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2021 한중일 디카시교류전’... 소통 안되는 전시전에 유감
[초점]‘2021 한중일 디카시교류전’... 소통 안되는 전시전에 유감
  • 이은솔 문화국장
  • 승인 2021.12.14 23:49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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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 디카시인

 

이은솔 시인
이은솔 시인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다.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영상과 시적 언술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멀티 언어 예술이다.

영상과 5행 이내의 문자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한 편의 디카시가 완성된다.

국어사전에는 ‘관념이나 언어 이전의 ‘날시’를 순수 직관의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문자로 재현하는 방법을 디카시라고 명명’한다고 적혀 있다.

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예술적으로 재구성, 혹은 변용되기 이전에 존재하는 시의 형상을 가리켜 날시[raw poem]라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하고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가 주관하는 ‘2021 한중일 디카시교류전’이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도내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좋은 취지로 열리는 이번 행사를 위해 도에서도 많은 예산을 지원했다고 하는데 정작 열리고 있는 디카시 전시회를 직접 찾아서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디카시라는 용어를 국어사전에 검색은 해봤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함과 동시에 감동이 없는 전시전에 실망감이 앞섰다.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인지도 못하면서 국제행사를 연단 말인가.

이것이 진정 문화예술의 메카인 제주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의 격이란 말인가.

디카시는 디카(=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시를 쓴다고 해서 쉽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도 형식과 규칙이 있는 것이다.

사진에 맞는 시를 사진 위에 쓴다면 사진시로는 가능하지만 디카시로는 빵점이다.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디카시는 2020년 한국디카시인협회(회장 김종회)가 공식 출범한 이래, 대한민국에서 발원된 문학 장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내.외에서 문학의 한류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문학 장르인지라 기성 시인들도 디카시집을 많이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본사도 2020년부터 전국 최초로 신춘문예에 디카시 부문을 도입해 디카 시인 등용문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오고 있다.

또한, 2018년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디카시가 실려있어 2019년 6월, 고등학교 2학년 전국모의고사 시험에서는 3문항이나 디카시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는 등 문학의 대중화 운동이라는 명분에 맞게 시인과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가고 있다.

전국에서 열리는 굵직굵직한 공모전은 전문 디카 시인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제주도청 로비에 전시중인 작품

디카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21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속에서도 SNS를 이용한 공모전은 꾸준한 인기를 끌어 제주에서도 뉴스N제주가 주관하는 ‘제주국제감귤박람회 디카시 공모전’, ‘제주돌문화공원 디카시 공모전’ 등에서 좋은 디카시 작품을 배출해 내기도 했다.

그런데, 관이나 예술단체 등에서도 정확한 정보 없이 잘못된 정보 전달은 오히려 새로운 문화 성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누구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 시대에 디카시는 문학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통로일 수 있다.

사진작가로서의 작품성과 기성 문인의 작품성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적 작품성을 따지지 않아도 디카시가 요구하는 형식에 맞게 시가 창작될 때 작품성은 돋보인다.

사진 위에 마구 글자로 도배한 뒤 디카시라고 한다면 사진도 시도 격이 떨어지고 만다.

이러한 시기에 정확한 정보에 기반을 두지 않은 행사나 용어 사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의 메카인 제주라면 더욱 이러한 부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단체나 기관에서 이러한 행사를 할 때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더욱 품격있는 문화예술행사로 세계인을 끌어당기며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도록에 실린 한국 출품작-디카시가 아니다
도록에 실린 한국 출품작-디카시가 아니다

 

도록으로 만든 작가들 작품 = 사진 위에 시를 적어 사진의 작품성을 잃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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