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의 “이상한 사람”
[단편소설]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의 “이상한 사람”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2.31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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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는 베트남 문인협회 회원(Member of Vietnam Writers’ Association)이며 1972년생으로 베트남 흥옌 성(Hung Yen Province) 출신이다.

 

하노이 대학의 외국어(영어)사범대학을 1993년 졸업하며 시, 소설, 편집자로 본격적인 작가로 활동하며 베트남문인협회 대외업무이사(2019년부터 현재까지)를 맡고 있다.

베트남 패션잡지 New Fashion Magazine의 편집 담당, Intellectual Magazine의 부편집장 Garment의 부편집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다.

문학상 수상은 1992년에 티엔퐁(Tien Phong)신문사와 응우옌 두(Nguyen Du School)학교가 공동주최한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07년에 문학신문이 주최한 문학상에서 2등 수상했다.

2009년에 ‘무술과 문학 잡지(Military Arts & Literature Magazine)’가 주최한 문학상에서 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해군사령부(Naval Command)’에서 주최한 문학상의 단편소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 베트남과 헝가리 문화와 문학 관계를 풍부하게 심화시킨 공적으로 다누비우스 예술상(The ART Danubius Prize)을 수상했다.

아래의 목록과 같이 22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 Road of Love (Volume of short stories, 2007)
- Orphaned waves (Volume of short stories, 2010)
- Golden cloud (Volume of short stories, 2011)
- Follow the Lily aroma (Volume of short stories, 2011)
- Green Camomile (Novel, 2012)
- The weird dream (Volume of short stories, 2012)
- Change the life (Volume of essays, 2014)
- Pub of mice (Volume of short stories, 2015)
- Roses can not stand in a shrimp paste jar (Volume of short stories, 2017)
- Smart Wife (Volume of short stories, 2019)
- The last song (Selection of poems and short stories, 2019 – English version)
- The Lieutenant General who had worked 9 years in the Dragon House (Life story, 2020)
- The Flying red arrow (Volume of short stories, 2020)
- The Unknown (Volume of bilingual poems: English and Italian by IQdB Edizioni- 2020)
- The God is within us in the infinite humanity (Volume of short stories, 2021)
- The Swear in Budapest (Novel, 2021)
- Where you belong to… (Novel, Youth publishing house, 2022)
- Being Human, being Demon (Novel, Ukiyoto Canada 2022)
- The Fear (translated work, Vietnam Writers’ Association’ publishing house, 2022)
- 5 Sights of Light (Co-published volume of poems, Ukiyoto Canada, 2022)

이상한 사람

키이우 비크 하우

1

나는 허탈한 마음으로 회의실을 나왔다. 연말 결산을 보면 회사 매출이 작년 대비 37% 감소했다. 우리 화장품은 여전히 ​​”김치의 나라”에서 생산되는 최고 품질의 제품 중 하나인데 왜 일부 고객이 등을 돌리고 있는가? 거의 모든 책임이 마케팅 부서로 돌아왔다. 모두가 우리를 비난하는 눈으로 쳐다보니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법정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1년 내내 하루 10시간 이상 머리를 쥐어짜며 일했지만, 결과는 모욕적이었다. 내가 왜 이렇게 미친 듯이 일을 해야 할까? 나는 교육학을 공부했는데!

그렇지만 누가 나를 그 강단에 서게 해줄 것인가?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 30여 개 학교에 지원했는데 결과는 심사위원들이 고개를 젓거나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요즘 시대는 누가 기다리시겠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대학전공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었고, 한국 화장품 회사에 취직하였다. 회사에서 2주간의 마케팅 기법 교육 과정을 마치고 비교적 좋은 자리에서 일하게 되었다.

나는 일하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밤낮으로 매출을 걱정하고, 판매 기법을 궁리하여야 했다.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에 여드름이 계속 올라왔다. 

피부관리 제품이 탁자 위에 잔뜩 있었지만 피곤해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였다. 친구와 가족을 위한 시간도 줄였다. 나는 이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나를 위한 일인지 회의감(懷疑感)이 들었다.

2

집에서 쉬려고 하루를 휴가로 썼다. 하찮은 일들과 온갖 생각들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그 순간에 누군가 전화를 해서 전화기가 진동했다. 화면을 보니 판(Phan) 선생의 번호가 보였다.

나는 전화기를 침대 모서리 쪽으로 던졌다. 이 사람이 싫었다. 왜 아직도 나한테 전화를 하는 거지?

몇 번의 벨이 울린 후 선생의 전화가 다시 왔다. 결국, 나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뀡(Quynh)! 지금 방랑(Bang Lang) 카페로 올 수 있어?”

