 바닷속 멋진 모험! 바다는 환경오염 없이 안전할까요? 쉿! 비밀인데요. ‘영등할망’ 어릴 적 모습도 만날 수 있어요.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었어요.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고 싶었어요. 사랑은 혼자 내버려두지 않아요.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사랑을 간직한 어린이로 자라길 바라요.

​<책 속에서>

“그놈의 해파리들! 아, 그러니까 해파리에 쏘였을 때 병원에 바로 갔어야지. 그냥 있으면 안 되는 거였어.”

“해파리가 내 숨비소리를 훔쳐갈 줄 누가 알았나!”

창민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해, 해파리가 훔쳐갔어요?” (10-11쪽)

“난 엄마를 사랑하니까 봄부터 생물들의 숨결을 초록이 안에 모았다가 다음 해에 뿌리는 거야. 엄마가 영원히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등이가 다짐하듯 말했어요. 그런데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엄마 건강이 점점 나빠지니까 걱정돼서 그래. 얼마 전에는 지나가던 배가 뒤집히면서 기름이 흘러나왔어.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파.” (43쪽)

“해녀들처럼 물 위로 올라가자.”

남방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좋아하며 물 위로 올라갔어요. 남방이들도 공기를 마시면 물속에서 오래 머물 수 있거든요. 창민이가 참았던 숨을 내쉬었어요.

“호오이!”

가늘고 길게 숨비소리가 났어요. (63쪽)

“창민아, 물놀이 가자.”

“좋아!”

창민이가 뛰어나갔어요. 친구들이 놀라서 쳐다봤어요.

“바다가 무섭지 않아?”

“응!”

“너 바다 싫어했잖아.”

“이젠 아니야.”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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