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돌문화공원, '디카詩 공모전’ 심사결과 발표
제주돌문화공원, '디카詩 공모전’ 심사결과 발표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1.11.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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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상금 100만원) 한정윤 씨(경기도 양주) '데칼코마니'
"새로운 ‘디카 시학의 전범(典範)’으로 삼을만한 작품들"
돌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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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소장 좌재봉)가 주최하고 제주돌문화공원 디카시 공모전위원회(돌문화공원관리소/뉴스N제주)가 주관한 ‘2021 제주돌문화공원 디카詩 공모전’ 대상에 한정윤 씨(경기도 양주)의 ‘데칼코마니’가 선정됐다.

제주돌문화공원의 생태문화적 가치와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이번 공모전은 8월 2일~10월 29일 접수를 받았으며, 164명이 총 404편을 출품했다.

최종 심사결과, 대상의 주인공은 한정윤 씨(경기도 양주)는 1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최우수상(상금 70만원)은 이선희 씨의 ‘푸른 들판 흑돼지들’과 이태경 씨의 ‘신들의 회의’가 차지했다.

우수상(상금 50만원)에는 이수정 씨의 ‘행복의 조건’, 정상섭 씨의 ‘장군들의 귀환’, 조현진 씨의 ‘여섯 공주와 돌하루방’, 이미연 씨의 ‘익어가는 가을’, 양영숙씨 의 ‘제주 어멍’이 각각 선정됐다.

장려상(상금 30만원)에는 고재성씨 외 9명이 뽑혔다.

심사 기준으로 △선택주제의 적절성(30%) △창의성(30%) △촬영기술(20%) △활용성(20%)을 고려했으며, 철저한 심사를 거쳐 18편을 엄선했다.

좌재봉 소장은 “제주돌문화공원에 숨겨진 인문학적 가치와 자연친화적인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명소로 자리 잡기 위해 이번 공모전을 개최했다”면서 “앞으로도 제주돌문화공원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데칼코마니'
대상으로 선정된 '데칼코마니'

■수상자 명단
△대상(상금 100만): 한정윤 ‘데칼코마니’
△최우수(상금 70만): 이선희 ‘푸른 들판 흑돼지들’, 이태경 ‘신들의 회의’
△우수상(상금 50만) :이수정 ‘행복의 조건’, 정상섭 ‘장군들의 귀환’, 조현진 ‘여섯 공주와 돌하루방’, 이미연 ‘익어가는 가을’, 양영숙 ‘제주 어멍’
△장려상(상금 30만): 고재성 ‘흔적’, 양영민 ‘리허설’, 현수미 ‘문을 열어요’, 양순진 ‘제주의 꽃’, 김순이 ‘기다림’, 이성화 ‘시나브로’, 서준영 ‘합창’, 김영호 ‘休’, 김순복 ‘도둑’, 최용찬 ‘제주 아이돌’

윤석산 심사위원장은 "새로운 ‘디카 시학의 전범(典範)’으로 삼을만한 작품들"이라고 심사평을 했다.

심사평을 보면 이번 공모는 <제주돌문화공원>에 가 직접 찍지 않으면 응모할 수 없는 주제라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응모하고, 아주 뛰어난 작품들이라서 우리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디카시의 속성’을 잘 살려야 하며, ‘새로우면서도 긍정적인 가치관’을 담은 작품을 뽑자는 기준을 추가했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디카시의 속성’을 잘 살려야 한다는 기준은 지금 우리 디카시는 시상(詩想)을 떠올리던 순간만을 고집해 사진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자유로운 상상을 제한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추가한 기준이다.

또 ‘새로우면서 긍정적인 가치관’을 제시해야 한다는 기준은 현대로 접어들어 새롭지 않으면 거들떠보지 않는 감상자들의 경향 때문에 긍정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을 부정해온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기준이다. 시각 예술과 언어 예술을 결합시킬 경우 아무리 자주 다뤄온 제재도 새롭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을 살펴본 결과, 한정윤, 이선희, 이태경, 이수정을 비롯한 20여 명의 작품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우선 ‘천년을 서 있어도/배도 안 고픈가 보다’라는 2행시와 돌문화 공원의 풍광을 결합시킨 이선희의 ‘푸른 들판 흑돼지’는 제주가 이렇게 아름답고 깨끗하구나, 그래서 흑돼지 고기도 맛있는가 보다고 상상하게 만들었다.

또 숲 속의 아홉 돌하르방들이 석반 위에 놓인 작은 돌을 둘러싸고 회의하는 것 같은 사진과 ‘오늘은 누구의 소원을 들어줄꼬?’라는 시를 결합시킨 이태경의 ‘신들의 회의’는, 제주는 신화의 섬이고, 제주 신들은 인간 위에 군림하지 않고 돕기 위해 고민한다는 걸 무의식 속에 심어줘 누구나 와서 살고 싶게 만들 것 같았고, 두 쌍의 부부 석불과 ‘옆지기가 있어 금수저 옥수저가 부럽지 않다’를 결합시킨 이수경의 ‘행복의 조건’은 부부 철학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정윤씨의 ‘데칼코마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의 화법을 제목으로 내세워 무슨 이야기인가 궁금하게 만들고, 배경을 흐릿하게 찍어 대상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한 쪽이 큰 연잎과 조금 작고 아래가 갈라진 연잎 위의 이슬방울들을 찍어 대조시킨……. ‘사랑하면 둘이 닮아간데…… 이따금씩 터지는 웃음소리도’라는……, 같으면서도 다른, 그러면서도 같음을 지향하는 이 작품은 새로운 디카 시학을 마련하는데 누구나 참고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축하드린다, 모든 수상자들에게.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모든 응모자들에게. ‘새로운 디카시 시학’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 우리 디카시가 전 세계를 계속 이끌어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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