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우주언 개인전 '머물거리는 몸'...2022.5.25.(수) - 6.7.(화)
[전시]우주언 개인전 '머물거리는 몸'...2022.5.25.(수) - 6.7.(화)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05.27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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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스튜디오126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 프로젝트

기초예술공간이자 대안공간인 스튜디오126은 2022년, 작가들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경력을 함께 만들고자’ 공모를 마련했다.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개인전을 계획 중인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으며 3인이 선정되었다.

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전시 기획 및 서문, 작품 제작,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멘토링을 디렉터가 직접 지원하여 그들의 첫 걸음과 다음을 격려한다. 이들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중진 진입기 작가들이 온라인 심사를 진행했으며 추후 워크숍도 주도할 예정이다. 전시 이후에도 다른 기관에 지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와 CV, 작가노트 제작에 관한 멘토링 또한 제공한다.

그 첫 번째로 우주언 개인전 <머물거리는 몸>을 개최한다. 5월 25일(수)부터 6월 7일(화)까지 14일간 영상 및 사운드 설치 작품 9점을 선보인다. 한편, 스튜디오126은 2022 제주문화예술재단 창작공간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후원을 받는다.

우주언 작가는 속삭인다는 뜻의 영단어 'Murmur'와 머뭇거리는 형상 또는 우물거리며 입안에 삼키는 소리를 연상시키는 단어 '머물거리다'라는 단어를 합쳐 '머물거리는 몸'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머물거리는 몸은 클레이 인간처럼 흐물흐물하고 전문 무용수처럼 멋있는 움직임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속삭이는 목소리처럼 작은 제스처들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의 몸의 습과과 역사의 흔적들을 발견하고 치유해나가는 주체적인 몸이다.

이 움직임에는 밖의 관음 주체가 있지 않으며, 내면과 중심의 시선에 이끌려 간다. 그리고 불완전한 몸들과 연대하고 공감하며 다 다르지만 하나가 된 몸을 형성하기도 한다. 속상임이 모여 커다란 울림을 만든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I. 전시개요

- 전 시 명 : 우주언 개인전 <머물거리는 몸>
- 전시기간 : 2022.5.25.(수) - 6.7.(화) / 14일간
- 전시장소 :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 관람시간 : 10:00 – 17:00 / 일요일 휴관
- 장르 / 작품수 : 영상 설치 9점
오프 닝 : 2022.5.28.(토) 16:00 공연 및 낭독 퍼포먼스_나비연, 우주언

II. 전시내용

“영혼이란 몸에 관한 어떤 것을 가리키는 단어일 따름이다. 몸은 크나큰 현명함이요, 하나의 의미를 지닌 다양함이며, 전쟁이자 평화이고, 양떼이자 목자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 메를로 퐁티의 주장에 따르면 몸은 세계와의 접합 지점이며 타자와 다른 사물들에 열린 살이다. 몸으로부터의 의미 작용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단순하지 않으며 언제나 진행 중인 동시에 살아있고 불확정적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몸은 정체성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정체성은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역사적인 의미도 내포하지만 다양한 관계 안에서 형성되고 변형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의 변형은 일반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체성은 불안정하거나 기존의 방식이 위협받는 환경에서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우주언 작가가 프랑스에서 외국인으로서 경험한 언어 간의 충돌은 정체성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낯선 공동체에서의 생활은 오히려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여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이끌었다.

출품작에서 엿볼 수 있듯이,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살을 어루만지면서, 신체를 실험하고 혹은 유영하듯 몸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몸이란, 내면화된 정체성, 자아와 타자,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매개하는 곳이다.

그녀를 이루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젠더다. 유교문화권 사회에서 태어나 자라온 시간에는 ‘여성’으로 규정되고 의미되어진 흔적을 지울 수 없다. 여성의 언어, 외모, 행동 방식, 신체 결정권에 관한 주도권은 늘 타자에게 있었으며 여성으로서 갖추어야 할 것 이외에도 감추어져야만 하는 몸이 있었다.

작가는 이것을 단순히 불평등함의 문제로만 귀결시키지 않으며 무엇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내면의 작은 울림과 미세한 움직임들을 추적하고 탐구하며 ‘주체적인 나’로서의 온전함에 몰두한다.

그리고 자신과 관련된 인물들을 통해 반추하거나 역사적인 사실들을 독해하는 방식으로 심리적인 질서나 위계적 관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작가가 지어낸 개념처럼 그것은 유연하고 부드럽게 ‘머물거리며’ 어떠한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고 연대하며 확장해 나갈 수 있다.

[권주희_스튜디오126 디렉터]

■ 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언어에 함의된 정치성에 주목하여 작업해왔다. 이 작업들은 해외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며 경험한 언어 간의 충돌에서 촉발됐다.

언어를 탐구하는 것은 나를 소수 인종으로 정체화시킨 공동체 속에서의 나의 청제성을 이해하고 인정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는 곳에서 내가 다른 한편으로 집중했던 것은 몸의 문제였다. 몸짓, 제스처, 움직임, 바디 랭귀지와 같은 비언어적 수단을 통한 표현을 연구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형성해왔던 몸의 흔적들을 추적해 나가기 시작했다.

소리에 성별이 있다고 한 시인 앤 카슨의 표현처럼 여성의 언어는 역사 속에서 사적인 것, 열등한 것, 시끄러운 것, 경박한 것 등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역사를 거치며 언어는 가부장적인 구조를 공고히 해왔다.여성의 말 뿐 아니라 몸 또한 주체인 여성에게서 유리되어 중립적이지 않게 판단되어왔다. 외모와 행동 방식, 신체 결정권에 관한 주도권은 늘 다른 이에게 있었다.

큰 소리로 말해질 수 없었기에 속삭이듯 대물림되어 온 여성의 목소리가 있다면, 한편으로는 매력적이어야 하나 잘 감추어져야 하는 여성의 몸이 있었다.

나는 입을 작게 벌리고 웃을 때에도 입을 가리고, 내 선택에 의해 탈브라를 했음에도 가디건을 걸친다. 왜 화장을 하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시스젠더 이성애자 여성인데도 어떠한 의미에서 내 정체성의 퀴어함을 느낀다. [우주언_작가]

※ 관람 시간은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일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010-9036-3551 권주희 디렉터)로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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