 “네….”

 나는 주저했다.

 “30분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지금 좀 바빠서요.”

 나는 거짓말을 했다.

 조금 있다가 판 선생에게 만나지 못하겠다고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나는 일어서서 옷을 갈아입고 선생과 약속한 카페로 갔다. 판 선생은 소프트 스킬 훈련 센터의 회장이다. 나는 선생의 조교였다. 하지만 거의 1년을 일한 후, 나는 선생에게 해고당했다. 2년 동안 판 선생을 보지 못했고, 평생 그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센터에서 일할 때 우리 직원들은 모두가 판 회장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각자가 특정 상황에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유용한 것들, 삶의 교훈을 그에게서 배웠기 때문이다.

카페는 매우 크고 탁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곧바로 판 선생이 어디에 앉아 있는지 잘 알고 있어 직진만 했다. 선생은 항상 아름다운 구석에서 넓은 테이블, 푹신한 소파를 선택한다. 게다가 여기 가게 주인은 항상 선생에게 최대 50% 할인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그는 여전히 이상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이미 자두색 벨벳으로 덮인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음료수를 주문하는 손짓을 한 다음 스마트폰의 앱을 계속 만졌다.

나는 판 선생을 몰래 훔쳐보았다. 기이하게 동그란 얼굴, 총명하게 보이는 작고 맑은 눈, 깐깐하다고 할 수도 없고, 개구쟁이의 눈과 같다고도 할 수 없다. 다듬지 않은 콧수염을 보면 약간 플레이보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지 백발만이 선생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내 마음에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올라오면서 더는 그가 밉게 보이지 않았다.

 “좀 어때 장난꾸러기 뀡아? 요새 별일 없어?”

 마침내 판 선생이 전화를 내려놓고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선생의 평소 질문과 다름이 없었다.

 “일이 너무 지루해요, 선생님!”

 선생에게 고백하듯이 말하였다. 그 작은 동그란 눈으로 누구의 속마음이든지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고객의 믿음을 얻기 위해 많은 심리적 기법을 사용해봤다. 그렇지만 판 선생만큼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다. 이 심리학 전문가 앞에서 어떤 것을 감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루함은 습관일 뿐이다.”

 판 선생이 말했다.

 “관점을 조금 바꾸면 달라질 거야. 우리 베트남 사람들의 제일 큰 단점은 한 방향으로만 보는 데 익숙하다는 것이야.”

 “선생님이 저라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쓴 커피를 한 입을 마시고, 선생을 힐끗 보았다.

 “좋은 질문이네!”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일을 그만두고 내 회사로 와.”

 “어, 선생님이 저를 억울하게 해고했잖아요!”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너는 내 뜻을 잘못 알고 있네. 너는 지금까지 나를 떠나서 세상 밖을 돌아다녔는데도 아직 이해하지 못했네.”

 판 선생은 찻잔을 탁자 위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센터에서 내가 가르친 지식을 네가 직접 경험하고 습득하라고 너를 내보냈어. 네가 누군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네가 물고기인지 새인지, 수영장이 필요한지, 날 수 있는 하늘이 필요한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

나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내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커피잔을 들어 올렸지만 마실 수 없었고, 다시 내려놓았다.

 “커피를 다 마시면 나랑 센터로 가자!”

 판 선생이 간단하게 말했다.

 “저를 다시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에게 정리할 수 있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주시면 안 되나요?”

 “왜 일주일까지 필요해?”

 판 선생은 동그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준비하고 정리해야 할 일이 있어요. 화장품 회사에 퇴직서를 제출해야 하고, 옷과 개인용품들도 준비해야 하고….”

 “같은 사고방식으로 생활하면서 어떻게 운명을 바꿀 수 있겠어?”

 판 선생이 말하면서 조롱하듯 웃었다.

 “과정을 단축해서 시간을 절약해봐. 얼마나 많은 옷과 용품이 필요해? 이따가 함께 마트에 들러서 사면 되겠지. 새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필요하면 가게에 10분 정도 들르면 되지. 모든 비용을 내가 낼 거야.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입에 있는 커피에 체할 뻔하였다. 그러나 불과 10분 후, 나는 판 선생과 함께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내 삶의 일부를 포기했다.

 “뚜옌(Tuyen)씨는 아직 센터에서 일하고 계시는가요?”

 차 안에서 판 선생에게 물었다.

 “현재 센터의 냐짱 지점을 관리하고 있어.”

 판 선생이 대답했다.

 “그의 뺨을 아직도 기억하겠네!”

 “그때 뚜옌 씨가 저 뺨을 때렸는데 선생님은 왜 뚜옌 대신 저를 쫓아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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