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영란 칼럼](14)그까짓 비법
[ 공영란 칼럼](14)그까짓 비법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4.17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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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시조,수필, 작사가
(사)종합문예유성 총무국장
가곡작사가협회 상임위원
공영란 작가가
공영란 작가

한적한 시간, 동네 부녀회 몇 분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메뉴판을 뒤적이시다가 “난 배가 너무 불러서, 소화에 좋은 체리 에이드 먹을래. 넌?” 묻는 이는 대답이 없고, 부녀회장님이 “사장님, 난 늘 시키던 거, 알죠? 그걸로 줘요.”

“아 네! 쑥 라떼, 말씀하시는 거죠? 늘 드시던 대로 핫으로 드릴까요?” 

“아니, 오늘은 너무 더우니까, 아이스로 줘요.” 

“네!” 

나머지 세 분은 메뉴판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대추차 아이스랑 핫으로, 한 잔씩 주시고요, 자기는?” 

“난, 생강차 한 잔 주세요.” 그렇게, 주문은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주문한 메뉴도 금방 완성되어 나갔다.

모두 자신이 주문한 음료가 너무 맛있다며, 칭찬 일색이라 감사를 표하고,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려는데, “음! 난 여기 체리 음료 다 맛있더라. 사장님 체리 청은 어떻게 담아요?” 하신다. “음! 난 여기 대추차가 젤 맛있더라. 내가 만들면, 왜 이 맛이 안 날까? 사장님 나 대추차 어떻게 만드는지 좀 가르쳐 줘봐요.” 하신다. 

이에 질세라 생강차 드시던 여사님까지 “어머! 자기들 여기 생강차 먹어봤어? 전혀 안 맵고, 너무 달지도 않고, 참 진하고 맛있다.” 하시더니, “사장님 생강차는 어떻게 만들어야 이렇게 안 맵게 잘 만들어요? 우리 남편이 생강차를 너무 좋아해서, 해마다 생강차 만들라고 노래를 하잖아. 제 작년에도, 작년에도 만들었다가 너무 매워서 먹을 수가 없었지 뭐야. 그래서 그냥 다, 요리할 때 양념으로 다 썼는데. 뭐야, 나한테 이거 만드는 거, 좀 가르쳐 줄 수 없나? 비법 좀 가르쳐 줘봐요.” 하신다. 

그랬더니, “나도 누가 제 작년에도 주더니, 작년에 또 대추를 30kg이나 주지 뭐야. 근데, 사장님 대추차 집에서 만들면 이렇지 않던데, 어떻게 만들면 이렇게 맛있어요? 우리 좀 가르쳐 줘봐요.”하시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신다. “네? 그건 좀. 만드는 거 유튜브나 인터넷 같은데, 여러 방법 많이 나와요. 보고 따라 해 보세요.” 하며, 나는 그들에게 답을 우회한다.

내가 사는 동네 있는 카페이고, 또 자주 오는 곳이니까. 라는 생각에 그냥, 정말 편하게 질문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개인 카페 운영자는, 이런 경우의 질문은 말하기 어려운, 너무 불편한 물음일뿐더러, 손님 관리의 차원에서도,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어떤 이는, 매일 와서 주문해 마시면서, 한 달이 넘도록 알려달라고 계속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들이 보기엔 그까짓 거, 뭐 그리 대단한 비밀이라고, 말해주면 될 걸 그러냐고 한다. 참 경우 없는 일이다. 그들이 여기는 그 하찮은 비법으로, 다른 카페와 차별되고, 단골이 많은 것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듯하니, 어찌 곤란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나와 생각이 같으신 부녀회장님이 나서주신다.

 “아휴, 자기들 정말 왜 그러냐? 사장님 힘드시게 왜들 그래. 그런 걸 물어보면 어떻게. 잘 되는 맛집 비법은 자식한테도 안 가르쳐 주다, 죽을 때 말해준다는 소리도 못 들었어? 그거나 이게 뭐가 달라.

 정말 그러지들 마라. 교양 없게 왜들 그러냐?” 하신다. 그 말에 모두가 “그래? 그런 거야. 사장님 그래요?” 하는 물음에 내가 “아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좀 난처한 경우에 속하긴 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니, 부녀회장님께서 “아휴! 사장님이 죄송할 건 없죠. 

사과는 자기들이 해야지. 얼른 사과들 해” 하시길래, “아니 괜찮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정담 나누세요.” 하고 앉아,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입장으로 생각하고, 말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상대를 존중할 때, 자신이 존중받을 수 있는 것임을 염두에 두고, 언행에 조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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